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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주인과 세입자

2021-02-04 (목) 이홍래 / 유리 에어덕트 클린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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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집관리 칼럼

에어 덕트 청소를 의뢰 받고 덕트 청소를 하러 갔는데 청소를 의뢰하신 분은 그 집 주인이었고 렌트를 놓고 있는 집이였다. 그런데 에어 필터를 박스로 갖고 오셔서 청소 끝나기를 기다려서 새 필터로 교체해 주신다. 보기 드문 일이라 여쭤 보았더니 렌트 살고 있던 분이 필터 교체하는 걸 몰라서 필터 교체를 안 하는 바람에 기계가 고장이 나서 7천불 들여서 에어컨을 새로 바꿔야 했던 경험을 한 후로는 직접 필터 교체를 해 주러 손수 다니신다고 하소연 하신다.

렌트 놓은 집에 덕트 청소를 하러 많이 다녀 보지만 이런 경우는 드문 일이다. 물론 집 주인이 먼저 알아서 해 주는 경우도 많지만 그보다 더 많은 경우가 덕트 청소를 해 달라는 세입자와 못 해주겠다는 주인의 갈등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덕트에 대해 관심 없는 집 주인 입장에서는 덕트 청소를 해 달라고 요구하는 세입자가 유난스러워 보일 수 있지만 사실은 덕트 청소를 할 경우 결코 세입자만을 위한 청소가 아니고 집 관리 차원에서 집 주인을 위한 청소이기도 하다는 사실을 꼭 얘기해주고 싶다.
주로 오랫동안 세를 주었던 집들의 경우 드라이어 벤트가 막혀 있는 경우가 많다. 세입자 입장에서는 빨래가 잘 마르지 않으니 드라이어의 문제로 집 주인에게 얘기를 하게 되고 집 주인은 죄 없는 드라이어를 바꿔주게 되는 게 보통이다.

빨래가 잘 마르지 않을 때까지 드라이어를 작동시키는 일은 화재 위험이 있기 때문에 그렇게 되기 전에 정기적으로 드라이어 벤트 청소를 해 줬어야 하는 일인데 집 주인도 드라이어 벤트에 관해 모르고 있었기 때문에 드라이어 가 고장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정기적으로 에어덕트 청소와 함께 드라이어 벤트를 청소해 줬었다면 멀쩡한 드라이어를 새것으로 교체 하는 일이나 화재의 위험 또한 없었을 것이다.
임대 주택 관리를 해주는 미국 회사하고 같이 일을 하고 있어 미국 사람들의 경우를 자주 보게 되는데 무조건 2년 마다 드라이어 벤트 청소를 해준다. 세입자를 위해 해주는 것 같지만 결국은 내 집을 위한 일이고 더 큰 일을 사전에 막는 일이기 때문이다.


어떤 집은 먼지가 많지도 않은데도 화재 위험 때문에 2년이 되면 먼지가 많고 적고를 떠나서 정기적으로 청소를 의뢰 한다. 그리고 무조건 다 해주는 건 아니지만 세입자가 덕트가 더럽다고 몇 군데 사진을 찍어 보내면 사진을 보고 타당할 경우 주인 쪽에서 덕트 청소를 순순히 해주는 경우가 대부분 이다. 하지만 중간에 책임을 지고 일을 해야 하는 매니저먼트 회사에서 담당하는 사람은 덕트 청소를 대충 해서는 안 된다는 걸 알기 때문에 청소하는 기계부터 어떤 방법으로 하는지를 꼼꼼히 따진 후에 주인과 협의하고 결정한다.

주인이 먼저 집 관리를 위해 덕트 청소를 해주는 경우도 있지만 많은 집 주인들이 에어 덕트 청소를 해준다고 해도 어떻게 하는건 지 잘 몰라서 쿠폰에 나오는 99불짜리 밖에는 못해 주겠다는 경우도 있다. 그래도 세입자 입장에서 제대로 하고 싶은 경우 집주인이 99불을 대고 나머지는 세입자가 부담하는 경우도 있고 집 주인과 합의가 되질 않아 세입자가 전액 부담 하는 경우도 있다.

어쨌든 세입자라도 덕트에 대해 알고 나면 내 돈을 들여서라도 청소를 꼭 해야겠다고 하고 청소를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법적으로 엄밀하게 따지자면 답이 정해져 있겠지만 법으로 따지기 이전에 정기적으로 한 번씩 해 줌으로써 얻어지는 효과를 생각해 볼 때 관리를 안 해서 일이 터진 다음, 더 많은 돈이 들어가는 것보다 미리 정기적으로 관리가 된다면 주인 입장에서도 그 방법이 훨씬 싼 가격이다.
문의 (240) 372-0995

<이홍래 / 유리 에어덕트 클린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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