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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신을 정화하는 후각 치유

2021-02-23 (화) 미술치료 전문가 센터빌, V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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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은윤선의 미술치료 컬럼

향내는 부정(不淨)을 제거하고 정신을 맑게 함으로써 신명(神明)과 통한다 하여 중국이나 한국에서는 모든 제사의식에 맨 먼저 향불을 피웠는데 이것을 분향(焚香)이라고 하며 지금도 행한다.
옛사람들은 심신수양의 방법으로 거처하는 방 안에 향불을 피우기도 하여 ‘분향묵좌(焚香默坐)’라는 말이 생겨났다. 향을 주머니에 넣어서 몸에 차고 다녔으며 부모의 처소에 아침문안을 드리러 갈 때는 반드시 향주머니를 차는 것이 법도로 되어 있었다. 이 밖에 향목을 장식품으로 만들어 사용하기도 하였다.

불교에서도 모든 의식에 반드시 향불을 피워 절의 불상 앞에는 탁자를 놓고 탁자 위에는 반드시 향로를 놓는다. 향은 예로부터 심신을 수양하는 데 쓰여 왔던 만큼 현대에도 명상이나 요가를 할 때 은은한 향을 피워 편안하고 안정된 환경을 만드는 데 쓰이고 있다.
스트레스가 많은 현대인과 고령화 때문에 증폭된 노인층을 대상으로 삶을 되돌아보는 계기를 주는 작업으로 적절하며 심신의 안정과 함께 스트레스 해소에 도움을 줄 수 있다. 현대인들은 셀 수 없는 너무나 많은 향과 냄새에 지쳐 있는데 뿌옇게 덮여 있는 매연을 맡으면 숨이 답답하고 코가 시큰하며 머리가 아파지기까지 한다.

현재 제사에 사용하는 향도 대부분은 화학향으로 여기서 말하는 향, 즉 자연 향과는 큰 차이가 있다. 실제 화학 향 냄새를 오래 맡으면 숨이 답답하고 머리가 아파지기도 하는데 그 까닭은 다름 아닌 향 속에 든 화학물질 때문이다.
그러나 전통 향은 그 향기를 오래 마실수록 마음을 가라앉히고 정신을 맑게 하는데 실제 전통 향 제조자들은 자신이 만든 제품을 판매하기 전에 작은 방에 들어가 그 향기를 오랜 시간 들이켜 보고서 역하거나 머리가 아프지 않아야 완성된 제품으로 여긴다고 한다.
뭔가를 태운 연기를 마시는 것인데 그것을 긴 시간 동안 흡입해도 숨이 막히지 않고 오히려 머리가 맑아진다는 것이 매우 흥미로운데 이에 대해 전통 향을 제조하는 이들은 자연을 담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실제로 천연 향은 역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몸에 이로운 약리적 작용을 하고 있다.

몸과 마음을 향으로 정화하는 향미술치료
▲준비물: 향, 한지, 불
▲눈을 감고 없애고 싶거나 버리고 싶은 것들에 관해 떠올려본다. 먼저 한지를 마음대로 손이 가는 대로 찢어본다. 그러고 난 뒤 향을 피워 불붙은 향을 이용해 처음에 떠올린 것들을 한지에 구멍도 내보고 그슬려보면서 작업해 본다. 크고 작은 구멍이나 그을린 모양 등을 자유로이 표현해 보며 작업에 관해 이야기를 나눠본다.
향을 이용한 매체 작업은 불을 이용하는 작업이기 때문에 특히 내담자의 주의가 요구된다. 불을 이용해 향을 태우는 작업이기 때문에 다른 곳에 불이 옮겨 붙지 않도록 조심해야 하며, 향이 타면서 재가 떨어지므로 신문지나 종이 등을 깔아서 향의 재를 받쳐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좋다. 또한, 향 작업 후에는 환기를 시키는 것이 좋으므로 밀폐된 공간에서의 작업은 피하도록 한다.
문의 yun8472@gmail.com

<미술치료 전문가 센터빌, V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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