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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퓨터 애니메이션으로 재현되는 반 고흐의 작품들

2021-03-26 (금) 이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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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F SVN West 빌딩, 9월3일까지 고흐의 대표작들 디지털 아트로 전시

컴퓨터 애니메이션으로 재현되는 반 고흐의 작품들
컴퓨터 애니메이션으로 재현되는 ‘반 고흐 디지털전(Immersive van Gogh)이 샌프란시스코에서 개막했다. 3월18일부터 9월3일까지 Van Ness Ave.와 Market St.에 위치한 SVN West 빌딩에서 계속되는 이번 반 고흐 전은 이태리 디지털 아트의 대가 Massimiliano Siccardi가 제작을 담당했으며, 40여개의 프로젝트가 펼치는 대형 이미지를 통해 ‘별이 빛나는 밤’, ‘감자 먹는 사람들’, ‘펠트 모자를 쓴 자화상’ 등 고흐의 대표작들을 감상할 수 있다.

지난해 중반부터 토론토에서 시작, 시카고를 거쳐 샌프란시스코에서 도착한 반 고흐 디지털 전은 지난해 말 첫 예매가 시작된 후 지금까지 12만장의 티켓이 팔리는 등 화제를 모으고 있으며, 빛과 음악, 활동사진들이 상상력을 자극하는 환상적인 전시회로서 언론의 극찬을 받고 있다. 시카고 트리뷴은 “전시공간 전체가 상상력과 감성의 공명으로 맥박친다”고 호평했고 토론토 썬지도 “고호의 그림과 디지털 아트로 재창조된 황홀한 예술적 자극이 반 고호의 명작들을 삶 속으로 이끌어 내고 있다”고 극찬했다.

고흐가 창조한 2천여 작품이 멀티 모션 그래픽 속에 담겨져 서라운드 사운드와 함께 펼쳐지는 ‘Immersive van Gogh’ 전은 비디오 쇼 38분 포함 전시회 체험에 1시간 정도가 소요되며, 마스크 및 열 체크 등 COVID-19 관련 각종 안전 조치들이 적용된다.


프로젝터 등을 이용한 디지털 아트 전시회는 전 세계적인 추세로서, 2019년 파리 아틀리에 데 뤼미에르(Atelier des Lumières) 등에서 대형 디지털 전시회가 열리면서 세계적인 붐 조성에 나섰고, 특히 ‘Immersive van Gogh’ 전시회의 경우 노란 색채의 화가 반 고흐의 작품과 인생, 세계관을 소개한 고흐의 강렬한 붓 터치 등이 디지털 작업을 거쳐 분리, 재구성되어 마치 그림을 그리는 과정을 보는 것과 같은 생동감 넘치는 영상미를 끌어내고 있다.


크로니클 등 베이지역 언론은 “랜드마크 SVN West 빌딩에서 펼쳐지는 반 고흐 디지털전이야말로 놓칠 수 없는 이벤트”라며 사전 예매율 12만장이 넘는 등 토론토와 시카고 전에서는 볼 수 없었던 SF의 고호전 열기를 소개했다. 크로니클은 또 팬데믹으로 묶여있는 발걸음을 유혹하고 있는 ‘고흐 디지털전’은 고흐 예술이 선사하는 정서적인 자극과 함께 4면으로 둘러싸인 2층 높이의 벽에서 펼쳐지는 대형 디지털 그림들이 겨울잠에 빠져있던 관람객들의 시선을 전율의 세계로 인도한다고 호평했다.

강렬한 색채와 필치로 표현주의의 흐름을 개척한 거장 빈센트 반 고흐는 1880년 27세의 나이에 화가의 길로 입문, ‘감자 먹는 사람들’ 등을 그리며 가난한 농민사회의 처참한 생활상을 화폭에 담기 시작했다. 1886년 미술학교에 입학하면서 파리생활을 시작한 고흐는 인상주의 화가들의 영향을 받아 작품이 점점 밝아지게 되며, 자신의 모습을 그린 자화상 40여 점 중 35점을 파리 시기에 그리게 된다. 이후 남프랑스 아를르로 옮겨 고갱 등과 함께 생활하게 된 고흐는 ‘해바라기 시리즈’ 등 주요걸작들을 탄생시키며 가장 행복한 시기를 보내게 된다. 그러나 고갱과의 불화를 겪은 뒤 귀를 자르면서 요양원 등을 전전하게 된 고흐는 셍레미 시기를 거친 뒤 그의 마지막 2달간을 오베르 쉬르 우아즈 요양원에서 보내며 67일간 70여 점의 작품을 그리는 투혼을 발휘한다. “살아있는 것 자체가 불행이다”라고 말한 고흐는 37세의 나이로 자살할 때까지 유화 850여점, 데생 1,100여점을 남겼다.

<이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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