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난민 청년 통해 본 유럽 난민문제·인종차별 실상, 그리고 비극적 사랑
2020-10-16 (금)
박흥진 편집위원
▶ ‘가베’ (Ghabe) ★★★ ½ (5개 만점)
모니르는 모아(오른쪽)의 사랑을 받으면서 닫혔던 마음을 연다.
전 세계가 몸살을 앓고 있는 난민문제와 청춘의 사랑을 통해 인간성과 인종차별 그리고 사랑에 의한 재생을 다룬 스웨덴 영화로 내용도 시의에 맞고 매우 감정적이며 촬영과 연기도 좋은 볼만한 소품이다.
젊은 피난민 청년의 혼란을 겪는 마음을 통해 지나가는 감정의 여정이 가슴 사무치게 아름답고 또 한편으로는 통절히 아프도록 묘사됐다. 우리 시대의 중요하면서도 복잡한 문제들을 고상하고 성숙되게 다룬 훌륭한 영화다.
현재 유럽은 난민 문제로 이들을 받아들이자는 측과 배타적인 측이 치열하게 맞서고 있는데 이런 과정에서 인간성에 대한 진면목을 고찰한 영화다. 난민들은 새 환경에의 적응과 함께 자신들에 대한 인종차별에 시달리면서 아울러 거주권을 받느냐 아니면 추방당하느냐 하는 기로에서 시달리고 있는데 이 영화는 시리아에서 삼촌과 함께 스웨덴으로 피난 온 한 청년의 삶을 통해 이런 문제들을 포괄적으로 다룬다.
2015년 10만여 명의 시리아 난민들이 스웨덴으로 이주한다. 이들 중에 참담한 전화를 입은 젊은 모니르(아델 다위시)와 그의 삼촌 화리드(아메드 화델)도 있다. 정부는 이들을 다 수용할 능력이 없어 스웨덴 시민들의 여름 별장 등에 이들을 수용한다.
모니르가 머무는 곳은 푸른 숲으로 둘러싸인 별장. 모니르는 고향에서 겪은 가족의 비극 때문에 정신적으로 시달리고 있는데 그래서 새 환경에 대해서도 반감을 가지고 있다. 모니르와 삼촌은 거주권이 나오기를 기다리고 있는 상태. 그런데 한에 기득찬 모니르가 인종차별을 하는 동네 청년에게 폭력을 행사하면서 거주권 심사에 차질을 빚게 된다.
이런 모니르가 마음 문을 열게 되는 동기는 숲속에서 만난 아름다운 젊은 여인 모아(나탈리 윌리암스도터)를 만나면서. 둘은 즉시 첫눈에 반해 뜨거운 사랑에 빠지면서 모니르의 굳은 마음이 녹아들게 되는데 모나를 놓고 모디르가 또 다시 폭력을 행사하면서 영화는 가슴 다치게 만드는 비극으로 끝난다. 그러나 마지막 장면이 아련한 희망을 품고 있다. 좋은 내용과 연기와 함께 눈부신 것은 여름 자연을 찍은 촬영. 한 폭의 수채화다. 마쿠스 카스트로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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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흥진 편집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