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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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악한 봉제공장 여공이 노조 만드는 과정 투쟁기

2020-08-28 (금) 박흥진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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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글라데시 산’(Made in Bangladesh) ★★★½ (5개 만점)

열악한 봉제공장 여공이 노조 만드는 과정 투쟁기
열악한 봉제공장 여공이 노조 만드는 과정 투쟁기

쉬무(오른 쪽 노란 옷)는 동료 직공들과 함께 노조 조직을 위해 투쟁한다.


위험하고 열악한 환경의 공장에서 일하는 여공이 노조 조직을 위해 힘을 쥔 회사 사주 측에 항거하는 좋은 드라마다. 작품 서술이 고지식하게 직선적이요 인물 개발도 단편적이며 내용이 선한 자와 악한 자를 양분하고 한쪽만 찬양하는 식이어서 다소 식상하는 감이 있긴 하지만 사실감이 강하고 언더독의 승리를 다뤄 재미있고 감동적이기 까지 하다.

샐리 필드가 노조 조직을 위해 권력과 투쟁하는 여공으로 나와 오스카 주연상을 탄 ‘노마 레이’와 함께 청계천 평화시장의 봉제공장에서 직공으로 일하면서 노조를 조직하려다 분신자살한 전태일을 생각나게 만드는 영화다.

젊고 독립심 강하고 투쟁적이며 총명한 23세 난 쉬무(리키타 난디니 쉬무)는 방글라데시의 수도 다카의 열악한 환경의 봉제공장에서 일하는 재봉사. 남편 레자(샤타브디 와두드)는 게으른 무직자이지만 둘은 서로를 사랑한다.


쉬무를 비롯한 대부분의 여공들은 위험하고 치명적이기까지 한 환경의 공장에서 하루에 개인당 1,500개의 셔츠를 만드느라 노예 같은 생활을 하고 있다. 회사 사장은 경쟁사를 제치고 세계적 브랜드의 회사의 주문을 받기 위해 제조 단가를 낮추면서 직원들에게는 오버타임 수당도 제대로 안 준다.

쉬무가 일하는 공장에서 불이나면서 직원 1명이 사망하고 이를 취재하던 여기자가 쉬무에게 지역 노조 조직을 위해 일하는 나시마(샤하나 고스와미)를 소개시켜 주면서 쉬무의 노조 조직을 위한 오래고 힘든 투쟁이 시작된다.

이 과정에서 쉬무는 사주 측으로부터 위협을 받기도 하고 또 돈으로 회유를 받기도 하지만 불독의 집념으로 노조 조직을 위해 헌신을 한다. 노조 조직에 가담한 동료 직원이 해고당하고 남편마저 쉬무의 활동에 반대하지만 쉬무는 강인하게 밀고 나간다.

쉬무는 이런 장애에도 불구하고 노조 조직을 위한 정족수 직원의 서명을 받아 노동청에 등록을 하려고 가나 부패한 관료 체제의 관문을 통과하기가 쉽지가 않다. 마지막에 쉬무가 담당자의 서명을 받아내기 위해 행하는 속임수가 다소 황당하나 영화는 쉬무의 엷은 미소로 끝난다. 쉬무 역의 리키타 난디니 쉬무가 튼튼한 연기를 하면서 영화를 혼자 이끌고 가다시피 한다. 루바이야트 호세인 감독(공동 각본 집필). 스트리밍 서비스로 볼 수 있다.

<박흥진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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