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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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과 생각- 나의 유산

2021-02-15 (월) 이태상/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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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사람이 남기는 것이 그 사람이다. (What a man leaves behind is what a man is.)”
1993년 노벨문학상 수상 미국 작가 토니 모리슨(Toni Morrison 1931-2019)이 남긴 말이다. 한 사람이 남기는 유산으로는 물질적인 유형유산도 정신적인 무형유산도 있을 것이다.

전자(前者)는 유산상속인에게 물질적인 도움이 되겠지만 동시에 정신적으로 피폐케 해 전보다 더 결손을 초래하는 경우를 우리는 많이 보게 되는 것 같다.
그 흔한 예가 흔히 재산가, 권력가, 명망가 집 자손들이 정신적으로 불우아동이 되는 것이리라. 그렇다면 정신적인 무형자산이란 어떤 것일까.

‘안 되면 되게 하라. 안 되는 것은 없다. 내 사전에 불가능은 없다.’
현대그룹 창업자 정주영도 자주 인용했다는 이 명언의 주인공은 누구인지 확실하게 알려진 바 없지만, 고대 로마 제국 시대의 정치인, 사상가, 철학자로 로마 제국의 황제인 네로의 스승이었던 세네카(Seneca the Younger)가 남겼다는 아래와 같은 말들이 좋은 정신적인 무형자산의 표본이 되리라.


진정한 행복이란 희망이나 공포로 미래를 걱정하지 않고, 현재 갖고 있는 것으로 만족하며 현재를 만끽하는 것이다. 이런 사람은 더 이상 바랄 것이 없기 때문이다.
이야기가 그렇듯이 삶이 또한 그러하다. 그 이야기가 얼마나 긴가가 아니고 얼마나 좋은가가 중요한 거다. 사람들은 밤이 올 것을 염려하느라 낮을 허송하고 동트는 새벽이 올 것을 두려워하느라 밤잠을 설친다.

매일 밤 잠자리에 들기 전 우리 각자는 자신에게 자문해야 한다. 오늘 나는 어떤 난관을 극복했는가? 어떤 덕(德)을 쌓았는가? 노동이 우리 몸을 건강하게 해주듯이 어려운 난관은 우리 정신을 강건하게 해준다.

우리는 언제나 불평한다. 우리가 살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면서도 마치 우리가 살 날이 한없이 계속되고 끝나지 않을 것처럼. 세상 일이 힘들어서 우리가 감행(敢行)하지 못하는 게 아니고, 우리가 감행하지 않는 까닭에 세상일이 어려운 거다.

당신을 더 좋게 향상시켜 줄 사람들과 어울리도록 하라. 사람은 세상일로 영향 받는 게 아니고 어떻게 세상을 바라보는 가로 (좋든 나쁘든) 영향을 미친다. 우리는 현실 때문이 아니고 상상력의 궁핍함으로 고생(苦生)하게 된다.

당신은 죽지 않고 (영원토록) 살고 싶지만 어떻게 살지를 아는가? 당신은 죽을 것을 두려워하지만 말해 보시라. 당신이 현재 살고 있는 그런 삶이 실제로 죽은 것과 얼마나 다른 것인가? 모든 사유(思惟)와 이성(理性)이 치유하지 못하는 걸 낫게 하는 것이 세월이란 약이다.

세상에서 가장 볼만한 위대한 일은 위대한 한 인간이 역경을 극복하는 걸 보는 일이다.
재산 부(富)는 현자(賢者)의 종이고 우자(愚者)의 주인이다. (그 무언가를) 없이 지내보기 전엔 많은 것들이 얼마나 불필요한 것들인지 우리는 깨닫지 못한다. 우리는 그런 것들을 필요해서가 아니고 갖고 있어 사용해왔을 뿐이다.

때로는 산다는 것 자체가 용감무쌍한 일이다. (스스로 자신에게) 영예롭게 훌륭하지 않은 삶이란 결코 완성된 인생이 아니다. 어떤 시점에 이 세상을 떠나게 되든 올바르게 떠나는 삶은 온전(穩全)한 것이다.

<이태상/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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