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침엽수들 자태 아름다운 정갈한 등산길

2020-07-10 (금) 정진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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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행가이드 3T ( Thunder, Telegraph, Timber )

침엽수들 자태 아름다운 정갈한 등산길

Telegraph Peak 을 오르면서 뒤로 돌아본 Mt. Baldy

침엽수들 자태 아름다운 정갈한 등산길

Thunder Mountain정상부에서 바라본 등산로 겸 스키활강로


침엽수들 자태 아름다운 정갈한 등산길

Baldy Notch를 오르고 내리는 Ski Lift 풍경



LA County의 최고봉인 Mt. Baldy ( 10064’ )에서 동쪽으로 뻗어가는 산줄기는 Mt. Harwood ( 9552’ )를 지나Baldy Notch ( 7800’ )로 흘러내리다 Thunder Mountain ( 8587’ )에서 꿈틀한다. 다음에 Telegraph Peak ( 8985’ )에서 몸을 세우고 다시 Timber Mountain ( 8303’ )으로 이어진다. 이곳에서 또 Icehouse Saddle ( 7580’ )로 몸을 낮췄다가 Bighorn Peak ( 8441’ )으로, Ontario Peak ( 8693’ )으로 오르고 내림을 거듭한다. 이러한 산줄기의 흐름에서 중간에 있는 3개의 산, 즉 Thunder, Telegraph, Timber를 뭉뚱그려 흔히 ‘3T’로 일컫는다.

일반적으로는 3T의 산행을 꽤 도전적인 것으로 인식하는데, 사실 이는 여러가지 경로로 답파할 수 있다. 첫째로, Icehouse Canyon Trailhead ( 4920’ )에서 등산을 시작하고 끝내는 방법이다. Icehouse Saddle ( 7580’ )에 오른 후, 왼쪽으로 Timber, Telegraph, Thunder를 차례로 답파하고, 다시 그대로 되돌아 나오는 것이다. 돌아오는 길에 Telegraph과 Timber의 정상을 다시 밟을 경우에는 3T + 2T가 되며 3T산행가운데 가장 힘든 방법이다. 왕복 18마일에 순등반고도는 6200’ 내외가 된다.


둘째는, 역시 Icehouse Canyon Trailhead에서 시작하여 3T를 차례로 오르고 나서, Baldy Notch ( 7800’ )를 거쳐 Manker Flats ( 6160’ )으로 하산하는 방법이다. 14마일에 약 5000’의 순등반고도가 된다. Car Shuttle이 필요하다.

셋째는 두번째의 방법과 완전히 반대방향으로 Manker Flats에서 산행을 시작하는 것이다. 산행거리는 14마일로 동일하나 순등반고도가 3800’ 내외가 되어 약간 줄어든다.

넷째는 가장 쉬운 3T산행으로, Baldy Notch까지 Ski Lift를 타고 오른 후, Notch에서 부터 3T를 차례로 오르고 Icehouse Canyon을 통하여 하산하는 방법이다. 10.5마일의 거리에 약 2100’의 순등반고도가 된다.

물론 맨 처음의 방식이 가장 도전적이면서도 아름다운 코스의 산행을 즐길 수 있는 방법이라 하겠는데, 각자의 기량이나 취향 또는 연령에 따라 적절히 선택을 하는것이 중요하겠다.

오늘은 세번째의 방법으로 3T산행을 나서기로 한다. 이 방법은 두번째의 방법에 비해 순등반고도가 1200’쯤이 낮아져서 아무래도 힘이 덜드는 선택이 된다. 특히 요즘처럼 더운 여름철에는 햇볕이 따가운 오후시간에 그늘이 많은 Icehouse Canyon을 통과하고 약수터인 Columbine Springs에서 더위와 갈증을 해소할 수 있다는 잇점이 있다.

만약 산행을 하는 날이 공휴일이나 주말이라서 Ski Lift가 운행되는 경우에는 네번째의 3T산행도 적극 추천할만하다. Thunder Mountain이 스키장이어서 Ski Season에는 3T의 산행은 안된다.

가는 길


LA 한인타운에서 Fwy 210을 타고 동쪽으로 가다가, Claremont 시의 Baseline Road 의 출구로 나온다. Baseline에서 좌회전하여 한 블럭을 가면, Padua Ave 가 되고 여기서 우회전하여 북쪽으로 1.7마일을 가면 신호등이 있는 Mt. Baldy Road를 만난다. 여기서 이 길을 따라 우측으로 7.2마일을 가면 Mt. Baldy Village 에 이른다. 계속 2마일을 더 가면 길이 왼쪽으로 직각으로 꺾이며 지그재그로 경사진 길을 오르게 된다. 대략 3마일을 더 가면 오른쪽으로 캠프그라운드가 있다. 계속 0.3마일쯤을 직진하면 왼쪽으로 차량통제게이트와 등산로 입구가 보인다. 이곳은 1800년대 말에 노새몰이꾼이었던 Fletcher Manker 가 가게를 냈던 곳이어서, Manker Flats ( 6160’ )으로 부르는 곳이다. 인근의 도로변에 주차하고 Adventure Pass 를 걸어 놓는다. ( 만약 Ski Lift가 운행되고 있는 날이어서 이를 이용코자 할 경우에는, 이곳에서 차로 0.8마일을 더 올라가면 Ski Lift의 Lower Station에 이르게 된다. 정규이용료는 20달러이다. )


등산코스

북쪽으로 있는 게이트를 지나서 포장도로를 따라 0.6마일을 가면, 정면으로 100m 쯤의 거리에 San Antonio 폭포가 보인다. 여기서 길이 오른쪽으로 바짝 꺾이며 비포장도로가 되는데 이를 따라 Baldy Notch까지 3마일쯤을 더 올라간다.

