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샌하신토 가까이 원시림의 병풍 펼쳐져

2020-11-27 (금) 정진옥
작게 크게

▶ 산행가이드 Drury Peak (10,179’)

등산로 주변의 Lodgepole 소나무 숲.

Drury Peak 정상주변의 Lodgepole 소나무들.


Little Round Valley에서 이정표를 보는 등산커플.


남가주의 최고봉은 Mt. San Gorgonio(11503’)이다. 이 산에 이어 2번째의 고봉이 되는 Mt. San Jacinto(10804’)는 봉우리 자체는 물론이지만 바위나 나무들도 대단히 아름답고 공기도 싱그러워 특히 많은 등산인들이 즐겨 찾는 곳이다. 또 다른 산과는 달리 산 아래의Coachella Valley의 평지에서 해발 8500’가 넘는 고지대까지 일거에 케이블카(Aerial Tramway)를 타고 불과 10여분만에 편히 올라갈 수 있다는 점도, 온 가족이 함께 또는 연인들 끼리라도 손쉽게, 이 산을 찾을 수 있는 요인의 하나겠다.

그러나 산의 정상에 오르려는 목표로 산행에 임하는 등산인들이 이 산을 많이 찾는 또 다른 이유는, 산행거리가 그다지 길지 않은 코스들이 있어, 비교적 쉽게 이 산에 오를 수 있다는 점이다.

이 Mt. San Jacinto산군에는 해발고도가 10000’가 넘는 봉우리가 7개가 되고, 주봉을 오르는 주요 등산로도 7개가 있다. 봉우리로는 Mt. San Jacinto(10804’)와 Folly Peak(10480’), Jean Peak(10670’), Marion Mountain(10320’), Shirley Peak(10388’), Miller Peak(10400’), Drury Peak(10179’)이 있고, 등산로로는 Tram Trail(11마일), Marion Mountain Trail(11마일), Seven Pines Trail(13마일), Humber Park Route(16마일), Fuller Ridge Trail(16마일), Deer Springs Trail(19마일), Cactus to Clouds Trail(C2C; 22마일)이 있다.


이 가운데 Tram Trail과 Marion Mountain Trail을 통한 등정산행은 왕복 11마일이라는 비교적 짧은 코스이기에, 웬만한 등산인에겐 그다지 부담스럽게 느껴지지 않는다.

이에 비해 남가주 제1봉인 Big Bear의 Mt. San Gorgonio를 오르는 경우에는, 가장 짧은 코스인 Vivian Creek Trail이 왕복 19마일이고, 다른 코스들은 모두 20마일이 훌쩍 넘는다. 발이 빠른 등산인이 아니라면 당일산행을 시도하는 것이 아무래도 자못 부담스럽다. Mt. San Jacinto에 등산인들의 발길이 잦은 이유의 또 하나일 것이다.

오늘은 Mt. San Jacinto를 이미 많이 갔었기에 뭔가 좀 변화있는 산행을 원할만한 등산인과, Mt. San Jacinto의 산행이라도 그래도 다소 부담이 된다고 느끼는 등산인을 위해서, Mt. San Jacinto의 주변 봉우리의 하나인 Drury Peak(10179’)으로의 등산을 안내한다.

Marion Mountain Trailhead에서 시작하며, 왕복 9.6마일에 순등반고도는 3900’ 내외가 되고, 8시간 쯤이 걸린다. Manker Flats에서 시작하여 Baldy Bowl Trail로 Mt. San Antonio(=Mt. Baldy; 10064’)를 오르는 산행과 난이도가 유사하다고 하겠다.

가는 길

LA 한인타운에서 I-10 Freeway East를 타고가다 Downtown부근에서 60번 Freeway East로 진입하여 약 76마일을 달리면 다시 I-10 Freeway East에 합쳐지는데, 이 지점에서부터 5.8마일을 더 가면 ‘8th St/CA- 243’ 출구가 나온다. 여기서 내린다. 8th St에서 우회전하여 0.1마일을 가고, Lincoln St에서 좌회전하여 0.5마일을 가면, CA-243/San Gorgonio Ave가 된다.

우회전하여 243번 도로를 따라 구불구불 19마일의 산길을 가면, Forest Route 4S02가 왼쪽으로 나온다. 여기서 좌회전하여 200m를 들어가면 길이 좌우로 갈라진다. 등산로 입구로 가는 길은 왼쪽이지만, 입산허가를 받기위해서는 오른쪽 길을 택해 50m정도를 나아간다.


오른쪽으로 주차장이 있고 그 왼쪽에 자그마한 무인 안내포스트가 서있는데 그곳에 2매1조의 입산허가 서식이 비치되어 있다. 필요한 사항을 기재하여 앞장은 수거함에 넣고 뒷장을 휴대한다.

50m를 되돌아 나와 왼쪽의 갈림길로 들어가서, 중심도로를 따라 1.6마일을 가면 오른쪽에 Marion Mountain Trail 입구 표지판이 있다. 왼쪽으로 10여대를 주차할 공간이 있다. LA 한인타운에서 대략 117마일이 되는 거리이며, 다행히 여기까지의 전체 구간이 포장도로이다.

등산로를 따라 완만한 경사로를 오르기 시작하여 0.4마일을 가면 약간 내리막으로 접어들면서 이 때 왼쪽으로 캠프그라운드가 보인다. Marion Mountain Camp이다. 캠프에서 올라오는 길이 좌측에서 우측으로 올라가며 우리의 등산로와 교차하는데, 우리는 그냥 직진한다.

