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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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겨운 동요

2021-03-09 (화) 홍병찬 / 엘리콧시티, M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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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즈음 현실에서 너나 할 것 없이 외출보다는 집에서 하루하루를 보내는 사람들이 무척 많다. 이런 영향이 코로나19가 가져다 준 기막힌 재앙이 아닐 수 없다. 나 역시도 그것 때문이 집콕 신세가 되버렸다.
그래서 집에서 나와 가장 가까히 접할 수 있는게 한국TV를 보거나 신문 또는 책 읽는 것으로 하루를 소일하고 있다. 그런데 주로 보는 프로는 뉴스, 드라마, 예능/오락이다. 최근에 한국에서는 대중가요인 트롯이 대세를 이루고 있어서 재미있고 즐겁게 시청하고 있다. 때로는 그 트롯노래를 곧 잘 따라 흥겹고 재미있게 따라 불른다.

특히 젊은 신인 가수들이 장르에 맞추어서 노래를 너무나 잘 부르기에 자주 감탄할 때도 있다. 그런데 좀 아쉬운 점이 있다면 아주 어린아이들이 그 나이에 걸맞지 않게 동요 대신 트롯가요를 부른다는게 나로서는 뭔가 아쉽고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물론 다들 매우 잘 부르지만, 그러나 자라나는 꿈나무에게는 맑고 깨끗한 정신이 깃든 동요가 제격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든다. 자라나는 어린이에게는 정서적으로 동요가 안성맞춤이 아닐 수 없다.

지금도 그 때를 회상하면 마음이 뭉클하면서 편안한 느낌마저 든다. 그 때 난 아들과 딸 두 자식을 키우면서 애들이 나이 3살과 4살 어릴 때부터 틈나는대로 내가 기억하는 동요를 불러 주었다. 주로 산토끼, 나비야, 옹달샘, 뽀뽀뽀, 곰 세마리, 섬집아기, 기차길 옆, 우산, 과수원 길, 흰 구름 푸른 구름 등 초등학교 저학년 될 때까지 불러 준 기억이 새삼 떠오른다. 특히 섬집아기를 불러 줄 당시 애들은 고이 잠들기도 시작했었다. 이제는 세월이 유수같이 흘러 아들과 딸이 시집 장가를 가서 슬하에 자식들 둔 손자 손녀를 우리가 갖게 되었다. 대물림이라고 할까.


내가 내 자식에게 동요를 불러 준 것 같이 손자, 손녀에게 거의 같은 시기에 맑고 참신한, 깨끗한 정기가 흐르는 동요를 또 불러 주었다. 이 얼마나 아름답고 보람있는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래서인지 내 자식들은 이제는 세상에서 필요로 하는 일꾼이 되었고, 자라나는 손자 손녀도 이런 동요를 들으면서 커 가고 있기에 바르고 반듯하게 자라날 것으로 예견 되어진다. 나는 손자 2명과 손녀 1명을 두고 있다. 아직은 7살부터 12살 나이에 있다.

사람이 사노라면, 세상만사가 자기 뜻대로 되는 게 거의 없다. 한마디로 말하면 희로애락이 끊일 사이 없이 벌어지고 있다. 최근에 들어서 그 누구도 예견치 못한 역병 즉, 코로나19가 지구촌에 역습해서 그 코로나에 병들어 죽어가고 있는 실정이다. 그나마 코로나를 이겨낼 수 있는 백신이 개발되어 다행이 아닐 수 없다. 하루 빨리 모두 회복이 되어 코로나 이전으로 되돌아 가는게 우리의 바람이며 소원이다.

지금 우리들은 이 과도기에 잠시나마 시름을 접고 숨을 제대로 쉴 수 있는게 필요할 때다. 이럴 때 정겨운 동요를 들으면서 또는 따라 부르면서 시름을 달래 보는게 정신 건강에 좋지 안을까 생각이 든다. 동요는 우리의 마음을 천진난만한 맑고 밝은 순수한 어린 마음으로 이끌어 주기에 충분 하기 때문이다. 모두가 한번쯤 불러 보는 것도 행복하고 편안한 그리고 푸른 마음이 새록새록 나올 것만 같다.
오늘밤도 동요를 입가에 웅얼 거리면서 고이 잠자는 아내의 얼굴을 쳐다보고 있으니 동요에서 흘려나오는 맑고 해맑은 그 빛이 그녀의 얼굴에서도 흐르고 있는 것을 볼 수가 있었다.

<홍병찬 / 엘리콧시티, M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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