오른쪽 계곡 아래로는 Manker Flats와 Baldy Notch를 연결하는 Ski Lift시설이 직선으로 뻗어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스키장 시설과 레스토랑이 구비되어있는 Baldy Notch( 7580’ )에 도착한다. LA시에서는 가장 가까운 스키장인데, 1952년에 Harwood Development회사에서 Thunder Mountain을 중심으로 조성한 시설이다.

오늘의 3T 산행에서 첫번째 봉우리가 되는 Thunder Mountain은 Baldy Notch에서 북쪽으로 나있는 비포장도로로 산행을 시작한다. 진행방향이 곧 동쪽으로 굽어지고 다시 동남쪽으로 또 남쪽으로 굽어진다. 넓게 조성된 비포장도로를 따라 1.5마일을 가면 Ski Lift시설이 있는 Thunder Mountain 정상( 8587’ )에 닿는다.

서북쪽으로 직선거리 3마일쯤의 Mt. Baldy( 10064’ )의 깨끗한 자태가 아름답고도 웅대하다. 동남쪽으로 지척에 있는 산줄기의 왼쪽 고점이 Telegraph Peak( 8985’ )의 정상이다. 산길로 1.7마일이 되는데, Thunder Mountain에서 서쪽으로 나있는 경사로를 100m쯤을 내려가면 왼쪽으로 정갈한 등산로가 있다. 이를 따라 고도 약 8240’ 지점인 Thunder / Telegraph Saddle까지 내려간다. 시야에 들어오는 산 기슭에 관목들의 녹음이 짙고 침엽수들의 자태가 아름다운 정갈한 등산길이다.

Saddle을 지나서는 Telegraph Peak을 향해 Switchback의 편안한 경사로를 오르게 된다. “Three Tee’s Trail”이라는 등산로 표지팻말이 세워진 3거리에 이른다. 직진하면 세번째인 Timber Mountain으로 이어지는데, 우리는 여기서 왼쪽으로 갈라지는 오름길을 택한다. 1/4마일쯤의 걸음으로 Telegraph Peak( 8985’ )에 올라서게 된다.

모진 풍상에 시달리며 우리보다 훨씬 오랜 세월을 살아왔을 Mountain Mahogany들이 정상에 있는 큰 바위와 함께 반겨준다. 이 봉우리에 흔히 전보나 전신의 뜻으로 사용되는 Telegraph 이란 이름이 붙은 것은, 1890년대에 정부의 지질조사단원들이 이 산에 올라가서 직선으로 22마일 거리의 Mt. Wilson 의 동료들과 태양광반사기( Heliograph )를 이용하여 상호간에 통신을 하였던 일에서 비롯됐다고 하니, ‘원거리통신을 한 산’ 이라는 의미를 담은 이름이라고 하겠다.

사방팔방으로 전망이 드넓다. 조금 전에 올랐던 Timber Mountain이 서북쪽으로 바로 아래이고, 우뚝한 Mt. Baldy와 그 주변의 Mt. Harwood( 9552’ ), Pine Mountain( 9648’ ) 등 고봉들이 한 눈에 들어온다. 다음 목표지인 Timber Mountain은 남쪽 편으로 아주 가깝다. Bighorn Peak( 8441’ ), Etiwanda Peak( 8662’ ), Cucamonga Peak( 8859’ ), Ontario Peak ( 8693’ ) 등도 멀지 않다. 멀리 동쪽으로는 남가주의 최고봉인 Mt. San Gorgonio( 10499’ )와 제2봉인 Mt. San Jacinto( 10804’ )의 자태가 푸른 남기에 싸여 더욱 신비로와 보인다. 3T 가운데는 이 Telegraph Peak에서의 전망이 단연 으뜸이다.

아까 지나온 3거리까지 되짚어 내려가 계속 이어지는 등산길을 따라간다. Telegraph Peak에서 마지막 Timber Mountain까지는 등산로로 약 2.7마일인데, Telegraph / Timber의 Saddle ( 7800’ )까지의 약 1.9마일은 대체로 Switchback의 내림길이다. Saddle을 지나서 반마일 남짓의 완만한 오름길을 걸으면, 왼쪽으로 Timber Mountain에서 흘러내리는 능선에 오르게 되면서 “Timber Summit 1/4마일”이라는 팻말이 3거리 왼쪽에 서있다.

여기서 직진하면 Icehouse Saddle에 이르게 되는데, 우리는 일단 왼쪽의 갈림길을 따라 3T의 마지막 봉인 Timber Mountain의 정상( 8303’ )에 오른다. 송림이 울창한 가운데 정상임을 알리는 팻말이 돌무지에 꽂혀있다. 송림에 가려 전망은 제한적이다.

다시 1/4마일을 되내려와서 Icehouse Saddle로 내려간다. 약 1마일을 지나면 Saddle( 7580’ )에 도착한다. 오른쪽으로 내려가는 등산로를 따르는데 산행의 종점인 Icehouse Canyon Trailhead까지 3.6마일이다. 이 Icehouse Canyon의 등산로는 주로 숲이 울창한 계곡을 통과하므로 그늘이 많고 공기가 청량하며 계곡의 아래 구간에는 맑은 시냇물이 흐른다.

Saddle에서 약 1.2마일을 내려오면 등산로 바로 왼쪽에 언제라도 항상 차가운 물을 마실 수 있는 약수터가 있다. 약수터 주위에 새빨간 꽃을 피우는 Columbine( 매발톱꽃 )이 자생한다고 하여 Columbine Springs라 불리는 곳이다. 장거리 산행으로 쌓인 갈증과 피로를 풀 수 있는 소중한 샘물이다.

310-259-6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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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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