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렵게 이룬 로맨스, 그 뒤 숨겨진 광기… 그래도 못 잊을 애틋한 사랑
2020-05-22 (금)
▶ 다시 보는 고전 영화 ‘제인 에어’ (Jane Eyre·1944)
▶ 샬롯 브론테의 소설 영화화
로체스터(왼쪽)와 제인은 불멸의 사랑을 통해 재회한다.
영국의 자매작가 샬롯 브론테의 동명소설을 원작으로 로버트 스티븐슨이 감독한 영원한 사랑의 흑백 드라마로 폭스 작품이다. 샬롯의 동생인 에밀리가 쓴 ‘폭풍의 언덕’(Wuthering Heights)도 불멸의 사랑의 이야기로 윌리엄 와일러가 감독하고 로렌스 올리비에와 멀 오베른이 주연한 흑백영화로 만들어졌다.
고아원 출신의 제인 에어(조운 폰테인)는 고생 끝에 성장해 요크셔 벌판에 있는 대저택 손필드 홀의 주인 에드워드 로체스터(오손 웰즈)가 돌보고 있는 어린 소녀 아델의 보모 겸 가정교사로 입주한다. (어린 제인의 고아원 시절 그의 친구로 나온 소녀가 엘리자베스 테일러다.)
로체스터는 침울하고 위압적이며 비밀에 싸인 남자로 그와 제인 간에 감정이 싹트면서 제인은 이 남자를 깊이 사랑하게 된다. 둘은 결혼을 약속하나 저택 다락방에 로체스터의 미친 아내가 살아있다는 것을 안 제인이 저택을 떠난다.
그 후 제인은 온갖 역경에 처해 고생을 하면서도 로체스터를 잊지 못한다. 그리고 어느 날 느닷없이 공중에서 “제인” 하면서 부르짖는 로체스터의 음성이 들려오자 제인은 황급히 손필드 홀로 달려간다. 저택은 로체스터의 아내가 지른 불로 전소되고 제인은 폐허에 남아 있는 눈이 먼 로체스터와 뜨거운 포옹을 나눈다.
로맨스, 광기, 공포 및 감정의 모든 요소를 지닌 사랑의 이야기로 연기와 음울하고 황량한 흑백촬영과 음악과 세트 등이 모두 훌륭한 영화다. 특히 양처럼 온순한 폰테인과 폭군적인 웰즈의 대조적 연기가 좋은 조화를 이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