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송림 사이 시원하고 향긋한 그늘길

2020-09-04 (금) 정진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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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행가이드 Cornell Peak ( 9,750’)

송림 사이 시원하고 향긋한 그늘길

남쪽에서 바라본 Cornell Peak의 상층부.

송림 사이 시원하고 향긋한 그늘길

Palm Springs Tramway의 Lower Station.


송림 사이 시원하고 향긋한 그늘길

Cornell Peak을 오르는 등산인.


송림 사이 시원하고 향긋한 그늘길

Cornell Peak을 내려오는 등산인들.


남가주의 제2봉으로 Palm Springs에 있는 Mt. San Jacinto(10834’)의 주위에는 주봉을 포함, 해발고도가 10000’가 넘는 고봉들이 7개가 있다. 즉 Jean Peak(10670’), Folly Peak(10480’), Miller Peak(10400’), Shirley Peak(10388’), Marion Mountain(10320’), Newton Drury Peak(10160’)이 그것이다.

대개의 등산인들은 주로 주봉인 San Jacinto Peak만을 목표로 산을 오르는데, 이 경우에도 서로 다른 루트가 많아 다양한 풍치를 즐길 수 있다. 이 가운데 많이 이용되는 트레일을 살펴보자.

우선 가장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고 있고 또 가장 쉽게 등정을 할 수 있는 트레일은, 가파른 이 산의 북쪽면에 있는 Tramway를 타고 편안하게 Upper Tram Station(8516’)에 내린 다음에 산행을 시작하는 ‘Tram Trail’을 들 수 있다.


다음으론 북쪽 이외의 기슭에 있는 비교적 완만한 경사의 등산로를 통해 산행을 하는 루트들이 있다. 즉, Marion Mountain Trail, Seven Pines Trail, Fuller Ridge Trail, Devils Slide(Humber Park)Trail, Deer Springs Trail, C2C 등이 그것이다. 산행이 익숙한 등산인들이 즐기는 루트들이다.

어떤 등산인들은 이 산에 있는 고도10000’가 넘는 고봉 7개를 하루에 등정하는 산행을 하기도 한다. 이른바 ‘San Jacinto 7 Peaks Hiking’이다. 그런데 이 7 Peaks의 산행을 하는 등산인들은 보통은 10000’가 채 안되는 산 하나를 추가하여 ’San Jacinto 7+1 Peaks’의 등산을 하는 경향이 있다. 이 때 추가하는 산이 바로 해발고도 9750’인 Cornell Peak이다. 10000’에 조금 모자라는 고도이지만 그 어느 봉우리보다도 정상에 오르기가 쉽지 않은 짜릿한 뾰쪽 바위봉이라 도전감 성취감이 크고, 정상에서의 전망이 그만큼 대단하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오늘은 이 Cornell Peak의 등산을 안내한다. 1897년경에 USGS의 지리학자였던 Robert T. Hill이 피라밋처럼 뾰쪽한 이 봉우리의 모양이 자기의 모교인 Cornell University의 종탑을 닮았다는 취지에서 Cornell Peak이라 명명했다고 한다. Cornell Peak을 오르는 알려진 루트는 2개가 있는데, Tram을 타고 올라와서 Long Valley Ranger Station에서 입산허가를 받는 것 까지는 동일하다.

첫번째는 Ranger Station에서 Round Valley Trail을 따라 2.1마일을 간 다음에, 우측으로 갈라지는 Tamarack Valley Trail를 따라 Tamarack Valley Campground까지 0.5마일을 들어가는 루트이다.

두번째는 Ranger Station에서 Round Valley Trail을 따라 0.6마일을 간 다음에 우측으로 나있는 Sid Davis Trail 을 따라 Tamarack Valley Campground 까지 0.7마일을 가는 루트이다.

Tamarack Campground에서 Cornell Peak정상까지는 약 0.7마일인데, 이 구간은 다시 두 루트가 겹친다.

여기서는 편도 1.4마일의 거리가 단축되는 두번째 루트의 산행을 안내한다. Long Valley Ranger Station을 기점으로 보면, 왕복 3.8마일에 순등반고도는 1400’ 내외이며 보통은 4시간쯤이 소요된다. 등산의 마지막 구간은 온통 큰 바위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특히, 날렵하면서 균형감각이 있는 분에게 적합한 산행이다. 미끄럽지 않은 튼튼한 등산화의 착용도 중요하다.


가는 길

LA 한인타운에서 10번 Freeway East 를 탔다가, Downtown 을 지나면서 60번 Freeway East 로 갈아탄 후, 75.7마일을 달리면 다시 10번 Freeway East에 합쳐지게 되는데, 여기서부터 18.2마일을 더 가서, 오른쪽으로 갈라지는 111번 도로로 바꿔 탄다. 8.5마일을 가면 오른쪽으로 Tramway 안내판이 있다. 이를 따라 3.9마일을 들어가면 Palm Springs Aerial Tramway의 주차장이다.

