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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라리 꿈이었으면

2020-05-12 (화) 대니얼 김 / 그린벨트, M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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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우한에서 최초 발생해서 창궐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는 곧장 한국을 강타하고 유럽 전역에 파급되어 급기야 지난 2월 초순에 뉴욕에 전파되어 매주 몇천 명씩 기하급수적으로 불어나더니 5월에 들어서는 확진자 수가 110만 명에 사망자 수는 7만여 명에 이르렀다.

세계 최고의 의료선진 국가로 인정받고 있는 미국의 질병통제센터는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만 기다리고 우왕좌왕하다가 급기야 코로나 바이러스가 급속히 확산되었다. 미국에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이 번지기 전에 지난 1월 18일과 30일 두 차례 보건복지부 장관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직접 경고를 했다고 뉴욕타임스가 보도했다. 그런데 트럼프 대통령은 알렉스 에이자 장관에게 곧 지나갈 문제라고 치부하며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에이자 장관이 불필요한 걱정을 한다고 불평을 했다.
초기에 적극적으로 대응책을 실시했더라면 지금쯤은 7만여 명이 죽어가는 끔찍한 참사를 막을 수가 있었을 것이다. 한 사람의 잘못된 지도자의 결정으로 미국전체가 나락으로 떨어지고 말았다.

뉴욕 시에서는 매일 병원이 감당할 수 없는 엄청난 환자들이 병원 밖에서 줄지어 기다리고 있고, 사망자들을 보관할 저장시설이 부족하여 트럭을 렌트하여 수십 구의 시체를 보관하였다가 시체 썩는 지독한 냄새가 트럭 밖으로 새어나와 이를 발견한 시민들이 경찰에 연락하여 경찰이 이 시체들을 뉴욕 주 앞바다에 있는 무인도에 매몰처분했다고 한다.
참사는 뉴욕에서만이 아니다. 코로나 감염의 두려움이 우리 집 식구들에게도 공포를 주었다. 지난 3월 어느 날 약사로 근무하는 나의 아들이 두통을 앓았다. 마스크가 부족해서 약사인 약혼녀에게 부탁한 마스크를 전해 받으려고 그녀의 집으로 갔는데, 그녀가 주는 마스크 몇 장만 받고 아들에게 허그를 하려는 사랑하는 약혼녀의 손을 뿌리치고 그냥 돌아서 왔다고 한다. 자신이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자 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그녀를 보호하기 위해서 그랬을 것이다. 집으로 돌아와 이 이야기를 들려주는 아들의 눈시울이 빨갛게 젖어 있었다.


우리 교회내에서도 안타까운 사연이 있었다. 얼마 전 지병으로 별세하신 김남순 권사님의 장례식 때였다. 트럼프 정부의 행정명령으로 조문객을 10명으로 제한했다. 직계 가족도 10 명이 넘고, 친지 및 교회의 교우들도 수십 명이 넘는데도 장의사 측에서는 단호했다.
또한 우리 교회 담임 목사님의 장인 어른이 돌아가셨다. 이번에는 장례식 입장객 수를 5명으로 제한했다. 성경에서도 장례식은 결혼식보다 우선할 정도로 인생사에서 매우 중요한 예식이라고 말한다. 아무리 코로나 감염 예방 때문이라는 이유이지만, 이건 인륜을 무시한 너무한 처사가 아닐 수 없다.

우리교회의 ‘사랑의 선교회'가 매주 금요일 주관하는 라티노 봉사활동에 지난 7년 동안 언제나 예배에 참석했던 3명의 노숙자가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으로 죽었다. 불법체류자 신분에 먹고 자는 문제에 더하여 가족도 없는 이역만리 타국에서 병고로 외롭게 세상을 떠났다. 함께 기도를 마친 후 선물을 받으며 고마워 하고 행복해 하던 사랑했던 아이들의 얼굴이 눈 앞에 아른거린다. 이런 참담한 상황 속에서도 우리는 살아남아야 한다. 코로나바이러스를 극복하는 방법은 없을까.

미국 로마린다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인 이승헌 박사는 이렇게 말한다.
“같은 공간에서 코로나19 감염균에 노출되었어도 어떤 사람은 감기처럼 지나가고 어떤 사람은 사망하기도 한다. 무엇이 감염질환을 이겨내도록 만들었을까? 면역 기능이 건강한 사람은 병원균을 제거하고 감염질환을 극복할 수 있다. 면역 건강은 규칙적인 건강 생활을 통해서 충분히 유지할 수 있다. 면역 세포는 신체 건강만이 아니라 정신과 뇌가 건강한 사람, 마음이 건강한 사람에게서 더욱 활성화된다. 매일 건강 생활을 꾸준히 관리한 사람은 코로나19 같은 감염균 예방뿐만이 아니라 모든 감염 물질과 암세포로부터 우리의 소중한 생명체를 잘 보호할 수 있다.”

<대니얼 김 / 그린벨트, M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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