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는 목마름으로 희망찬 한해를
2021-01-06 (수)
김유숙 / 워싱턴여성회 회장
80년대 한국에서 대학을 나온 사람이라면 이 노래를 모르는 이가 없을것이다. 매케한 최루탄 냄새와 화염병이 날아다니는 대학가 정문 앞에서 목이 터져라 불러댔던 그 추억의 노래는 40년이 지난 지금 들어도 왠지 정의감에 가슴이 솟구쳐오르게 한다. 이것이 기억을 불러오는 노래의 힘인가보다. “숨죽여 흐느끼며 네 이름 남몰래 쓴다. 타는 목마름으로, 타는 목마름으로, 민주주의여 만세”
요즘 나도 모르게 설거지를 하면서 걷기 운동을 하면서 이 노래를 흥얼거리게 되는 이유를 모르겠다. 옛노래가 그립다면 누군가가 그리워서라하는데 학창시절때 서울 이문동 거리의 친구들과 찾았던 추억의 카페가 그리워서도 아닐거고 그렇다고 이젠 타는 목마름으로 민주주의를 찾을 만한 열정도 나에겐 없는데 말이다. 민주주의를 갈망한지가 40년이란 세월이 지났으니 그때 그리 원했던 민주주의는 벌써 되고도 남았을텐데도 아직까지도 민주주의의 위기라는 말들이 회자되는 이유는 무엇인지 답답하기만 하다.
2020년은 상상도 못한 코로나 팬데믹으로 전세계가 많은 고통과 어려움에 직면했었던 한해였다. 그러나 신으로부터 주어진 위대한 사랑과 용기의 힘으로 서로를 위로하며 희망과 행복을 부여잡고 견뎌왔다. 지금은 위드(with)코로나와 포스트(post) 코로나 시대를 맞이하면서 전세계적인 흐름속에 거부할 수없는 제 4차 산업혁명시대를 준비해 가는 터닝포인트에 자연스럽게 서있게 되었다. 누구도 피해갈 수 없는 엄청난 변화를 현실로 받아들여야하는 시대를 맞이한 것이다. 이렇게 새로운 시대로의 교차점에 서있는 지금이야말로 더 많은 혼돈과 분열이 생기게 마련이다.
여기 미국도 혼란스런 코로나 정국속에 치러진 대선을 전후로 좌우 진영논리의 대결이 이렇게 심해진 때가 일찍이 없었다. 한 집안에서도 부모와 자식간의 정치적인 간격 차가 갈등의 원인이 되고있다. 어떤 부모는 자식이 자기와 다른 대통령을 지지한다 하여 당분간 서로 보지말자고 했단다. 이렇듯 민심이 확연히 둘로 갈라져있는 상황이 한국이나 미국이나 다를 바 없다. 양쪽 모두 서로 자기가 주장하고 바라보는 민주주의만이 옳고 정당하다 한다. 지난 세월 많은 혼돈과 절망속에서 지켜내자고 부르짖었던 그 민주주의는 어떤 민주주의였으며 어디로 갔는지 모르겠다.
40년 전이나 지금이나 여전히 자기 입맛에 맞는 민주주의 찾기 놀이에 빠져있다. 세월이 흐르면 사람도 바뀌고 생각도 틀리고 시대 환경도 변해가니 주장하는 민주주의도 변해가는가본데 그러나 한가지 바람은 인류의 보편적 가치인 자유와 인권 그리고 서로에 대한 사랑과 배려는 영원하길 바란다.
올해는 작년보다 더 나은 환경속에서 코로나 걱정없이 그리운 사람들을 마음껏 만나며 마스크에서 해방되어 여행도 자유롭게 다닐 수 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다. 지난해 수고하고 고생한 우리 각자에게 서로 박수를 보내며 한동안 만나지 못했던 친구, 형제, 동료들을 만나 환호의 만세를 부를 날을 희망한다.
특히나 올해는 각자의 생각과 정치색 그리고 가치관이 다르다해서 반목할 것이 아니라 상대의 생각을 인정하며 이해하며 화합해 나가는 치유의 한해가 되길 바란다. 새도 좌우의 날개가 있어야 멀리 날아가듯 좌와 우의 양쪽 날개로 비상해 나가는 타는 가슴속 목마름의 기억으로 혼돈과 갈등을 묻고 희망찬 신축년 한해가 되길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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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숙 / 워싱턴여성회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