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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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만사-유식한 죄수들

2021-03-02 (화) 최효섭/목사•아동문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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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은퇴 후 문서선교 활동을 해 왔다. 100쪽 짜리 전도 책자를 발행하여 무료로 한국과 미국에서 1000권씩 배포하는 작업이다.

한국에서 영어에 관심있는 사람들이 많고 미국에서는 미국인들에게도 배포할 수 있어 한글과 영어 대역으로 발행하였는데 한국에서 뜻밖의 반응을 받았다. 각 교도소에 배포하였더니 거기에 갇혀있는 복역수들이 영문 발행을 몹시 환영한다는 소식이었다.

옛날 죄수들은 교육 수준이 낮았으나 요즘 교도소에 있는 사람들은 교육 수준이 높은 사람들임을 알고 놀랐다. 범죄도 머리가 좋아야 하는가 보다.


교육이 지식 전달만으로는 부족하다는 것을 알고 다시금 놀랐다. 머리와 몸이 균형있게 성장하는 교육을 받아야 온전한 교육이 된다. 그런 점에서 한국 학교들이 균형 있는 인간 교육을 강조하는 것은 매우 바람직하다.

미국인들은 자기는 교회에 가지 않으면서 아이들의 주일학교 교육을 찬성하는 것도 이해가 안다. 학교 교육만으로는 인격 형성이 충분하지 않고 교회 교육을 통한 인간교육이 필요함을 알기 때문이다.

전쟁은 장성들이 하지 않고 병사들이 한다. 교육은 학자들이 하지 않고 일선 교사들이 한다. 교사들에겐 금메달도 없고 상장도 없고 칭찬도 없다. 그렇지만 사회의 기둥을 세우고 있는 사람들은 교사들이다.

그들은 잠자는 자를 깨우며 눈먼 자에게 앞을 보게 하고 혼자 걷지 못하는 자에게 혼자 걸어서 세상을 살아가게 하고 있다. 사람은 스스로 살아갈 수 있도록 학교에서 교사의 지도를 받고 집에서 부모의 교육을 받아 한 독립된 인간이 된다. 교육은 살아가는 기술을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바른 인간관계를 배우는 것이다.

교실이란 그 속에 미래가 있는 공간이다. 교실의 연장이 사회이며 사회의 연장이 인간의 생애이다. 사람은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배우는 생애를 가진다. 친구도 교사이며 학교 교사도 나를 가르쳐주는 교사들이다.

그러므로 배우기를 거부하는 사람은 이미 죽은 사람이다. 배우는 기쁨이 최고의 기쁨이며 배우는 시간이 최고로 행복한 시간이다.
복음서에 나타난 예수의 교육방법은 세 가지였다. 첫째 그는 사랑의 본을 보여줌으로써 제자들을 가르쳤다.

그가 나타낸 소위 기적이란 모두 인간을 사랑하는 본을 보여주기 위해서였다. 병자를 고쳐준 것도, 많은 배고픈 사람들에게 떡을 만들어 먹인 것도, 죽은 자를 일으킨 것도 모두가 사랑의 본을 보여주기 위해서였다.


예수는 고통스런 생활을 통하여 제자들을 교육시켰다. 많은 돈을 소유하지 않고 열 두명을 데리고 평생 여행한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었는데 그는 3년을 무전여행을 하며 스스로 깨달아 믿음으로 산다는 진리를 경험시켰다. 셋

째로 그의 교육방법은 많은 이야기를 통하여 교육한 것이다. 이야기를 해주고 그 이야기 속에 흐르고 있는 진리를 깨닫게 한 것은 정말 훌륭한 교육방법이었다.
교육이란 기술을 습득 시키는 것이 아니라 인격을 키우는 것이다. 따라서 점수란 큰 의미가 없다.

100점 받은 아이가 80점 받은 아이보다 인격형성이 더 잘 되었다고 판정할 수는 없다. 인격 성장을 점수화 할 수는 없는 것이다. 그러므로 부모가 아이의 성적표만을 보고 기뻐하거나 화날 일이 아니다. 아이가 성장하는 모습을 보고 기뻐하거나 염려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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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효섭/목사•아동문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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