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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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무한 세월

2021-02-01 (월) 유경찬 / 포토맥 문학회 후원이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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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이 그립도록 세월 보내놓고 보니
처음 왔을 때는 같은 동족을 만나면 누구나
상면조차 없던 동포들도 반갑게 인사했는데
지금은 안하무인 인사 없는 세상으로
잘 살든 못 살든 그때가 그리운 시절이었지

현실에는 코로나19로 입까지 막은 실정이니
어쩌다 이런 세상을 만났을까 싶어서
한참 조아려보는 어쩔 수 없는 세태에
조문을 가려 해도 못가는 답답한 날이니
기다려 봐야지 볕들 날 곧 오겠지 하지만

땀 냄새 풍기던 그 옛날이 그리워 오는 것을 어떡해
노쇠해 가지고 외롭기만한 밤은 길어지고
목청 높여야 겨우 들리는 몸은 옛날이 그립고
큰소리 잘 들어야 가는 날까진 무사히 가겠지만
가는 세월은 오늘도 붙들 수 없이 지난해와 같으니.

<유경찬 / 포토맥 문학회 후원이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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