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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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산형 인생은 흔들린다’

2020-04-25 (토) 김창만/ 목사·AG 뉴욕신학대학(원)학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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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마 스크루테이프가 조카 웜우드에게 단호하게 말했다. ‘네가 돌보는 환자가 신앙을 갖게 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나는 불쾌했다. 하지만 아직 걱정할 필요는 없다. 네가 할 일은 단 한 가지면 족하다. 그 사람의 마음을 분산시켜 놓기만 하면 된다. 그 사람 마음속에 일어나는 염려를 과장해서 말하라. 그러면 그 사람의 마음이 분산되어 신앙을 포기할 것이다. 그 다음, 그 사람이 해야 할 중요한 일에 집중하지 못하도록 마음을 분산시키라. 집중해야 할 일을 붙잡지 못하는 사람은 흔들리는 삶을 살게 된다. 마지막으로 그 사람의 몸에 배어있는 나쁜 습관을 유지하도록 부추기라. 그런 사람은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나 아직 우리 악마의 편이다.’” (C.S. 루이스의 ‘스크루테이프의 편지’중에서)

스크루테이프는 노련한 은퇴 악마다. 웜우드는 이제 막 악마 공부를 시작한 초보 악마다. 웜우드는 신앙을 가지려고 애쓰는 초신자를 미혹하여 넘어트리는 비법을 경험 많은 삼촌 “스크루테이프로부터 교습 받고 있다. 두 악마가 인간을 넘어트리는 데 사용하는 수법은 ‘분산’이다.

팔당댐은 2억 4400만 톤의 저수량을 자랑하는 남한 최대의 다목적댐이다. 댐 안에 거대한 물을 모으기 위해 10년 동안 저수지 문을 닫아 놓았다. 오랜 세월의 기다림과 집중을 통해서 어마어마한 전력과 농업용수를 방출한다.


사격과 양궁선수의 기본 훈련이 있다. 바늘구멍을 통하여 먼 과녁을 응시하는 훈련이다. 이 훈련을 반복함으로 고도의 집중력을 기른다. 관심의 영역이 넓으면 집중력은 하락한다. 작아도 부족해도 좋다. 목숨을 걸고 한 가지 목표에 집중하면 그 분야의 대가가 된다. 스위스를 보라. 작은 시게 하나에 집중해서 최상위 선진국이 되었다.

쇼펜하우어는 말했다. “지성의 힘은 얼마나 집중하느냐의 문제이지, 얼마나 범위가 넓으냐의 문제가 아니다.” 그라시안은 말했다. “몰입에서 탁월함이 나오며, 집중력에서 숭고한 일을 성취하는 영웅이 탄생한다.” 이 세상에는 두 종류의 사람이 존재한다.

첫째는 통합형의 사람이고, 둘째는 분산형의 사람이다. 어떤 사람이 될 것인가. 그것은 전적으로 자신의 선택의 몫이다.

<김창만/ 목사·AG 뉴욕신학대학(원)학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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