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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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사랑하지 않는 자존감 결핍

2020-05-18 (월) 정다운 카운슬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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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하며 경험한 것은 대부분의 청소년은 우울증, 불안감, 자살 생각으로 상담실 문을 두드린다는것이다. 조금 더 깊은 대화를 통해 왜 그런 증상들이 나오게 되었는지 살펴보면 마음 한구석에서는 낮은 자존감이라는 큰 덩어리가 발견된다. 한 청소년 내담자는 “선생님, 친구들과 얘기할 때면 계속 눈치를 살피게 돼서 친구들 만나는 게 힘들어요. 혹시 내가 말한 것에 대해 상대방이 기분 나빠하지는 않을지, 말실수를 한 것은 아닐지 마음이 불안하기도 하고 저 사람은 날 어떻게 생각할지, 날 싫어하게 되면 어쩌나 계속해서 마음이 힘들어요.”라고 설명한다.

자존감이란 자아존중감(Self-esteem)이라고도 부르며 자신이 사랑받을 만한 가치가 있는 소중한 존재이고 어떤 성과를 이루어낼 만한 유능한 사람이라는 스스로에 대해 믿는 마음이다. 보통 어린 시절 현실을 경험하며 인간관계, 특히 부모자녀와의 관계에서 자신이 어떤 존재인지 정립해가는 과정을 통해 자신을 평가하며 만들어내게 되는데 그 경험이 긍정적이면 높은 자존감을 갖게 되고 부정적이면 낮은 자존감을 갖게 된다.

한 포털사이트의 조사에 따르면 직장인은 행복해 보이는 지인의 SNS를 볼때, 취업이 안될 때, 가족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할 때, 친구 또는 상사와의 갈등 중, 외모가 불만족스러울 때 자존감이 낮아진다고 대답했다. 또한, 노인 상담을 하다 보면 은퇴 후 돌아보는 지난 과거에 대한 회의감과 바쁜 자녀들로부터의 소외감, 늙어버린 자신을 찾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는 절망감에 심적인 어려움을 호소한다. 이렇게 전 연령이 낮은 자존감을 가질 수 있으며 특히, 이민생활을 하는 한인 같은 경우에는 언어의 어려움, 문화의 차이, 인종차별 등 더 많은 요인들로 인해 높은 자존감을 갖기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한다.
하지만, 매 순간 기분이 변하는 것처럼 자존감의 수준도 변할 수 있기에 스스로 노력하면 누구나 자존감을 높이며 자신 스스로를 만족하는 건강한 삶을 살 수 있다. 그러므로 자신을 조금 더 이해하고 사랑할 방법들을 나눠보고자 한다. 먼저, ‘나는 누구인가’에 대한 생각을 해보며 스스로를 평가해 보는 시간을 갖는다. 지피지기면 백전백승(知彼知己, 百戰百勝)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 번을 싸워도 백번을 이긴다’라는 옛말과 같이 나를 알아야 내 자존감을 깎아 먹는 스스로와 싸워 이길 수 있다. 그다음으로는 ‘발견한 나’를 그대로 인정해주는 것이다. 자신이 한 행동, 언어, 습관, 생각 등을 그대로 인정하며 있는 그대로의 나를 받아들이게 되면 나를 평가하는 다른 사람으로부터의 적대적인 이야기에 예민하게 받아들이지 않고 스스로를 비판하는 마음이 줄어들 수 있다.

실질적인 방법으로는 자존감 일지를 써보는 것이다. 일과가 끝난 후 ‘오늘 내가 잘 한 것은 무엇이었는지’, ‘스스로를 자랑스럽게 여겼던 일은 무엇이었는지’, ‘긍정적인 경험은 무엇이었는지’ 등 내가 잘한 것에 중점을 두어 스스로를 인정하고 칭찬해 주는 시간을 갖는다. 예를 들면, 아침에 나를 위한 건강식을 만들어 먹었다, 약속 시간에 늦지 않게 도착했다, 아침에 일어난 후 이부자리를 정리했다 등 거대한 성취가 아닌 작고 세세한 것을 생각해보면 조금 더 쉽게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응원 카드를 만들어보는 것이다. 마음에 드는 박스를 하나 만들거나 구매하여 그 박스 안에 스스로를 응원할 수 있는 여러 가지의 카드를 넣어 마음이 힘들거나 지칠 때 혹은 좌절감이나 절망감이 올 때 하나씩 뽑아서 스스로를 응원하는 것이다. 예를 들면, 너의 삶을 포기하지마, 너는 소중한 사람이야, 잘하고 있어, 너는 너 다울때가 제일 빛이나 등 자신이 원하는 말을 적어 자신으로 부터 위로를 얻고 힘을 얻는 것이다. 이렇게 스스로를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인정하는 습관을 길러줌으로써 조금씩 자존감을 높이며 다른 사람으로부터의 인정과 사랑이 아닌 스스로를 사랑하는 법을 배워보기를 바란다.

<정다운 카운슬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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