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내로서 바라본 한 물리학자의 고뇌와 애틋한 삶 이야기
▶ ‘율산’ 창업 스토리도 수록
저자 박신애 시인
‘물 그림자 유혹’ 책자 표지
한국인 간호사로, 과학자의 아내로 ,엄마로, 글을 쓰는 문인으로 반세기를 미국땅에서 살아온 박신애 시인이 자신의 삶의 족적을 기록한 ‘물 그림자 유혹’(Temptation of Water Shadow) 책을 출간했다.
박신애 시인은 코로나19으로 지루함에 빠져 있는 자신에게 딸들이 “엄마 이야기를 한번 써 보면 어떻겠느냐’는 권유로 이 책을 쓰게 됐다고 밝혔다. 하지만 그의 마음 한구석에는 물리학의 꿈에 젖어 헤메이다가 아쉽게 성취를 보지 못하고 떠나버린 과학자이었던 남편의 애틋했던 삶을 한번 애기해보고 싶은 생각이 있었기에 책으로 나오게 됐다.
박신애 시인은 수도의과대학 부속 간호학교를 졸업후 국립중앙병원(Medical Center)에서 간호사로 일하다가 스무 살 갓 넘은 나이에 1962년 미국에 왔다. 겁도 없이 단신으로 2년기한의 교환프로그램으로 미국땅에 와 보스톤지역 병원 간호사로 일을 시작함으로 인생 제2막의 새장을 열게 되었다. 그는 이곳에서 거대한 물리학자의 꿈을 안고 유학을 온 신은호(Ernest Shin)박사를 만나 찰스 강변의 데이트를 거쳐 결혼을 하게 된다. 율산(栗山)의 7남 2녀중 장남으로 고등학교 시절 도미해 물리학 연구에 몰두하고 있던 그를 만남으로 ‘율산’집안의 맏며느리가 됐다. 그래서 이책에는 시아버지 호를 따서 ‘율산’이라 이름을 짓고 시동생과 ‘율산’을 창업, ‘신화 창조’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한때 번창했던 기업의 탄생과 추락 스토리도 실려있다.
박신애 시인과 남편 신은호 박사, 네딸과 함께한 가족 사진
1973년 남편이 한국과학원 원자력연구소의 객원 교수로 초청을 받아 11년만에 귀국하게 됐다. 평소에도 문학에 대한 열정과 갈망을 갖고 있던 그는 박목월 시인을 직접 만나 그동안 간간히 적어 놓았던 글을 보여주자 호평을 받은후 문학에 첫발을 디디게 된다. 이 당시 박목월 선생이 직접 책의 서문을 써주는등 도움으로 1974년 5월 ‘고향에서 타향에서’첫 시집을 출간했다. 이후 미국으로 다시 돌아온 남편은 나파(NAPA)에 ‘율산 아메리카”를 창설했으며 ‘율산’(Chesnut Ranch) 목장을 마련, 네명의 딸들이 말을 타고 달리게 해주는등 아름다운 추억도 안겨 주었다.
그후 남편의 건강이 나빠지자 30년 넘게 떠나 있었던 간호사로 다시 일하면서 남편의 병수발을 했다. 그는 일생을 통해 시시떼때로 적어두었던 글들을 공개하자니 부끄럽기도 하지만 이 모두 내평생의 진솔한 생각에는 틀림이 없다고 밝혔다. 400페이지 크기의 책에는 50년 가까이 함께 살아온 배우자와 이별후 남편을 그리워하는 마음을 담은 글이 가득 실려있다. 또 이론 물리학자인 남편을 20대에 만나 보이지 않는 우주의 실체를 연구하고져 싸우는 과학자의 고뇌를 평생 바라보았던 심경도 적고있다.
책을 출판한 북산책의 김영란 대표는 “이 한권의 책을 통해 한 여자의 일생이 얼마나 파란만장하며 남편과의 사별후 깊은밤 홀로 안타깝게 남편을 부르는 애절한 사부곡”이라고 평을 했다. 박신애 시인은 세상을 따뜻한 눈으로 바라보며 ‘고향에서 타향에서’를 시작으로 ‘찬란한 슬픔’ ‘언덕은 더오르지 않으리’등 시와 수필집 소설등 9권의 책을 내는등 평생 글과 함께한 삶을 살아오고 있다.
현재 새크라멘토인근에 거주하는 저자는 재미시인협회 회원으로 집필활동에 몰두하며 병원과 자원봉사단체의 봉사활동으로 여생을 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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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수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