Tram은 평일은 오전 10시부터, 주말과 공휴일엔 오전 8시부터 운행되며, 산위에서 내려오는 것은 밤 9시45분 또는 8시45분이 막차가 된다. 왕복요금은 성인 26.95달러이다. 65세 이상의 시니어는 24.95달러이며, AAA 멤버는 약간의 할인혜택이 있고, 3~10세 어린이는 16.95달러이다. (주소 : 1 Tramway, Palm Springs, CA 92262; 전화 : 1 760-325-1449)

등산코스

본격적인 산행은 Upper Tram Station에서 서쪽으로 내려가면서 시작된다. 0.3마일을 가면 오른쪽으로 Long Valley Ranger Station이 나오는데 이곳에서 무료입산허가를 받아야 한다. 필요하면 이곳에서 식수를 구할 수 있다. 아름드리 소나무들과 전나무들이 하늘을 찌르듯 솟아있는 숲길을 따라간다. 조금 전에 산밑에 있을 때의 그 황량한 분위기와는 너무나 다른 청량한 기온과 무성한 푸르름 속에, 건기가 아니라면 맑은 시냇물도 흘러간다.

숲속 여기저기에 자리를 잡고 있는 큰 바위덩이들이 또한 운치를 더해주고 있으니, 솔밭사이로 시냇물이 흐르는 이곳이 바로 하늘 위의 오아시스이며 별유천지가 분명하다. 한여름에도 송림 사이의 그늘길은 시원하고 향기로우며, 주로 밟기에 편안한 부드러운 흙길이다.

Ranger Station에서부터 Round Valley Trail을 따라 0.6마일 지점에 오면 정면에 큰 바위가 있고 등산로 안내판이 있다. Mountain Lion이 출몰하는 지역임을 알리는 그림도 함께 붙어있다. 정규등산로인 Round Valley Trail이 왼쪽으로 바짝 꺾이는 곳이다. 안내판 뒤에 있는 큰 바위를 오른쪽으로 돌아 들어가면 Use Trail이 보인다. 이 지점에서 약 0.6마일인 Tamarack Valley Campground까지는 Sid Davis Trail로 불리는 이 등산로를 이용한다. Sid Davis는 일세를 풍미했었던 인기영화배우 John Wayne의 전속 스턴트맨이었는데, 은퇴한 뒤에는 이 Palm Springs 지역에서 말년을 보냈다 한다. 아마도 남달리 이 산을 사랑하며 또 다른 삶을 살았었나 보다.

서쪽으로 이어지는 이 등산길로 0.6마일에 약 650’의 고도를 올라간다. 0.5마일을 가면 ‘Quartz’ 라고 새겨진 표지말뚝이 있다. 이곳이 Tamarack Valley Campground이니 이는 Camp Site의 이름이겠다. 0.1마일을 더 가면 “Tamarack Valley, Elev 9120” 이란 표지판이 있는 3거리가 나온다. 직진하면 Round Valley나 San Jacinto Peak쪽으로 가게 되는데, 우리는 오른쪽으로 갈라진 길을 따라간다.

잠시 걸어가면 왼편으로 간이 화장실이 보이고, 오른쪽으로는 큰 소나무들에 가려진 Cornell Peak 정상부 일부가 언뜻 언뜻 눈에 띈다. 온통 바위봉인데 마치 피라밋같은 세모형태 위로 뾰족한 꼭지가 돌출되어 있다. 이제부터는 등산로의 구분이 명확하지 않거나 아예 없는 편이다. 대체로 Cornell Peak의 남쪽 기슭으로 접근한 다음에 발을 딛기에 편안한 곳을 골라가며 북쪽의 정상을 향해 올라간다.

소나무가 차츰 뜸해지면서 Manzanita들의 점령지역이 늘어난다. 두드러진 등산로가 따로 없으니, 어디로 오르던지 편안한 루트를 택하면 되겠다. 보통은 주로 봉우리의 오른쪽 편을 따라서 오르는 것이 무난한 것 같다. 정상으로 다가갈수록 경사가 급해 두렵기도 하다.

거대한 최정상 바위의 아래에 정상등록부가 있다. 대부분의 등산인들은 이 바위의 아래에서 배낭을 벗으며 등산을 마친다. 10m가 채 안될 정도의 높이가 되는 마지막 최정상 바위 꼭지점에 마저 올라서려는 것은 치명적인 위험이 따를 수 있으니 이를 오르려는 욕심을 가지지 마시길 적극 권한다. 필자는 오래 전에 이 정상바위에 올라보려 했었는데, 마지막 1.5m쯤의 위치에서 더 이상의 오름을 포기하고 뒤를 돌아볼 수 없는 불안한 자세로 뒷걸음을 쳐서 내려온 일이 있었다. Sierra Club의 공식산행일 경우에는 이 최정상의 마지막 바위를 오르려는 시도는 엄격히 금지된다.

전망이 대단하다. 서쪽으로는 최고봉인 San Jacinto Peak은 물론 Miller, Jean등 주변의 여러 고봉들이 한 눈에 들어온다. 동쪽으로는 드넓은 Coachella Valley와 Wind Farm, Mt. San Gorgonio가 아득하고, Upper Tram Station은 발 아래로 가깝다. 남쪽으로는 멀리 Desert Divide에 이은 Santa Rosa Mountain, Toro Peak도 가물하지만 넉넉히 식별할 수 있다.

310-259-6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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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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