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오늘 하루 이 창 열지 않음닫기

[종교인칼럼] 격리를 즐기자

2020-05-14 (목) 강순구 목사 (성령의 비전교회 담임)
크게 작게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대부분의 사람들이 자가 격리되어 있다.직장인들도 대부분 집에서 재택 근무를 하고 교회도 많은 교회가 온라인으로 예배를 드리고 있다. 우리 교회도 어느 분의 도움으로 온라인 예배를 드리게 되었고 헌금도 온라인으로 하고 있다. 교회는 모이는 것이 핵심인데 모일 수 없으니 서로 삶을 나누는 데에 아쉬울 수 밖에 없다.스몰 비지니스 하는 분들은 아예 수 개월 째 문을 닫고 있는 실정이고 직장인들도 집안에서 일을 하는데 집중이 되지 않아 효율이 나지 않는다고 불평을 한다.가족 모두가 스트레스를 받게 되고 또 많은 가정은 경제적으로 어려워지다 보니 조그만 일에도 서로의 감정이 상하는 일이 잦고 크고 작은 갈등이 끊이지 않는다. “도데체 언제 풀리는 거야?”많은 사람들이 힘들어 하지만 쉽게 풀릴 것같지 않다. 그런데 이런 상황을 피할 수 없다면 불평할 것이 아니라 환경에 순응하는 것은 어떨까? 아무리 짜증을 내고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소리쳐 봐야 바뀌는 것은 없으니까.

나는 그동안 미루어 왔던 우리 집 뒷마당 조경 작업을 시작하였다. 벽돌을 깔고 잔디를 심고 나무를 옮겨 심었다. 아내가 좋아하는 텃밭도 만들어 호박, 쑥, 깻잎 등을 심었다. 덕분에 팔, 다리에 근육이 생기고 체중도 4-5파운드 빠져 스트레스를 받기는 커녕 건강도 컨디션도 요 몇년 중에 제일 좋은 것같다. 뒷 마당 콩크리트 작업을 끝으로 조경이 마무리되면 그동안 잘 읽지 못했던 굵직한 책들을 읽을 예정이다. 성경도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한번 정리해볼까 한다. 틈틈이 조깅도 해야지. 내가 사는 트레이시는 한적한 교외니까 사람도 별로 마주치지 않는다. 이게 얼마만에 갖게 되는 휴식과 여유인가? 코로나 바이러스가 아니었으면 절대로 가질 수 없는 귀중한 시간을 나는 즐기고 있다.”인생이 별 것인가? 사람 생각하기 나름이지.”지금이 좋다고 생각하고 만족하면 그게 천국 아닌가?

2년 전 처음 트레이시로 이사를 결정했을 때 많은 사람들이 말렸다. “그곳은 너무 멀어.” ” 외로워서 어떻게 살아?” 심지어 어떤 분은 “그곳에 풍토병이 있어 건강에 안좋아.”라고 저주에 가까운 말을 하기도 했다. 이곳으로 이사 온 첫 해에 유난히도 산불이 많아 이지역 공기가 말할 수 없이 나빴다. 또 여름 기온이 생각보다 높아 이사 온 것을 후회하기도 하였다.그러나 그 다음 해에는 훨씬 시원하고 공기도 깨끗하더니 올 해는 아직 여름을 겪지 않았으나 지금까지는 너무 상쾌하고 좋다. 모든 것은 생각하기 나름이다. 코로나 바이러스로 격리되어 있는 시간을 모처럼의 휴식으로 여겨 더 나은 삶의 발전 기회로 삼는다면 전화위복이 되지 않을까? 많은 이들이 이제 코로나 이전과 코로나 이후의 시대로 나뉠 것이라 한다. 빅 데이터, 인공 지능으로 비롯된 4차 산업 혁명은 더욱 가속화 되어 세상을 완전히 바꾸어 놓을 것이다. 사람을 만나는 방식도 화상 미팅 등 디지털 방식으로 변할 것이다. 이 어려운 도전의 시간에 우리 모두 변화할 미래를 준비하는 현명한 자가 되어야 할 것이다. 나도 어느새 환갑이 훌쩍 넘어 은퇴가 가까워지니 여러가지 생각이 많아진다. 그러나 지금 다시 30년을 계획하지 않는다면 뒷방 늙은이로 전락할 것이다. 나이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생각이 중요하다. 코로나 바이러스로 격리되어 있는 이 시간에 미래를 계획하고 나 자신의 부족했던 점을 개선한다면, 또 적극적으로 이 기간 평소 하지 못했던 일들을 추진하며 즐길 수 있다면 얼마나 천금같은 귀중한 시간이 되겠는가?

삶의 즐거움은 결코 큰 것에 있지 않다. 마음 맞는 서너 명의 친구, 건강, 화목한 가정, 그리고 내 주변에서 취미 생활을 할 수 있는 환경, 이 정도면 충분하지 않을까? 나는 목사라서 한 가지 추가하려고 한다. 이런 외적인 것도 다 중요하지만 하나님을 인정하고 그 분의 가르침대로 살아간다면 큰 보람과 기쁨을 얻을 수 있는 빛나는 인생이 될 것이다. “또 여호와를 기뻐하라 저가 네 마음의 소원을 이루어 주시리로다 너의 길을 여호와께 맡기라 저를 의지하면 저가 이루시고 네 의를 빛같이 나타내시며 네 공의를 정오의 빛같이 하시리로다” (시 37:4-6)

<강순구 목사 (성령의 비전교회 담임)>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