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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 오페라, ‘메피스토펠레’·’모비딕’ 등 선보인다

2020-05-08 (금) 이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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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월 9일부터 매주 토요일 오페라 4편 무료 스트리밍

SF 오페라, ‘메피스토펠레’·’모비딕’ 등 선보인다

<샌프란시스코 오페라가 5월 9일 선보이는 보이토의 오페라 ‘메피스토펠레’>

샌프란시스코 오페라가 5월 9일부터 매주 토요일 오페라 4편을 무료로 스트리밍한다. 선보일 작품은 보이토의 ‘메피스토펠레’, 재익 헤기의 ‘모비딕’, 도니제티의 ‘루크레지아 보르지아’, 벨리니의 ‘캐플레츠와 몬테규’ 등 2011년부터 2013년까지 제작한 총 4편. SF 오페라의 홈페이지 www.sfopera.com에서 스트리밍되는 ‘토요일의 오페라’는 오전 10시부터 밤 12시까지 지속될 예정이다.

SF 오페라가 선보이는 첫 작품 ‘메피스토펠레’는 2013년 가을 시즌에 막을 올린 개막작으로서, 베르디의 ‘팔스타프’, ‘오텔로’ 등의 대본을 쓴 보이토가 작곡한 작품이다. 인간의 욕망과 철학적 메시지가 집약돼 있는 명작으로 널리 알려져있다.

괴테는 ‘파우스트’를 통해 악마의 존재를 대입하여 인간 구원에 대한 메세지를 장대하게 펼쳐 보인 바 있는데 괴테의 ‘파우스트’를 소재로 구노 등 많은 작곡가들이 오페라를 남겼지만 제1부 ‘마르게리타와의 사랑’을 소재로 한 것이 대부분이었다. 보이토의 메피스토펠레는 제2부 ‘헬레나와의 사랑’까지 포함하는 것으로서 파우스트보다 메피스토펠레의 역할 비중이 더 큰 작품이다.


작곡가 보이토(Arrigo Boito: 1842-1918)는 19세기 초, 당시 오스트리아 영토였던 이탈리아 북부 파두아에서 태어난 작곡가이자 시인이었다. 베르디의 ‘시몬 보카네그라’의 대본을 썼으며 이어 ‘오텔로’, ‘팔스타프’ 등의 대본을 만들어 베르디에게 바치기도 했다. 폰키엘리의 ‘라 조콘다’의 대본 등을 쓰면서 음악 평론가로서도 활약했지만 실제로 그의 재능은 오페라 작곡 분야에서 더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메피스토펠레’는 1869년 밀라노 라 스칼라에서 초연을 보았는데, 총 4막의 긴 공연과 보이토의 음악에 익숙하지 않았던 관객들의 외면으로 초연은 실패로 끝났다. 보이토는 1875년 볼로냐에서 4막을 3막으로 줄이고 파우스트역을 바리톤에서 테너로 바꾸는 등 개작을 시도, 대성공을 거두었는데 청춘과 성욕…악마에게 영혼을 판 선과 악의 좌절과 구도의 과정이 인간의 눈이 아닌 악마의 눈을 통해 구현되고 있다.

보이토는 자신이 직접 ‘파우스트’를 해체하고 재조립, 명작 ‘메피스토’를 완성시켰는데 대본의 힘도 컸지만 보이토의 음악적 역량은 때론 장엄하고 폭발적이며 드라마틱하기조차 하여 베르디도 놀랄 만큼 극적인 박력을 선보이고 있다. ‘메피스토펠레’역의 바리톤 아리아들도 중량감 넘치지만 마게리타 역의 소프라노, 무려 2백여명의 합창단이 등장하는 프롤로그와 에필로그 등은 명장면으로 꼽히고 있다.

SF오페라는 ‘메피스토펠레’ 전문 성악가 사무엘 렘니(베이스 바리톤)와 함께 89, 94년 시즌을 함께 한 적 있었지만 2013년 작품에는 렘니 대신 Ildar Adbrazakov가 메피스토 역을 소화하고 있다. 세계적인 소프라노 Patricia Racette의 열창, 어린이 합창단 포함 183명이 노래하는 프롤로그 장관은 왜 사람들이 ‘메피스토펠레’에 열광하는가를 보여주는 일면이라 하겠다.

한편 SF 오페라는 지난 4월 초, COVID-19로 인한 시정부의 의무적 격리 조치로 한국의 김은선 지휘자가 지휘할 예정이었던 베르디의 ‘에르나니’를 비롯 6월7일부터 치를 예정이던 여름 페스티발을 전격 취소한 바 있다.

SF 오페라의 쉴박 단장은 이번 결정으로 동 오페라가 약 8백만 달러의 손해를 예상하고 있다며 전 직원에 대한 풀타임 지급, 오케스트라 단원 및 에들러 소속 멤버, 스탭진들에 대한 경제적 지원과 그 해결방안도 모색하고 있다고 발표한 바 있다. 쉴박 단장은 또 “예술가들의 창조적인 에너지가 무대 위에서 실현되는 것을 보지 못하는 것은 가슴 아프지만 SF 오페라단은 1906년의 대지진, 2차 세계 대전 중의 대공황, 1989년 로마 프리에타 지진도 떨치고 일어났다”며 SF 오페라가 이번 바이러스 사태 속에서도 조만간 커뮤니티와 함께 하는 오페라의 아름다움을 선사하게 될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고 발표했다. 오페라의 재정 지원 및 후원 사이트 sfopera.com/support

<이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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