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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팝송산책] 여성팬들의 심금을 울린 베스트 3위의 곡 Sad Movies(슬픈 영화) / 노래: Sue Thompson

2020-07-03 (금) 정태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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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팝송산책] 여성팬들의 심금을 울린 베스트 3위의 곡 Sad Movies(슬픈 영화) / 노래: Sue Thompson
“그 어느날 쓸쓸히 나홀로 갔다네. 그이와 나란히 가고 싶었지만 약속을 지킬 일이 있다기에 나홀로 쓸쓸히 그곳에 갔었다네. 밝은 불이 켜지고 뉴스가 끝날 때 나는 깜작 놀라 미칠 것만 같애. 그이와 나란히 앉은 사람은 언제나 다정했던 나의 친구. Oh Sad Movies Always Make Me Cry... 눈물을 흘리며 돌아온 나에게 어머니는 웬일이냐고 물었죠. 그러나 나의 서글픈 대답은 언제나 슬픈 영화는 날 울려줘요. 오 오 오 슬픈 영화는 날 울려줘요.

“올드 팝송팬들 뿐만아니라 가요팬들까지 이 노래를 기억하지 못한 사람이 없을 정도로 국내에서 빅 히트한 음악이다. 1964년 ‘정 시스터스 ‘를 위시하여 많은 국내 가수들이 불러 대중적으로 각광을 불러 일으켰다.

1961년 수 톰슨(Sue Thopmson)이 불러 전세계적으로 화제를 일으켰던 노래다. 라디오를 통해 국내에도 소개되어 사랑을 받았던 곡이며 마치 십대 소녀를 연상케한 발랄하고 깜찍한 그녀의 목소리가 슬픈 사랑의 아픔을 잘 표현하여 국내 여성팬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그러나 대중적으로 알려진 것은 1964년으로 ‘정 시스터스’가 우리말로 번안하여 불러 전국민이 거의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빅 히트했다. 이 노래는 작곡가 존 로더밀크(John Loudermilk)가 작곡하여 거의 무명에 가까운 수 톰슨에게 주었다. 이 노래가 만들어진 계기는 이렇다: 어느 날 작곡가가 그의 연인과 함께 ‘커크 다글라스’가 출연한 영화 ‘스파르타쿠스’를 보러 갔다. 이 영화는 노예로 잡힌 검투사들의 슬픈 얘기를 담은 영화이다. 영화가 끝나고 불이 커졌을 때 민망한 그녀가 눈물을 닦으면서 말했다. ‘슬픈 영화가 날 울리네.’ 그녀의 얘기에 영감을 얻고 만든 노래가 바로 ‘Sad Movies’다. 연인의 한마디에 불멸의 명곡은 그렇게 탄생했다.


수 톰슨은 1925년 미주리주에서 태어난 후 캘리포니아주 산호세로 이주했다. 17세에 결혼하여 20살 때 딸을 낳은 후 이혼했다. 딸을 양육하기 위해 나이트 클럽 등지에서 노래하다가 산호세 소재 라디오 방송국에서 주최한 노래 경연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후 TV와 라디오 방송국 진행자인 듀드 마틴(Dude Martin)의 눈에 들어 그의 밴드에서 노래를 시작했다. 그러던 후 장래가 촉망되는 작곡자를 만나 드디어 1961년 ‘Sad Movie’를 불러 팝계의 신데렐라로 등장했다. 이 노래는 그녀를 가난에서 벗어나게 하는 계기가 되었을 뿐만아니라 성공의 길로 들어서는 징검다리가 되었지만 처음엔 쉽지만은 않았다. ‘Sad Movie’는 그녀 혼자만 취입한 것은 아니었다. 실력있고 재능이 가득한 4인조 여성 보컬 그룹인 레논 시스터즈(Lennon Sisters)도 동시에 이 곡을 발표하여 누가 성공 할 것인가 팝계의 화제거리였다. 더군다나 레논 시스터즈는 당대의 최고 경음악 밴드인 ‘Bill Vaughn 과 그의 오케스트라’ 가 반주를 담당했고 또한 이들은 텔레비전 방송국 연예 프로에 고정적으로 출연하여 인지도 면에서 수 톰슨과 비교가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레논 시스터즈가 쉽게 이길 거라고 예상했다. 결과는 이들의 예상은 빗나갔다. 레논 시스터즈의 노래는 빌보드 차트에서 57위에 머무르는 저조한 성적을 냈지만 수 톰슨의 노래는 5위까지 진출했으며 음반 판매량도 밀리언 셀러를 달성하여 기대 이상이었다. 그녀가 레논 시스터즈를 이길 수 있었던 이유는 2차 대전 후에 출생한 베이비 부머들이 성숙하고 노련한 레논 시스터즈보다 같은 또래의 목소리를 지닌 수 톰슨의 노래를 선택했기 때문이다. 사실 수의 나이는 당시 36살이었지만 앳된 그녀의 목소리는 십대들의 마음을 사로잡아 성공할 수 있었다. 이 노래 성공 후 그녀는 ‘ Norman’, ‘Paper Tiger’ 등의 힛트 송을 연이어 발표했다.

사랑하는 남친이 본인의 가장 친한 친구와 함께 영화관에 들어와 키스하는 장면을 바로 뒷 좌석에서 목격한 한 소녀의 비통한 마음을 담은 이 노래는 지금까지도 여성 팬들의 마음을 울리는 명곡 중의 하나이다. 슬픈 내용의 노래지만 슬로 록 풍의 배경에 당시에 유행하던 가벼운 트위스트 리듬을 가미하여 팬들의 가슴에 슬며시 파고드는 효과를 노린 것 같다. 1990년 어느날 우연히 그녀가 텔레비전에서 이 노래를 부르는 것을 본 적이 있었는데 여전히 생기가 가득차고 발랄한 그녀의 목소리에 필자는 놀란적이 있었다. 그때 그녀의 나이는 65세 였다. 우리가 살고있는 지역 산호세가 배출한 우리들의 연인 수 톰슨의 노래 ‘Sad Movies’를 감상해 보자.

<정태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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