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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며, 느끼며 - 극우와 음모론

2021-02-26 (금) 민병임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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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우드 보이스, 백인우월주의자 등 극우단체들과 함께 1월6일 미 연방의회 난입을 주도한 세력은 음모론 집단인 큐어넌이다. 프라우드 보이스는 이 일로 체포, 기소되면서 분열 조짐을 보이지만 다시 새로운 극우조직이 생길 것이다.

의사당 난입을 공격모의하고 훈련도 한 극우음모론신봉집단도 쉽게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단체가 해체되거나 바뀌어도 일단 한사람에게 깃든 극우성향은 쉽게 없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요즘의 미국을 알려면 극우나 음모론이 무엇인지 알아야 한다. 정치권을 들썩이는 극우가 무엇이길래 이렇게 온 나라를 몇 달째 흔들고 있는 것일까? 또 음모론은 불평과 분노의 작은 목소리에 불과했으나 인터넷을 통해 추종자들을 끌어 모아 일종의 정치 세력이 되었다.


그렇다면 우익이란 용어는, 그 반대되는 좌익이란 용어는 어디서 왔을까.
프랑스 혁명 초기인 1792~95년 국민공회 때 좌측에 자리잡은 쟈코뱅을 좌익, 우측에 앉은 지롱드를 우익이라 했다.

당시 정당이 존재하지 않아 마땅히 부를 명칭이 없었던 것. 쟈코뱅은 근로민중, 소시민 보호, 재산권 통제, 왕권 체제 폐지 등등 급진적이었고 지롱드는 지주 및 상공인 보호, 자유시장 경제체제, 입헌 왕정제 존속을 표방했다.

좌석 배치에 따라 우익, 좌익이라는 명칭이 등장한 것인데 극우(極右)는 극단적으로 우익적인 개인, 단체, 당파 세력을 가리키며 보통 국가주의, 국수주의, 순혈주의, 인종주의, 전체주의, 극단 민족주의 혼합 형태로 나타난다.

미국에서 극우는 2차 대전 종전 후 해군 중령 출신 조지 링컨 록웰이 미국의 다문화 정책과 자유주의에 반대하며 1959년 미국 나치당을 창당했다. 동시에 남북 전쟁 당시 남군의 기병대 장교가 설립한 KKK 극우단체가 존재하며 주로 중부 지방과 남부 지방에서 활동, 백인인종주의, 개신교 근본주의, 반천주교주의를 주장한다. 현재 미국 정계에는 여러 성향을 지닌 이들이 활동 중이다.

미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가 1994년부터 2020년 5월까지 테러 유형 893건을 조사한 바에 의하면 백인 우월주의자 등 극우 테러리스트가 57%에 달했다. 2020대통령 선거결과에 따라 최근 극우파의 테러가 크게 늘었다는 것을 피부로 느낄 것이다.

이와관련, 일본 우익민족주의 작가 미시마 유끼오(1925년 1월4일~1970년 11월25일)의 장편소설 <금각사 (金閣寺) >를 다시 한 번 읽어보았다.

“인간처럼 필멸한 것은 근절시킬 수가 없는 것이다, 불멸한 것은 소멸시킬 수가 있는 것이다....메이지 삼십년대에 국보로 지정된 킹카쿠를 내가 불태워 버린다면 그것은 파괴이며 돌이킬 수 없는 파멸이며 인간이 만들어 낸 아름다움의 총량의 무게를 확실하게 줄여버리는 일이 되는 것이다.”


1950년 7월2일 수도승 미조구치가 저지른 교토의 로쿠온지에 있는 금각사 방화 실화사건을 소재로 했다. 미조구치는 자신의 못남과 가난을 저주하며 아름다운 금각사를 결코 소유할 수 없으니 소유하는 유일한 방법이 파멸이라 생각하고 절을 불태운다. 방화범의 심리묘사가 탁월하다.

작가 미시마 유끼오는 1970년 헌법 개정, 자위대의 군사 쿠데타 촉구 연설후 할복자살했다. 그의 소설 <우국(憂國)> 에서 묘사한 할복의 과정처럼. 나름 지순지고한 순명의식을 지닌 자들, 지나고 보면 그것이 허무할 지라도 현재는 절대적인 존재감, 즉 그들이 살아있는 이유가 될 수 있다.

우익이 폭력을 동반하면 극우, 극우는 급진우파, 극우 등등 여러 형태다. 이 중 인종차별주의자가 인종, 피부색, 종교, 성적 지향에 대한 편견으로 폭언, 폭력을 구사할 때 사회적 분열이 깊어진다. ‘차이나 바이러스’ 발언 이래 전국에서 아시안혐오범죄가 늘어나고 있다. 참으로 살아내기가 어려운 시기이다.

<민병임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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