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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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라는 울타리

2020-09-11 (금) 송영옥/뉴욕 이스트 하노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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갇혀서 나갈 수 없는 답답함을 벗어나고자 모란꽃이 질 무렵 모란공원을 찾았다. 초여름 높은 나무 그늘 아래 바람 향기가 시원하고 맛있는데 세상 물정 모르는 두살박이 손녀는 마스크 쓴 채로 천방지축 언덕을 뛰면서 오르내린다.

옛시절 한 구절 “ 모란이 뚝뚝 떨어져 버린 날 나는 비로소 봄을 여읜 설음에 잠길 테요” 지구상의 모든 인류가 동일하게 코비드의 만연으로 겨울 봄 여름을 잊은 채 설움을 안고 가을 문턱에 다다랐다.

우주에서 유일하게 생명체가 있는 가장 아름다운 행성인 지구는 서로 다른 인종이 나라의 경계를 정하고 각기 우월을 내 세우며 다툼을 벌이는데 생명체도 아닌 미물 코로나 바이러스의 숙주가 되어 세계는 설명도 안되는 통제 속에 생명 까지도 위협 받으며 신음하고 있다.


고도의 문명과 교통의 발달로 세계는 하루 생활권에 들도록 왕래가 빠르더니 코로나 바이러스도 번개처럼 퍼졌다. 6개월 걸리는 화성을 갈 때 우주 비행사를 위해 야채 기르기를 연구 중이라는 첨단 과학과 세계의 절대 강국으로 군림하는 미국이 초기에 코비드를 계절성 독감 정도로 가볍게 넘겨보더니 지금은 바이러스 진원지처럼 되었다.

인류의 무서운 역병의 역사를 돌아보니 미개 했던 옛날이나 최고의 문명을 자랑 하는 금세기나 대처 방법이 없기는 매일반이다.

신종 바이러스라고 하지만 거의 60년 전에 발견되었다고 하는데 왜 지금 창궐하게 되었을까 궁금하다. 다양한 생태계의 파괴로 제자리를 벗어난 미생물이 변형되어 인류에게 치명적인 질병을 가져다준다는 연구에 주목해야 할 것 같다.

시골 양반 돈 키호테( Don Quixote) 가 엉터리 기사 작위를 받고 세상을 구하기 위해 떠날 때 괴물 같은 거인으로 보인 풍차에 창을 들고 돌진 하듯이 지금 우리도 손 잘 씻고 마스크 쓰고 의심의 눈초리로 거리 두고 마치 기사 자격을 받은 것처럼 눈에 보이지도 않는 코비드에 대처하는 돈키호테가 되어 본다.

우리 인간은 지구라는 울타리를 벗어 날 수도 없다. 재확산의 소식도 들리고 방역 수칙을 지켜 개개인이 코비드의 매개체가 되지 않는 것이 세상을 구하는 길이다. 엄청난 사회적 변화를 가져온 팬데믹도 나뉘었던 강물이 갈 길을 찾아 가듯이 기다리면 흘러 갈 것이다.

나의 Super Food 깻잎 텃밭에서 잡풀을 뽑으며 땀 흘려 몸속의 노폐물 처리하고 숲속의 신선한 공기와 거저 받은 햇빛으로 면역력 키우고 집 주위를 뱅뱅 돌면서 바이러스 공포를 벗어나려 한다.

<송영옥/뉴욕 이스트 하노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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