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워시더헤이트’ 혐오범죄 씻어내기

2020-05-20 (수) 이은영 사회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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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관련 트럼프 대통령 기자회견장. 트럼프 대통령은 독감에 걸려 죽은 사람을 본적이 없다고 호언장담했다.

3월 중순,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19 대응책으로 유럽인의 미국 입국 전면 중단을 발표하며 미국 집단감염이 유럽여행자들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4월말, 공식석상에서 코로나바이러스를 우한 바이러스라고 언급해온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이 코로나19가 확산되기 전에 막을 수 있었다고 비난했다.


그리고 5월3일, 워싱턴DC에서 열린 타운홀 미팅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바이러스가 중국 우한의 한 연구소에서 발원했다는 증거를 가지고 있다고 주장하며 곧 보고서가 나올 예정이라고 밝혔다.

코로나19 사태로 전세계 사람들이 고통스러운 시간을 통과하고 있는 동안 국가와 국가 사이, 정부와 국민 사이, 주정부 및 지방정부와 주민 사이에 갈등과 불만이 쌓이면서 책임론이 거론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19의 원인으로 중국을 거듭 거론하는 동안 일부 미국인들 정서도 서서히 반아시안 감정으로 깊어가고 있다. 이것은 기존 인종차별과 다른 양상으로 나타나고 있다. 소셜미디어에는 아시안들에게서 코로나바이러스가 왔기 때문에 아시안 업소에서 투고하지 않겠다, 아시안 운영업소에 가면 바이러스가 옮는다는 주장 등 피해사례가 보고되고 있다.

연방수사국(FBI)은 2003년 사스가 확산됐을 당시 아시안 증오범죄 발생 전례에 따라 향후 코로나19로 인한 범죄가 급증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이런 가운데 아시안 아메리칸 광고대행사 IW그룹이 경제 재개와 아태문화유산의 달이 맞물린 시기에 반아시안 정서 확산 방지를 돕기 위해 영화와 TV에서 활동하는 아시안 아메리칸 유명인들이 힘을 합쳐 차별문제를 지적하는 소셜미디어 캠페인 ‘#워시더헤이트(WashTheHate)’를 시작했다. 30초 흑백광고에서 혐오범죄 피해자들의 고통에 공감을 요청하며 모든 커뮤니티의 단합이 필요함을 호소하고 있다.

코로나19가 사람과 사람, 사람과 지역사회를 단절시키고 감염되면 고통과 죽음에까지 이르게 하는 것처럼 이로 인한 반아시안 정서 역시 단절과 함께 아시안 아메리칸의 정체성을 죽인다. 코로나19 전염을 막기 위한 워시핸즈(Wash Hands)처럼 반아시안 정서를 없애기 위해 ‘워시더헤이트(WashTheHate)’가 필요하다.

코로나19 이후 뉴노멀시대 정서적 코로나바이러스인 반아시안 감정을 없애기 위해서 아시안 아메리칸 커뮤니티는 어느 때보다도 지역사회와 연결을 선택해야 한다. 앤서니 파우치 국립알러지전염병 연구소 소장이 언급한 ‘터널 끝 빛을 보기’를 희망하며 어두움 속에서 빛을 찾아 걸어나가야 한다.

<이은영 사회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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