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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그 이후

2020-05-18 (월) 옥승룡 목사 갈보리장로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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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릴랜드와 버지니아가 1단계 오프닝을 계획하면서 코로나19 이전의 정상생활로 돌아가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 백신과 치료제가 개발되면 수 년 내로 코로나19은 더 이상 인류를 위협하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그것으로 끝일까? 코로나19에 의한 감염문제가 해결되면, 바이러스의 공격으로부터 온 인류가 자유로워지게 될까? 그렇지 않을 것이다.
지난 수 십년 동안 인류는 계속적인 바이러스의 공격을 받아왔다. 1980년 대에 에이즈가 나타나면서 세상을 놀라게 하더니 에이즈가 잠잠해지자 2003년에 사스 (SARS)가 나타났다. 사스가 없어지자 2009년에 돼지독감 (H1N1)이 왔고 2012년에 메르스 (MERS)가 세계를 긴장시켰으며 이번에 코로나19이 나타났다. 2014년에서 2016년 사이에는 서북 아프리카에 에볼라가 창궐했었다.
지난 몇 십년 동안 에이즈, 사스, 돼지독감, 메르스, 에볼라, 코로나19이 인류를 공격했는데, 코로나19을 마지막으로 바이러스가 공격을 멈출 것이라고 그 누구도 장담하지 못할 것이다.

이번 코로나19에 대해 감사한 것은 치사율이 다른 바이러스에 비해 높지 않다는 것이다. 사스의 치사율은 15%였고 메르스는 34%였으며, 에볼라는 평균 50%였다. 반면에 코로나19의 치사율은 미국이 5.9%, 한국은 2.4%이다. 전세계적으로는 6.9%이다. 사스, 메르스, 에볼라로 가면서 치사율이 점점 높아지더니 코로나19에 와서 뚝 떨어졌다. 반면에 전염율은 급등했다. 전염력은 같은 코로나 바이러스 계통인 사스의 1,000배라고 한다.
생물학적으로 가능할 지 모르지만, 만일 높은 치사력과 높은 전염력을 가진 바이러스가 나타나면 어떻게 하나 하는 걱정을 하지 않을 수 없다. 같은 코로나 바이러스 계통인 사스나 메르스 바이러스가 코로나19 바이러스와 합쳐지는 변이를 일으켜 공격한다면, 인류는 엄청난 피해를 입을 것이다.
코로나19 바이러스는 벌써 변이를 일으키고 있다. 미국과 유럽에 만연한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중국의 것과 달라서 전염력이 더 높다고 한다. 또 변이된 바이러스 때문인지 아직 확인되지 않았지만, 뉴욕주에는 2세에서 15세 사이의 아이들에게 전형적인 코로나19 감염 증상이 아닌 괴질이 나타나고 있다. 지난 11일까지 93명의 아이들이 괴질증상으로 입원했으며 5명이 사망했다. 그리고 뉴욕주 뿐만 아니고 유럽과 중동에도 이러한 환자들이 있다고 하며 일본에도 나타나기 시작했다고 한다.
그래서 Los Alamos National Laboratory는 만일 이번 여름까지 코로나19이 잡히지 않는다면, 지금 개발되고 있는 백신이 효과를 발휘하지 못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지금 개발되고 있는 백신은 이미 존재하는 코로나19을 근거로 만들어지고 있기 때문에, 그 백신이 효과를 발휘하지 못할 변이가 코로나19 바이러스에 일어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 다음에 올 바이러스를 미리 막을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없을 것이다. 있다면 에이즈가 왔을 때 사스가 오지 못하도록 막았을 것이고 사스가 왔을 때, 메르스, 돼지독감, 에볼라, 코로나19이 오지 못하도록 조치를 취했을 것이다. 공격을 받은 후에 피해를 줄이기 위한 조치만 했을 뿐, 바이러스의 공격을 미리 막지 못했다. 그래서 다음에 인류를 공격할 바이러스를 막을 수 있는 물리적인 방법은 없다. 단지 바이러스의 근원이 될 수 있는 동물들을 면밀히 조사하여 주의를 기울이고, 공격을 받았을 때 빨리 봉쇄조치를 취하면서 백신과 치료제를 개발하는 것 밖에 다른 대책이 없다.

그러나 막을 방법이 전혀 없는 것도 아니다. 무너진 자연질서가 회복되면 바이러스는 더 이상 사람을 공격하지 않는다. 성경을 보면 인류 역사 초기에 자연질서가 무너진 것을 알 수 있다. 태초에 사람과 자연은 아름다운 관계를 유지하고 있었다. 사람은 자연에게 피해를 주지 않아도 생존할 수 있었고 자연도 사람에게 피해를 입히지 않았다. 그러나 사람들이 조물주에게 불순종하면서 이 아름다운 관계가 파괴되었다. 사람들은 에덴동산에서 수고하지 않고 식량을 구할 수 있었지만, 자연질서가 파괴되자 땅이 고분고분 사람에게 식량을 내주지 않게 되었다. 땅은 엉겅퀴와 가시덤불을 내면서 사람의 생존을 방해하기 시작했고 사람은 이마에 땀을 흘려야 생존할 수 있게 되었다. 사람과 자연 사이의 질서가 무너지면서 아름다운 공존이 힘들게 된 것이다.

바이러스가 인류를 공격하는 것은 이 무너진 자연질서의 한 부분이다. 바이러스는 새로운 숙주인 사람을 공격하고 사람은 자신을 공격하는 바이러스를 파괴하도록 자연질서가 훼손된 것이다. 그래서 온 인류가 바이러스의 공격으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는 유일한 길은 이 무너진 자연질서가 회복되는 것뿐이다. 그 때까지 우리는 새로운 숙주를 끊임없이 찾고 있는 바이러스의 공격을 받아야 한다. 무너진 자연질서가 회복되어 바이러스의 공격으로부터 자유로워지는 날이 어서 빨리 오기를 간절히 바란다.

<옥승룡 목사 갈보리장로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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