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미자 차
2021-03-08 (월)
이한나 / 시인
움츠린 하늘가득 겨울나무 걸터앉아
수묵화 큰 그림 어제이더니
오늘은 햇살 퍼진 넓은 바다
은빛 물비늘 눈부시네
변덕스런 날씨처럼
삶의 짠맛, 맵고 쓴 소식
오미자 맛으로 흘러든다
늦은 시간 울린 후배의 전출 소식,
고요한 연못에 아린 파문 일으킨다
*AI로 살 처분되는 수천수만
닭과 오리들, 눈망울 또록또록하다
코로나 바이러스, 변형된 바이러스,
끝없이 이어지는 공포와 단절,
지구촌의 어두움
달달한 맛,
신혼의 단꿈 무르익는
새색시의 베갯머리
혀끝을 촉촉이 적신다.
또르르 구르는 구슬,
뛰노는 아이들 웃음소리
눈밭에 굴러가네
시든 배추 다발 떨이로 넘긴
노파의 주름진 얼굴 위로
고달픈 미소 한줌 번지는
시골 5일장 옛 풍경,
시큰한 맛 눈가에 젖어온다
연붉은 오미자 차 한잔에
희로애락 세상살이 녹아들어
진하게 출렁인다
*AI;조류독감
<이한나 /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