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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은 오페라 없는 시즌’

2020-06-19 (금) 이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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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F 오페라, 가을 시즌 취소 발표, 김은선 지휘자의 무대도 내년으로 연기돼

▶ 6월 20일부터 3주간 매주 토요일 슈트라우스의‘살로메’등 무료 스트리밍

‘2020년은 오페라 없는 시즌’

9월11일 SF 오페라에서 개막 공연을 이끌 예정이었던 한인 지휘자 김은선씨의 지휘모습

COVID-19로 2020년 가을에 열릴 예정이던 SF 오페라의 모든 공연이 취소됐다. 6월 16일 오전 SF 오페라가 발표한 전문에 따르면 9월 11일에 열릴 예정이던 김은선 지휘자의 가을 시즌 개막 공연이 취소됨과 동시에 개막작으로 열릴 예정이던 ‘피델리오’ 등 12월까지 열릴 예정이던 5개의 작품들이 전면 취소되었으며 ‘피델리오’를 비롯 올 시즌에 준비한 모든 작품들은 차후 오페라 스케줄에 따라 연기 및 전면 취소 될 수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SF 오페라의 매티우 실박 단장은 발표문을 통해 “오페라 관계자들의 건강 및 연습상의 문제 등의 이유로 추계(秋季) 시즌의 오페라 작품들을 비롯한 모든 공연들을 전면 중단하는 가슴 아픈 결정을 내릴 수 밖에 없었다”며 특히 “올 시즌 오페라 디렉터로 새로 임명된 김은선씨와 그녀의 지휘로 펼쳐질 예정이었던 ‘피델리오’ 등이 개최될 수 없다는 사실이 무엇보다도 애석하며 이들 작품들이 차후 오페라 무대에서 꼭 펼쳐질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 하겠다”고 다짐했다. 이로서 한인 지휘자 김은선씨의 상임 지휘자 데뷰 무대는 내년으로 연기됐으며 그녀가 올 시즌 발표하기로 했던 베르디의 ‘에르나니,’ 베토벤의 ‘피델리오,’ 갈라 콘서트 등도 다음 기회로 미뤄지는 운명에 처하게 됐다.

COVID-19로 美國內 모든 공연들이 중단된 가운데 SF 오페라의 가을 공연 취소는 어느 정도 예상된 수순이었다. 2주전 미국 최대 오페라단 뉴욕 메트로폴리탄 및 뉴욕 필 등이2020시즌의 모든 공연 스케줄을 중단한다고 발표, SF 베이지역 공연계에도 짙은 먹구름이 드리워진 바 있었다. SF 오페라에서 ‘피델리오’를 맡을 예정이었던 김은선 지휘자를 대신하여 ‘피델리오’를 연습해 왔던 캐롤라인 H. 훔 지휘자는 “피델리오를 준비하면서 베토벤을 생각했다”며 ‘역경 속에서 별은 더 빛나는 법’이라는 베토벤의 말을 상기하며 “코로나 사태를 극복하고 다시 만나는 날 우리는 각자의 가슴 속에 살아있는 별들을 통해 더욱 예술적으로 도약하는 계기가 될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 다”고 스스로 격려하기도 했다.

SF오페라가 가을 시즌으로서 9월 11일부터 12월 6일까지 계획한 작품들은 새 프로덕션 베토벤의 ‘피델리오’를 비롯 모차르트의 ‘코지 판 투테,’ 폴 루더스의 서부 초연작 ‘The Handmaid’s Tale,’ 베르디의 ‘리골레토,’ 푸치니의 ‘라보엠’ 등이다. SF오페라는 2021년 4월 25일을 새 개막일로 잡고 로시니의 ‘세빌리아의 이발사’를 공연하기로 결정했으며 알렉산더 젬린스키의 컴퍼니 개막작 ‘난장이(Der Zwerg)’ 역시 봄철 대체 시즌 중에 공연하기로 결정했다. 컴퍼니는 또 가을 시즌 공연을 예약한 관객들에게 전액 환불 조치 및 도네이션 등의 프로그램을 가동, 팬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발표했다. 한편 SF오페라는 가을 시즌 공연이 취소됨에 따라 6월 20일부터 3주동안 www.sfopera.com을 통해 3편의 오페라(살로메, 마농, 수잔나)를 매주 토요일~ 일요일 밤12시까지 무료 스트리밍한다.


한편 SF 워 메모리얼 오페라 하우스측은 3월 7일부터 5월까지 SF 워 메모리얼 오페라 하우스에서 열리기로 했던 SF 발레의 프로그램들을 2021년 5월부터 8월까지 열기로 재조정했다고 발표했으며 SF 오페라의 베네핏 콘서트, 오페라 볼, 브라보 클럽 갈라 콘서트 등도 내년 시즌 동안 대체 프로그램으로 여는 방안을 강구 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SF오페라 등 가을 시즌 공연이 전격 취소된 가운데 ‘팬텀 오브 오페라’ 등을 성공적으로 치러낸 한국과 6월부터 일부 관객들에게 입장을 허용하고 있는 바바리안 스테이트 오페라의 독일 등이 있어 COVID 19로 인한 공연계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뮌헨의 바바리안 스테이트 오페라는 6월부터 제한적으로 공연 입장을 일부 팬들에게 허용하고 가을 시즌의 정상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며 방역 수칙을 철저히 준수하는 가운에 공연 정상화 목표를 이끌어 낼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다.

반면 미국내 대표적인 공연단 뉴욕 멧츠는 2주전에 이미 COVID-19에 이어 조지 플로이드 사망 폭동 사태까지 겹쳐 스케줄 정상화를 접었으며 멧츠 오케스트라 단원들은 지난 3월부터 현재까지 실업자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SF오페라 및 SF심포니 등은 9월 초 개막 일정을 일단 밀고 나갈 것으로 예측됐으나 오페라가 먼저 손을 듦으로서 심포니 및 8월말에 열릴 예정이던 KAMSA 오케스트라 공연 등 베이지역 한인 공연계 역시 같은 전철을 밟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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