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미국 대선 민주당 전당대회 셋째 날 부통령 후보로 공식 지명된 카메라 해리스(55) 상원의원은 수락 연설에서 “인종주의에는 백신이 없다.
우리가 나서야 한다”며 “모두가 원하는 미래를 얻기 위해서는 흑인과 백인, 라틴계와 아시안, 원주민까지 우리를 하나로 모으는 대통령을 뽑아야 한다”고 말했다.
커크 더글러스 주연의 영화로도 만들어진, 로마에 반란을 일으킨 트레이스(Thrace) 태생의 검투사 출신 스파르타쿠스(Spartacus 111 BC-71 BC), 멕시코의 농지 개혁가 에밀리아노 사바타( Emiliano Zapata 1879-1919), 아르헨티나 출생의 큐바 혁명가 에르네스토 ‘체’ 게바라(Ernesto ‘Che’ Guevara 1928-,1967), 그리고 1960년대에 흑백 인종의 통합이 아닌 분리주의를 주창하며 흑인의 자존자립을 위해서는 자기 자신의 자기방어 자위책으로 정당방위의 폭력도 불사하자고 흑인의 자존자긍심을 고무, 선양한 흑인 인권 투사 말콤 X(Malcolm X 1925-1965 그의 본래 성씨 Little이 다른 흑인들과 마찬가지로 백인들의 노예 시절 백인들이 지어준 것이라며 버리고 ‘X’로 개명했음) 같이 말이다.
그럴 경우 그가 할 일은 무엇보다 먼저 지배계급이 독선 독단적으로 저희들만을 위해 설정해 놓고, 강압적인 수단과 방법으로 집행하고 있는 갖가지 부당한 법률과 규칙과 관습에 도전하는 일일 것이다.
법이나 상식보다 힘, 수단보다 목적, 진실보다 거짓, 다수보다 소수, 빈자보다 부자, 약자보다 강자, 여자보다 남자, 자유주의나 진보주의보다 보수주의나 복고주의를 옹호하는 법규와 관습에. 그래서 그동안 소수 특권층만이 즐기던 ‘살 만한 삶’을 우리 모두 다 같이 누릴 수 있도록 말이다.
그런데 이럴 경우, 다시 말해 그 누가 성공했을 경우, 세상이 뒤집혔다고 열광한 나머지 복수심을 불러 일으켜서는 도로아미타불(徒勞阿彌陀佛)이다.
이럴 때 우리가 조심하고 피해야 할 함정이 흑백 논리다. 마치 세상 한쪽에는 악인만 있고, 또 한쪽에는 선인만 있는 것처럼 생각하고 행동하는 우(愚)를 범해서는 안 된다.
형편과 상황에 따라 모든 비백색 유색인종, 비선민인 이방인, 비기독교인인 모든 미신자 이교도, 그러다가는 너와 나, 그리고 마지막에 가서는 오로지 나 혼자만 옳다는 유아독선(唯我獰善) 유아독존(唯我獰尊)이 되고 말테니까.
십자군을 비롯해 사람사냥 아니면 황금사냥에 나선 서양의 해적들이 반항하는 아메리카 대륙의 원주민들을대량 학살, 거의 다 멸종시키고, 복종하는 아프리카 대륙의 흑인들은 노예로 삼아 백인들의 식민지와 제국을 건설해 왔다.
이와 같은 가치관이 최근년엔 한국의 분단, 캄보디아의 초토화, 니카라과의 붕괴작전, 포크랜드 섬, 그라나다, 이락과 아프가니스탄 침공과 한국전과 월남전을 정당화하거나 합리화, 미화시켜왔다.
한편 이렇게 전횡적인 가치관이 잘못된 것이라고 믿고 반대하는 ‘반항의 정신’을 가진 이상(理惻) 아니 이상(異惻)주의자들은 언제 어디에서나 ‘역적,’ ‘반도,’ ‘반동분자,’ ‘이단자,’ 광인(狂人),’ ‘악인,’ ‘죄인,’ ‘깜둥이,’ ‘빨갱이’로 몰려 박해 받고 희생된다.
그러니 세상의 모든 폭군을 몰아내기 전에 우리 각자 가슴과 머리 속에 있는 폭군부터 몰아내야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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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상/언론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