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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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의 마이크와 바이든의 마스크

2021-01-27 (수) 김범수 / 목사 워싱턴 동산교회/ M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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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1월 20일 미국은 아쉬움과 새로운 희망이 교차하는 날이 되었다. 지난 2020년은 COVID19로 인해서 세계가 모두 같은 어려움을 겪어야만 했다. 특별히 세계 최고의 영광과 자랑의 상징인 미국은 다른 나라보다 더 많은 아픔과 슬픔을 당해야 했고, 바이러스 방역에 본을 보이지 못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코로나 바이러스가 유행할 때 바이러스를 신중하게 처리하기 보다는 중국에서 시작된 우한 바이러스라고 등한시하고 모든 원인을 중국으로 돌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퇴임할 때까지 바이러스의 치명적인 위험을 보기보다는 자신의 정치적인 지도력과 소신, 그리고 미국의 자존심만 세우려고 하였다. 여러 의료진의 일반적인 지침인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는 말을 가볍게 여기고 대중 앞에 나설 때 한번도 마스크를 쓰지 않고 마이크 앞에 서곤 하였다.
트럼프는 과감한 연설가이다. 대중의 의견을 듣기보다는 자신의 의견을 대중이 듣고 따라오도록 확신을 가지고 말하였다.

그래서 트럼프는 마이크 앞에 서면 자신이 있었다. 지금까지 대통령에 대한 선입관을 벗어나 틀에 벗어난 언어와 태도를 가지고 어떤 사람들에게는 실망감을, 어떤 사람들에게는 환호의 탄성을 지르게 하였다. 마이크 앞에 선 트럼프는 다른 사람의 심장소리, 마음의 음성을 듣기보다는 자신의 말, 자신의 주장을 높였다.
그 결과는 미합중국의 연합의 틈이 생기게 되었고, 바이러스를 우습게 여겼다가 바이러스 때문에 대통령 직을 떠날 수밖에 없었다. 백악관을 떠나면서 특별한 어떤 말을 하지 않았지만 스스로 어떤 큰 교훈을 받았을 것이다. 얼마 후 다시 오게 될 것이라고 했지만 정말 언제 다시 올 것이라는 것은 그 어느 누구도 보장할 수 없을 것이다.


미국의 제 46대 대통령으로 취임한 바이든 대통령은 바이러스가 생긴 이후부터 계속 마스크로 입을 가렸다. 사람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많았을지라도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일이라고 줄곧 설득해 왔다.
그 이유는 어떤 말로 무엇인가를 세우고, 호언하기 보다는 겸허하게 바이러스를 이길 수 있는 방법은 우선 마스크를 쓰는 것이라는 의료진들의 과학적인 의견을 들었기 때문이다.

마스크를 쓰는 이유는 자신을 보호할 뿐 아니라 남을 지켜주는 기본적인 예의이고, 방역의 한 방법이기 때문이다. 나도 할 수 있는 나만의 방법이 있을 수 있지만 다른 사람들이 다 그렇게 한다면 함께 동참해 줄 수 있는 열린 마음, 배려의 틈을 열어주어야 한다. 내가 옳고, 다른 사람들이 하는 것은 가볍게 여기면 결국 사람들과의 소통과 대화의 장은 멀어지게 된다. 성경은 말씀한다.
“우리가 너희를 향하여 피리를 불어도 너희가 춤추지 않고 우리가 슬피 울어도 너희가 가슴을 치지 아니하였다 함과 같도다”(마태복음11:17)
세월은 흘러가고, 사람의 마음은 변하고, 세상은 바뀌는 법이다. 한 때의 영광이 과거의 아쉬움으로 남을 수 있는 것이다.

나의 주관과 소신은 버릴 수 없지만 오직 나의 것만 지키기 위해서 남의 것을 희생하는 것은 이기적인 것이고, 배타적인 사람이 되는 것이다. 나의 말을 크게 하는 마이크보다는 입을 열지 않고 침묵하며 방어하는 마스크가 지금은 더욱 필요한 때이다.
그것이 자연의 힘 앞에 보이는 사람들의 겸허한 태도이다. 그 겸허함은 비굴함도 나약함도 아니다. 그것은 지혜이고, 힘인 것이다. 그 겸허함이 결국은 우리 모두에게 승리의 기쁨을 줄 것이다. 잠시 잠깐의 침묵은 영원한 함성이 될 것이다.

<김범수 / 목사 워싱턴 동산교회/ M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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