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시 보는 고전 영화 ‘하이 눈’ (High Noon·1952)
▶ 복수하려는 악당들과 홀로 맞서는 보안관 대결, 프레드 진네만 감독 사회비판 ‘어른들 웨스턴’
윌 케인이 마을을 누비고 다니면서 주민들에게 도움을 요청하고 있다.
‘지상에서 영원으로’ 등으로 오스카상을 세 번이나 받은 프레드 진네만이 감독한 이 영화는 서부영화의 기념비적 작품으로 영화의 내용 전개 시간이 85분의 상영시간과 같아 긴장감과 사실감이 절정을 이룬다. 경제적인 연출, 빈틈 없이 짜여진 각본, 뉴스 필름을 보는듯한 사실감이 가득한 촬영, 군더더기 없는 편집, 절망감을 부추기는 주제가 등이 완벽한 조화를 이루고 있다.
또 ‘하이 눈’은 영화의 이런 외부적 완전성 이외에도 제작 당시인 1950년대 초 미국의 정치, 사회, 법률제도의 허점과 폭력의 우행까지를 통렬히 비판, ‘어른들을 위한 웨스턴’이라고 불린다. 진네만도 이 영화를 “이것은 단순한 웨스턴 영웅의 얘기가 아니라 웨스턴이라는 틀 안에 오늘 날의 심각한 주제를 다고 있다”고 말했다.
영화는 텍스 리터가 “두 낫 포세이크 미, 오, 마이 달린”이라고 저음으로 호소하는 주제가를 배경으로 깔고 킬러 프랭크 밀러의 졸개들이 말을 타고 들판을 지나 작품의 무대인 해들리빌의 기차역으로 모여드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1880년 일요일 오전 10시30분. 뉴멕시코 주의 작은 마을 해들리빌. 이제까지 마을 보안관을 지낸 윌 케인(게리 쿠퍼)이 퀘이커교도인 에이미(그레이스 켈리)와 결혼식을 올리고 새 삶을 위해 마을을 떠나려는 순간 킬러 프랭크 밀러(이안 맥도널드)가 형을 살고 출소했다는 전언이 날아든다.
프랭크는 윌이 체포해 옥살이를 한 자로 윌에게 복수를 하기 위해 이 날 정오에 마을에 도착하는 기차를 타고 온다는 것. 기차역에는 프랭크의 동생과 2명의 건맨이 프랭크를 기다리고 있다. 주민들의 권유에 따라 마차를 몰고 에이미와 함께 마을을 떠나 달리던 윌이 “나는 한 번도 누구를 피해 도망 간 적이 없다”며 마을로 돌아간다. 마을에서 프랭크를 맞을 채비를 하는 윌에게 에이미는 같이 마을을 떠나지 않으면 혼자라도 가겠다며 기차표를 산다.
한편 윌의 보안관보였던 하비(로이드 브리지스-제프 브리지스의 아버지)는 윌이 떠나면 자기가 보안관이 되려는 야심과 함께 자기의 애인으로 동네 살룬 주인인 헬렌(케이티 후라도)이 과거 윌의 애인이었다는 점 등으로 윌의 도움요청을 거절한다. 윌은 마을을 누비고 다니면서 주민들에게 도움을 청하나 누구도 이에 응하질 않는다.
이에 윌은 혼자서 프랭크 일당과 대적하기로 마음먹고 유서를 쓴다. 보안관 사무실의 벽시계의 바늘이 정오를 가르치는 순간 기적 소리와 함께 프랭크가 기차에서 내리고 에이미는 역시 마을을 떠나기로 한 헬렌과 함께 기차에 오른다. 프랭크 일당이 인적이 끊긴 마을에 들어서고 이어 총소리가 들리자 에이미가 기차에서 뛰어내린다.
프랭크의 졸개 2명을 처치한 윌이 프랭크에 의해 가게 안으로 쫓겨 들어간다. 에이미가 뒤에서 쏜 총탄에 또 한 명이 쓰러지나 에이미는 프랭크의 인질이 된다. 이에 윌이 거리로 나서는 순간 에이미가 프랭크의 얼굴을 할퀴면서 윌의 총이 불을 뿜는다. 윌은 몰려든 주민들 앞에서 보안관 배지를 땅바닥에 내던지고 에이미와 함께 마차를 타고 마을을 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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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흥진 편집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