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데이빗 카퍼필드의 개인사’(The Personal History of David Copperfield) ★★★★(5개 만점)
▶ 떠돌이생활 등 온갖 고생, 찰스 디킨스 자전적 얘기, 화려한 캐스팅… 훈훈하게
데이빗(데브 파텔)은 여러 가지 난관과 장애를 극복하고 훌륭한 신사 작가로 성장한다.
찰스 디킨스의 자전적 얘기인 ‘데이빗 카퍼필드’를 원작으로 영국 감독 아만도 이아누치(정치 풍자영화 ‘스탈린의 죽음’ 감독)가 감독하고 공동으로 각본을 쓴 생명력과 함께 훈훈한 인간미가 넘치는 코미디 드라마로 장난치듯 즐겁고 재미있다. 특히 눈에 띠는 것은 아시안과 블랙을 포함해 색깔을 무시한 캐스팅으로 주인공 데이빗도 인도계 배우 데브 파텔이 하고 있다.
아주 많은 인물들이 나오는데 이들이 대부분 과장되고 황당무계하며 또 괴팍하게 묘사돼 보는 재미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낙천적이요 생동감 넘치고 또 부드럽고 상냥하고 사뿐하며 정이 가는 영화로 파텔을 비롯한 배우들의 연기들이 모두 훌륭하다.
‘데이빗 카퍼필드’는 1935년 명장 조지 큐커(‘가스등’)가 소년 배우 프레디 바톨로뮤를 비롯해 W.C. 필즈와 라이오넬 배리모어 그리고 모린 오설리반(타잔의 애인 제인 역으로 유명한 배우로 미아 패로의 어머니) 등을 사용해 흑백영화로 만들었는데 좋은 영화다.
19세기. 영화는 성장한 데이빗(파텔)이 런던의 극장 무대에서 자기 얘기를 하는 원맨쇼를 하듯이 시작하면서 데이빗의 목가적인 시골집 어린 시절로 돌아간다. 자유혼을 지닌 투쟁심 강한 데이빗은 남편을 잃은 어머니 클라라(모피드 클락)와 가정부 페곳티(데이지 메이 쿠퍼) 밑에서 자라는데 데이빗을 진짜로 키우는 사람은 페곳티. 데이빗은 어릴 때부터 페곳티로 부터 언어와 글에 대한 사랑을 배운다.
그런데 데이빗의 유약한 어머니가 가학적인 에드워드 머드스톤(대렌 보이드)과 재혼하면서 데이빗의 고생문이 열린다. 에드워드는 자기 여동생 제인(그웬돌린 크리스티)을 집 관리인으로 들여앉힌 뒤 폭군적으로 군림하면서 데이빗을 집에서 쫓아낸다. 그 후 데이빗은 학교와 병 제조공장 등을 여러 곳을 전전하면서 온갖 고생을 하는데 이런 중에도 작가로서의 꿈을 잊지 않는다. 데이빗의 병 제조공장에서 시련과 혹사는 디킨스의 소년 시절의 실제 경험이다.
고생을 하던 데이빗이 비로소 안정과 평화를 찾게 되는 것은 시골에 사는 괴팍하기 짝이 없으나 마음은 상냥한 부자 사촌 아주머니 벳시 트롯우드(틸다 스윈튼이 야단스럽게 뛰어난 연기를 한다)의 돌봄을 받으면서. 데이빗은 벳시에 의해 멋쟁이 신사가 된다.
데이빗이 소년으로부터 신사로 크면서 가는 인생항로에서 만나는 사람들이 다채롭다. 상류 계급 출신의 학교 급우 스티어포스(아뉴린 바나드), 기분 나쁜 사기꾼 유리아 히프(벤 위셔)와 그의 고용주 윅필드(베네딕 웡), 아름답고 총명한 윅필드의 딸 아그네스(로잘린 엘리아자)와 데이빗이 사랑하는 도라(데이빗의 어머니 클라라 역의 모필드가 1인 2역을 한다) 그리고 지극히 낙천적인 윌킨스 미카버 부부(피터 카팔디와 브로나 갤라거) 등이 화려한 캐스팅을 이룬다. 그런데 데이빗의 참 사랑은 아그네스인데도 데이빗은 이를 모른다.
데이빗의 행복과 작가로서의 자기 정체를 찾는 영화로 19세기 영국의 계급과 신분 차이와 당시 큰 병폐이던(요즘도 마찬가지이지만) 부자의 빈자 착취 문제 등도 다루고 있다. 등급 PG. Fox Searchlight. 스트리밍 서비스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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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흥진 편집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