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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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의창] 코리아, 명품 브랜드가 되다

2020-05-18 (월) 김영미 (월넛크릭한국학교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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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때 미국에 출장와서 반년을 살다간 적이 있다. 한국이란 나라를 많이 모르던 시절이라 나를 만나는 사람마다 일본에서 왔냐, 중국에서 왔냐고 물었다. 설사 한국을 알더라도 노스코리아와 사우스코리아의 차이를 모르는 경우가 허다했다.

그런데 최근 몇 년간 코리아의 위상은 눈부시게 높아졌다. 세계 젊은이들의 정체성 혼돈과 방황에 격한 공감을 불러일으키며 단번에 세계 대중음악사에 한 획을 그은 BTS는 상처를 보듬는 놀라운 치유력으로 음악 그 이상의 메시지를 전해주고 있다. 작년 한 해 한국영화 ‘기생충’은 세계 주요 영화제를 모두 석권하며 영화사의 기록을 갈아치웠다.

한국의 진면목은 철저하고 과학적인 코로나 방역에서도 나타났다. 창의적이고 의연한 대처능력은 세계의 귀감이 되었을 뿐만 아니라 코리아의 엄청난 잠재력을 과시했다. 연일 각국의 언론들은 한국의 코로나19 대응, 드라이브 스루나 워크인 검사시설, 놀라운 검사건수, 신속한 진단키트 개발, 추적조사를 통한 감염차단 등에 감탄을 쏟아냈다.


지난 5월 5일에는 예상치 못한 호재가 또 찾아왔다. 미국 스포츠매체인 ESPN이 독점방송계약을 하고 미국 MLB 팬들을 위해 사상 처음으로 KBO 한국프로야구 경기를 생방송 중계하기 시작했다. 수준차 나는 야구경기가 과연 미국 팬들에게 호감을 줄까 하는 기우와는 달리 열광 수준이다. 한국프로야구팀이 미국처럼 도시 기반이 아닌 삼성, 기아, 현대, 롯데, LG 등의 익숙한 기업브랜드인데다가 팀명도 자이언츠, 라이온스, 타이거스 등이라 동질감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다. 특히 지역 기반의 야구팀이 없는 노스캐롤라이나(North Carolina)는 한국 엔씨소프트회사의 프로야구팀인 NC 다이노스(Dinos)를 보고 열광했다. 공교롭게 노스캐롤라이나주 이니셜이 같다는 관계로 다이노스의 티셔츠가 온라인에서 인기리에 팔리고 있는 실정이다.

이제 코리아는 강소국의 이미지를 확실히 했을 뿐만 아니라, 문화, 예술, 과학, 체육 등 그 어느 하나 놓치지 않고 사회 전 분야가 꽃피는 명품 국가가 되었다. 미국에 사는 동포로서 뿌듯하고 자부심이 넘친다. 우리 자녀들도 자긍심이 높아졌다. 미국 내에서도 동포들끼리 연대하고 힘을 모아 명품 코리아의 모습을 이어나가는 노력이 필요할 것 같다.

<김영미 (월넛크릭한국학교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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