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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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이 있는 삶

2020-08-28 (금) 김민정 /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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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이민 온지 얼마 안되서 한국에서 조카아이가 유학을 왔다. 그래서 겨우 시간을 내어 R.P.I 라는 공과 대학을 방문 하니 조카아이는 비행기를 만들기 위한 연구로 왔고, 다른 외국 친구는 모기약 회사에서 10년 프로젝트로 암놈의 소리로 숫놈을 죽이는 연구를 한다고 했다.

또 다른 외국인은 비행기를 어떻게 하면 몸체를 가볍게 하고 연료 비용 절감은 물론 많은 사람이 얼마나 더 탈 수 있는가 하는 연구를 한다고 했다.
그 중에서 모기 연구가는 온몸에 붕대를 감고 꿀을 바르고 녹음기 하나 들고 풀밭에서 하루 종일 암놈 모기 소리를 듣는다고 했다.

그리고 몇 년 후 밤에 전봇대 꼭대기에 파란 불을 반짝반짝 비추더니 알고 보니 암놈의 소리로 숫놈을 절멸하고 있었다. 그렇듯 일개 모기약 만드는 회사지만 그들에게 꿈이 있었기에 꾸준한 노력으로 그들 나름대로 혁신적인 개발을 한 것이다.


언젠가 아들이 취직을 하자마자 회사 혜택을 받으면서 여동생과 나를 프랑스 여행을 보내 주었다. 2,000년도 그 당시는 뉴욕에는 이렇다 하게 여행사도 없기에 우리 스스로 여행을 할 수 밖에 없었지만, 갓 대학에 들어간 딸아이가 간단한 불어 공부를 해서 용기를 내고 떠난 여행이었다.

그런데 단 일주일이지만 루브르 박물관 근처에 호텔이 정해져 그곳에서 주는 무료티켓을 덤으로 받아 이틀이 멀다 하고 루브르 박물관을 구경했다. 전철을 타고 걸어서 이곳저곳을 다니다 보니 그 나라 경제는 물론 그들의 생활을 대충 알 수 있는 알찬 여행이었다.

그런데 놀라운 사실은 나폴레옹은 전쟁을 하면서도 괴테의 ‘들장미’ 시를 읽었고,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소설을 즐겨 읽었다고 한다.

따라서 루이 14세부터 나폴레옹 시대에 베르사이유 같은 어마어마한 궁전을 신축한 것을 보면, 전쟁을 위한 전쟁이 아닌 상황에 의한 전쟁으로 꿈과 낭만이 있었기에 어려운 시기에도 그들의 꿈을 펼쳤다는 것에 큰 의미가 있었다.

공산국가에서는 다 같이 잘 살겠다는 정신은 처음에는 그럴 듯 했겠지만, 세월이 흐르면서 그들의 삶이 피폐해 지는 것은 물론 영혼을 저당 잡혔기에 그들 스스로 일어날 수 있을까 하는 의문까지 들었다.

우리나라 박대통령이야말로 경제와 문화를 상위권으로 올려놓은 장본인으로 꿈과 낭만이 있었기 때문이 아닐까 싶었다.

<김민정 /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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