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 파는 아저씨
2021-02-15 (월)
전양수 / 공인회계사, MD
눈이 내리고 있다
지금은 회색 빛 분주한 조지아 애비뉴도
머지않아 짙은 어둠의 고요에 잠길 것이다
아까 본 키 작은 그 남자는
아직 거기 서있다
그의 품에는 새빨간 장미꽃다발들이 안겨 있다
그는 그 꽃들을 팔고 있는 것이다
무슨 뜻인지 알 수 없는 그의 외침은 아마도
꽃을 사라는 뜻일 게다
그의 꽃을 한 다발 사서 가져다 주면 좋아할 이가 있으면 좋겠다
눈이 살포시 내려 앉은 그의 꽃은 어쩐지 더 꽃답다
내가 이런 감상에 젖어 있는 찰나와도 같은 순간도
그에게는 눈의 무게까지 더해진 꽃다발의 무게
감당할 수 없을 만치 기나긴 시간일지도 모른다
여간해서 줄지 않는 그의 품 안의 꽃다발들
그는 그의 꽃들이 모두 그의 품을 떠날 때까지 거기 서 있을 것인가?
<전양수 / 공인회계사, M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