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코 겪어보지 못했던 어렵고 힘들고 그래서 어느 해 보다도 다사다난했던 2020년이 저물고, 새로운 소망을 담은 2021년 신축년이 열렸다.
상당히 힘들고 어려웠던 -그래서 어떤 이는 2020년을 잃어버린 한 해라고 이야기했지만- 시간을 지나 새해에는 소중한 우리들의 일상이 회복되고, 건강한 몸과 더불어 사회적으로도 평화와 정의로움을 통해 세상 곳곳의 분열과 대립의 시대가 극복되고 새 날, 새 하늘, 새로운 세상으로 태어나기를 기대해 본다.
2021년, 우리의 조국 한반도에 대한 기대가 그 어느때 보다 크고 무겁다.
2018년 남북관계는 극적으로 변화하고 한반도 전체를 감돌고 있던 전쟁 위기를 넘기며 평화 통일의 기대가 한층 높아졌다. 4.27 판문점 선언과 9.19 평양선언은 분단 역사의 새 장을 열었고, 유엔의 대북제제가 풀리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도 서해안과 동해안, 비무장지대 지역을 H자 형태로 동시에 개발하는 문재인 정부 ‘한반도 신경제구상’의 기본 토대가 되는 남북간 교통망 연결이 시작되었다.
지난 분단 70년 우리 민족을 짓누르던 단단한 장벽이 허물어지고 있음을 우리는 실감할 수 있었다.
남북 철길을 다시 잇는 것은 끊어진 민족의 혈맥을 잇는 것이다. 이를 통한 남북 교류와 경제 협력은 남북 모두의 삶을 한결 윤택하게 만들어 줄 것이다.
허나 지난 2년 여러가지 이유로 멈춤의 시기를 겪었지만 이제 다시 평화와 통일 열차의 운행을 시작해야 한다.
2021년은 바이든 정부가 들어서는 해이다. 바이든 정부의 한반도 정책이 어떻게 될 것인가를 놓고 여러가지 전망이 나오고 있지만 한반도 문제에 직간접적으로 연결된 인사의 내용을 보면 대 중국 견제정책이 그 우선이 될 것이며 한반도 문제는 이에 대한 하수가 될 것이라 보인다.
그 정책이 어떠하든 우리는 한반도 평화를 위한 행진을 더 힘차게 이어 나가야 한다.
불안정한 정전상태에서 기인한 불안과 증오 그리고 전쟁이 일어날 수 있는 요인을 작은 것부터 큰 것까지 우리 스스로 제거해 나가야 한다.
또한 군사 패권의 각축장이 되어가고 있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야 한다. 이제 이러한 일들을 남북미 정부의 협상에만 맡겨 둘 것이 아니라 우리 시민들이 나서 평화의 견인차 역할을 해야만 한다.
코로나로 힘들었던 우리 한인사회도 다시 기지개를 펴고 회복되는 새해를 소망해 본다.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엄청난 파도는 한인사회 그 어느 곳도 비켜가지 않은 듯하다.
또한 여전히 누그러지지 않는 상황에서 과연 새해에는 희망을 가질 수 있을까 라는 비관론도 만만치 않음을 실감한다. 그럼에도 우린 다시 희망을 노래한다.
언제나 그러하듯 현재의 어려움은 극복될 것이고, 우린 다시 도약의 새날을 맞이할 것이다. 그날을 바라보고 현재를 살아가는 미래 지향적 한인사회가 되기를 희망한다.
코로나19 상황에서도 한인사회가 보여준 나눔과 협력의 모습은 50년 한인사회가 가진 저력이 있음을 확인하는 기회가 되었고, 많은 동포들의 기부 문화를 통해 이제는 성숙한 사회의 모습도 경험하게 되었다. 그러면서도 한인사회 구성원의 한 사람으로 당부하고 싶은 것이 있다.
2021년 새해에는 모든 것이 제자리를 찾아가는 한 해가 되었으면 한다. 특별히 한인사회를 대표하는 단체들의 경우 더더욱 본연의 자리를 찾아가 진정 한인사회의 건강한 발전과 동포들간 협력을 위한 봉사의 임무를 다해주기를 당부한다.
“벼는 익을수록 고개를 숙인다”는 속담이 있다. 동포사회를 위해 더욱 고개를 숙이고 헌신하고 봉사하는 모습에서 자라나는 청년 차세대들의 미래가 달려 있음을 기억했으면 좋겠다.
한국 교수신문이 2020년을 상징하는 사자성어로 ‘아시타비(我是他非)’를 뽑았다 한다. 쉽게 풀면 ‘내로남불’이다. 우리도 이와 무관하지 않은 부분이 있음을 인정하고 자신을 돌아보고 남을 살피는, 나무만 보지 말고 숲을 보는 그래서 더불어 살아가는 화합과 대동의 한인사회가 되기를 희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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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수 / 워싱턴 민주평통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