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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기지 납부유예가 융자에 미치는 영향

2020-05-14 (목) 배준원 / Vice President Greenway Funding Grou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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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아직도 크게 주춤하는 기미가 보이지 않는 이번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가 하루빨리 가라앉기를 희망한다. 최근 다시 최저점을 기록하는 이자율 덕분에 재융자 러시가 다시 일어나는 형국이다. 최근 재융자를 희망하는 이들의 대부분은 현재 갖고 있는 융자를 얻은 지 얼마 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불과 1-2년 전 혹은 수개월 전에 주택융자를 얻었던 많은 이들이 최근 다시 최저점을 기록하는 이자율 때문에 재융자 문의를 많이 하곤 한다.

3% 아래로 희망하는 30년 고정 모기지와 2% 중반대를 기록하는 15년 고정 모기지는 말 그대로 이제 2%대의 모기지 시장을 열어가고 있다. 사정이 그렇다보니 코로나 사태의 어려운 경제여건에도 불구하고 자격요건이 되는 많은 사람들의 재융자에 관한 관심은 더 늘어나는 것 같다. 이즈음 발견된 아주 중요한 사실 하나를 오늘 독자들과 나누고자한다.

최근 많은 이들이 모기지 납부유예를 신청했고 또 그 혜택에 관심을 가진다고 본다. 문제는 모기지 납부 유예가 향후 개개인의 융자자격여부에 크게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이다. 최근 발표에 따르면 모기지 납부 유예를 한 기록을 갖고 있는 이들에겐 향후 융자신청자격에 심각한 제한이 발생한다. 주택융자 채권의 대다수를 소유하고 있는 양대 국책모기지 은행인 Fannie Mae와 Freddie Mac의 최근 발표에 따르면 모기지 납부 유예를 신청한 기록을 갖고 있는 이들의 신규 모기지 채권을 매입하지 않기로 한다. 즉, 누군가가 현재 갖고 있는 모기지에 대해 납부유예를 신청하고 나면 그 기록이 남게 되고 결국 이 기록이 향후 새로운 주택융자대출을 얻는데 절대 불리한 요소로 작용하게 된다. 실례로, 최근 모기지 납부유예를 신청한 기록을 갖고 있는 이들이 최근 낮은 이자율에 재융자를 신청하고서 거절되는 사례들이 속출하고 있다.


지난번 CARES Act(Coronavirus Aid, Relief, and Economic Security Act)의 일환으로 최소 3개월에서 최장 6개월까지 모기지 납부유예가 허용되고 또 수개월간 모기지 페이먼트를 납부하지 못한다고 해도 연체로 기록되지 않고 크레딧에도 악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것은 사실이다. 뿐만 아니라 모기지 페이먼트를 내지 않는다고 당장에 주택차압이 이뤄질 수도 없게 된 것 또한 사실이다. 실제로 모기지 납부 유예를 승인받은 이들의 크레딧을 확인한 결과 납부하지 않은 모기지 페이먼트로 인한 크레딧 점수에 어떤 나쁜 영향도 미치지 않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다만, 해당 모기지 계좌가 현재 납부유예(forbearance) 중이라는 기록은 크레딧 상에 나타난다. 여기서 주의 해야할 것이 바로 이 기록, 즉 모기지 납부 유예가 현재 모기지와 크레딧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지만 향후 대출 자격에 큰 제한을 두게 한다. 쉽게 말하자면, 모기지 납부 유예 신청은 지금 당장에 힘든 이들에게 도움을 주기도 하지만 동시에 미래에 대출자격을 제한하는 요소로 작용한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따라서 지금 충분히 페이먼트를 할 수 있다면 페이먼트를 미루지 말고 제때 납부하기를 권한다.

모기지 납부유예는 결코 탕감이 아니다. 일시적으로 페이먼트 납입을 미뤄주는 것일 뿐이다. 이를 받아들이는 것은 결국 나 스스로가 지금 힘들다는 것을 인정하고 도움을 요청하는 것임을 인지하길 바란다. 이번 코로나 사태를 통해서 대출은행들 또한 시장을 바라보는 시각이 바뀌게 되었다. 이제는 하나라도 더 상품을 유치하고 대출 기회를 늘려서 수익을 창출해야하던 자세에서 벗어나 위기관리가 최우선이 되는 시각으로 변화되고 있다. 즉, 융자신청인 스스로가 나 지금 어렵다고 도움을 요청한 기록을 갖고 있는 마당에 그들에게 기존융자는 납부유예로 도움을 주고 또 다시 새로운 대출을 무리 없이 해줄 것으로 기대를 한다면 잘못된 판단이다.

모기지 납부유예, 지금 당장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이들에게 순기능으로 작용할 수 있도록 선별할 수 있는 지혜를 우리 모두가 가지길 기대한다.
문의 (703) 868-7147

<배준원 / Vice President Greenway Funding Grou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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