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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가지 이름을 가진 미국의 약

2021-03-03 (수) 신석윤 / 약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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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약대에 들어가서 한해가 지나고 나서 2학년이 되고 얼마 되지 않아 미국 약 이름에 대해서 시험을 본적이 있다. 미국 내에서 조제가 잘되고 있는 상위 100개의 약의 이름을 가지고 시험을 통과해야지만 계속해서 공부를 지속할 수 있다. 이것은 약사 뿐만 아니라 의약분야에서 종사하시는 분들이라면 당연히 공부를 해야 되는 부분이고, 실제로는 대략 200개의 약 이름을 외워야만 약국에서 근무를 할 때 어려움이 없다.
미국의 약은 제네릭 이름과 상표명 2개가 존재한다. 왜 이렇게 만들었는지, 누가 이렇게 시작을 했는지 그에 대한 기원은 알수 없지만 여하튼 약국에서 근무하면서 환자 분들과 약사 간의 의사 소통이 가장 어려운 것이 바로 이 2가지 이름 때문이다.

며칠전 어떤 환자분께서 당약을 복용하시는데 이름을 약병에 한글로 써달라고 부탁을 하셔서 일반적으로 통용되고 있는 상표명을 써드렸는데 그분께서 집에 가셔서 약국으로 전화를 걸어 오셨다. 왜 다른 약을 주었냐고 하시면서 호통을 전화기가 떠나가라 호통을 치시면서 다른 약을 주어서 큰일 날뻔했다고 제대로 된 약을 달라고 하신 적이 있다.
일반적으로 약병의 이름은 조금 긴 이름을 가진 제네릭 이름이 쓰여져 있다. 예를 들면 pioglitazone이라는 제네릭 이름은 상표명으로 Actos라고 부른다. 다른 이름 2개가 있지만 사실 하나의 약이다.

그분께서 약병에는 pioglitazone이 쓰여져 있고 내가 써드린 이름은 짧은 Actos 였다. 사실 의약분야에 종사를 하신 분이 아니면 오해를 하기 쉬운 것은 사실이다.
그래서 그 환자분에게 전화로 설명을 해드렸지만 좀처럼 한번 의심을 가신 분이 쉽게 풀리지 않으셔서 약국으로 오셔서 오리지날 약병을 보여드리고 그 안에 있는 약을 보시고 나서야 믿음을 드릴 수가 있었다.
사실 미국에 이민을 오시고 조금 오래 살다보면 다 알고 계실 것 같다고 생각이 들지만 막상 많은 분들께서 모르고 계신 부분이 바로 이 2가지 약 이름이다. 막상 본인이 약을 복용하시고 계실때는 더욱 약이름에 대해서 민감하셔서 약국의 오해를 생기게 하는 부분이다.


또 한가지 정반대 경우이다. 흔한 예로 2가지 상표명을 가지고 있지만 사실 똑 같은 성분의 약이 있는 것이 있다. 바로 애드빌(Advil)과 모트린(Motrin)은 상표명이 다르다고 생각을 해서 다른 약이라고 생각이 들지만 사실 제네릭 이름이 같은 Ibuprofen, 같은 약이다.
이것 역시 많은 환자분들이 오셔서 오해를 하시는 부분이다. 애드빌을 달라고 했는데 모트린을 드리면 왜 다른 것을 주었다고 하시면서 오해를 하신다.
둘은 상표 이름은 다르지만 똑 같은 성분을 가진 같은 약이다. 이럴 경우 약사가 환자분을 이해시키는 것은 정말 힘든 일이다. 심지어 미국인들까지도 같은 약이냐고 다시 물어 오는 경우가 많이 있다.

이렇게 약 이름까지 복잡하게 만든 이유를 확실히는 모르겠지만 한가지 정확한 사실은 약국에서 조제를 받아서 온 약에 대해서 궁금한 점이 있으면 반드시 약국과 연락을 해서 그 궁금증을 풀어야 된다는 것이다.
약은 옛말에도 있듯이 잘 복용을 하면 몸에 좋은 약이 되지만 잘못쓰면 몸을 해롭게 하는 약이 될 수 있기 때문에 항상 약국에 전화 거는 것을 미안해 해서는 안되고 궁금한 점이 있으면 반드시 설명을 듣고 복용을 해야 된다.
문의 (703) 495-3139

<신석윤 / 약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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