등산코스

이제 곧 서서히 경사가 급해진다. Marion Mountain을 오른쪽에 두고 그 북서쪽 기슭을 돌면서 대체로는 북동쪽으로 나아간다. 등산로입구에서 대략 1.3마일의 거리에 이르면 Wilderness 임을 알리는 Sign이 나오는데, 굵직굵직한 침엽수들과 함께 커다란 바위덩이들이 군데군데 자리하고 있어 차츰 빼어난 운치를 지닌 숲길이 되어 진다.

2.7마일 지점이면, 오른쪽에서 올라오는 PCT를 겸한 Deer Springs Trail에 통합되어, Marion Mountain Trail이라는 이름의 구간은 여기에서 끝난다. 이에서 30m쯤을 직진하면 왼쪽에서 올라오는 Seven Pines Trail이 합류되어 진다. 이제 부터는 경사가 비교적 완만한데, White Fir와 Sugar Pine이 주종인 침엽수림이 울창하고, 등산로는 걷기에 아주 쾌적하게 다져진 흙길이 된다.

3.2마일 지점에 이르면 5마일 밖의 북서쪽에서 부터 올라오는 Fuller Ridge Trail이 왼쪽에서 합류되어 짐으로써, 모두 4개의 Trail이 통합되어진 Deer Springs Trail 이 계속 이어지는데, Deer Springs Trail과 함께 했던 PCT는 Mt. San Jacinto의 정상을 향하지 않고 이곳에서 Fuller Ridge Trail을 따라 북서쪽으로 빠져 나간다. 대략 9000‘의 고도지역이다.

이제 숲을 메우는 나무들은 젊은 여인의 다리같이 하얗고 미끈한 자태를 자랑하는 수중미인 Lodgepole Pine들이 중심이 되어간다. 구름이 자주 저 만큼 아래로 드리우는 하늘 가까운 높은 곳이니, 남자인 필자의 관점으로 말하자면, 하늘에 사는 선녀들이 운집해 있는 광경이라고나 할까, 대단히 아름다운 고산의 수림대이다.

다시 경사가 커지는 오름길을 한동안 지나고 나면, 다시 완만해 지면서 이윽고 고도 9700‘ 내외의 Little Round Valley 에 이르게 된다. 4.4 마일 지점이다. 건기가 아닐 때에는, 맑은 시냇물이 흐르는 사이로 무성한 Corn Lily 초원을 볼 수 있다. 등산로의 좌우로, 특히 좌측으로는, 각기 다양한 이름의 Campsite들이 마련되어 있다.

여기서 Mt. San Jacinto 정상을 가려면 이 Little Round Valley를 관통하는 등산로의 북쪽 끝까지 가서, 동쪽으로 향하는 다소 가파른 길을 올라가면 되는데, 우리는 이곳 Little Round Valley의 초입에 있는 표지판에서 우측으로 직각이 되게 방향을 꺾어 앞쪽에 있는 산을 올라야 한다. 물론 이제 부터는 등산로가 아예 없다.

돌과 바위, 솔잎낙엽과 사그라지고 있는 고사목들이 즐비한 가운데 인적을 찾아 볼 수 없는 원시림의 비탈이다. 온통 장대우아한 Lodgepole Pine 일색이다. 나무야 말로 실로 아름다운 지구의 생명체라는 인식이 심어진다. 발에 밟히는 지면의 감촉이 푹신하다. 집채만한 큰 바위들이 모여있는 봉우리 끝을 향하여, 앞을 막는 바위나 나무들을 피해 가면서, 또 솔숲의 아름다움을 살피면서, 여유롭게 0.4마일 내외를 계속 올라간다.

최정상에는, 아마도 모진 바람을 오랜 세월에 걸쳐 맞으면서, 꺾이고 비틀린 몇 그루의 소나무들이 주변의 큰 바위들에 의지하는 형국으로 모여있다. 어느 나무는 의자에 걸터앉은 사람을 연상시키듯 커다란 바위에 척 걸터 앉은 모습이고, 또 어느 나무는 무거운 팔을 바위에 편히 내려놓은 모습이다. 잎을 살피니, 작은 꼬투리 마다에 5개씩의 바늘잎이 솟아있다. Limber Pine이다. Lodgepole Pine이 가지지 못한 극한의 환경에 적응하는 강인하고 유연한 능력을 가졌나 보다.

커다란 바위 한 켠의 움푹 패인 요함부에 인위적인 분재를 방불케 하는 작은 소나무가 어렵게 뿌리를 내리고 있다. 여기에 정상등록부가 있다. 1940년대, 1950년대에 이 Mt. San Jacinto 일대에 불었던 스키장을 비롯한 대규모의 개발바람을 잘 잠재움으로써, 이처럼 아름답고 청정한 Mt. San Jacinto 를 우리에게 물려준 Newton Drury에게 헌정된 Drury Peak(10179’)이 바로 이곳이다.

정상 바위에 올라서면 멀지않은 거리를 두고 동서로 병풍처럼 둘러있는 Folly Peak, Mt. San Jacinto, Jean Peak, Shirley Peak, Marion Mountain들이 일목요연하다. 해발 10000’를 넘나드는 넓은 고산지대를 온통 뒤덮은 푸르른 송림을 굽어 보노라니, 문득 이 내 몸이 드넓은 창파에 둥실 떠 가는 한 조각 일엽편주에 실려있음을 깨닫는다.

310-259-6022

http://blog.daum.net/yosanyosooo

<정진옥>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