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시 보는 고전 영화 - ‘O.K. 목장의 결투’ (Gunfight at O.K. Corral·1957)
▶ 툼스톤 무대 와이엇 어프 활약, 역사적 결투장면 긴장감 있게…랭카스터와 더글러스 콤비 열연
닥 할러데이와 와이엇 어프(왼쪽부터)와 어프의 형제들이 결투를 위해 O.K. 목장으로 향하고 있다.
파라마운트가 만든 이 영화는 1881년 10월26일 이른 아침 애리조나 주의 작은 마을 툼스톤을 무대로 연방보안관 와이엇 어프 일가 대 소도둑 빌리 클랜튼 일가와 그의 패거리 간에 실제로 있었던 역사적 결투를 그린 명작이다.
미 서부사의 마지막 총격 대결로 알려진 이 결투는 단 30여초 만에 끝났다.
전설적 건맨이 된 강인한 법집행관 와이엇 어프(버트 랭카스터)와 그의 친구로 폐를 앓는 도박사이자 건맨이요 전직 치과의사인 닥 할러데이(커크 더글러스)가 주인공이 되어 치러낸 이 결투는 많은 책과 영화의 소재가 되어 왔다. 존 스터지스가 감독한 이 영화는 존 포드가 연출하고 헨리 폰다가 주연한 서사시와도 같은 ‘황야의 결투’(My Darling Clementine·1949)와 함께 이 결투를 다룬 가장 뛰어난 작품으로 꼽힌다.
이 영화는 서부영화가 갖출 것은 고루 갖추고 있다. *엄격한 보안관과 법을 싫어하는 그의 건맨 친구 *보안관 일가 대 소도둑 일가와의 원한과 증오 *긴 바와 대형 거울이 걸린 소란한 살롱과 도박과 아가씨들 *로맨스 *요란한 총격전 등. 여기에 디미트리 티옴킨(‘하이 눈’ 음악 작곡)이 작곡한 슬프고 운명적인 음악과 프랭키 레인이 떨리는 목소리로 부르는 주제가가 액션 사이사이에 파고들면서 영화의 긴장감 감도는 분위기를 부추기고 있다.
또 화려한 컬러로 광야의 거친 아름다움을 선명하게 보여주는 촬영 등 기술적인 면에서도 탁월한데 특히 완전히 작품 속 인물로 변신한 랭카스터와 더글러스의 콤비와 연기가 멋있다.
30여초짜리 결투는 영화에서는 5분여로 늘어났는데 이 결투 장면을 찍는데 하루 11시간 씩 모두 나흘이 걸렸다. 그런데 랭카스터와 더글러스는 둘 다 처음에는 출연제의를 거부했었다. 그러나 더글러스가 각본을 다시 읽은 후 친구이기도 한 랭카스터에게 “네가 와이엇 역을 맡으면 난 닥 역을 하겠다”고 건의해 함께 출연하게 됐다. 영화에는 론다 플레밍이 어프의 애인으로 나온다.
영화의 무대인 툼스톤(묘비라는 뜻)은 원래 아파치 인디언들의 땅. 1880년대 은광이 발견되면서 건맨과 무법자와 도박사와 광부와 카우보이들이 몰려들면서 총성과 주정과 술집여인들의 교성이 끊어지지 않았던 사막과 태양과 선인장의 땅이다.
O.K.목장의 결투는 1993년에는 커트 러셀(어프 역)과 발 킬머(할러데이 역)가 공연한 ‘툼스톤’(Tombstone)으로 이어 1994년에는 케빈 코스너가 어프로 그리고 데니스 퀘이드가 할러데이로 공연한 ‘와이엇 어프’(Wyatt Earp)로 만들어졌는데 둘 다 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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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흥진 편집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