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누가 버지니아 울프를 두려워 하는가?’ (Who‘s Afraid of Virginia Wolfe?·1966)
마사가 남편 조지를 향해 험악한 욕설을 내뱉고 있다.
에드워드 알비의 연극이 원작으로 중년부부의 부식되어가는 결혼생활을 통렬하게 분석한 드라마로 격렬한 충격을 받게 되는 흑백명화다.
리처드 버튼과 엘리자베스 테일러가 부부였을 때 공연한 영화로 버튼은 감정이 완전히 고갈된 대학교수 조지로, 테일러는 입건 주정뱅이 아내 마사로 나오는데 다소 비대한 몸을 한 테일러가 술에 취해 남편에게 욕설과 음탕한 소리를 하면서 악을 쓰는 연기를 눈부시게 해내 두 번째 오스카 주연상을 탔다. 첫 번째 상은 ‘버터필드 8’에서 고급 콜걸로 나와 받았다.
부부가 서로를 학대하면서 모독하고 짓밟는 모습이 이 작품과도 같은 삶을 산 버튼과 리즈의 실제 모습을 보는 것 같은 강한 사실감을 준다. 감독은 후에 ‘졸업’을 만든 마이크 니콜스로 그의 데뷔작이다.
악화된 부부의 애증의 관계를 희비극적으로 그린 걸작으로 조지와 마사가 부부싸움을 하는 집에 젊은 부부(조지 시걸과 샌디 데니스)가 참관자로 참석해 드라마에 다양성을 부여한다.
아카데미 여우주연상과 여우조연상(샌디 데니스) 및 촬영, 미술, 의상 상 등을 탔다.
버튼과 테일러는 1962년 로마에서 찍던 폭스작인 ‘클레오파트라’에서 공연하면서 사랑에 빠져 세계적인 화제가 됐었다. 테일러는 당시 네 번째 남편이던 가수 에디 피셔와 결혼 중이었고 버튼도 아내 시빌과 결혼 중이어서 둘의 로맨스는 바티칸의 비난까지 받았을 정도였다.
그러나 둘은 1964년에 결혼해 10년간을 정열적이요 질풍노도와도 같은 삶을 살았다. 버튼은 테일러를 위해 보석과 고급차와 모피와 요트와 집을 사주느라 돈을 물 쓰듯 했다. 그래서 둘은 이런 사치를 위한 돈을 마련하기 위해 B급 멜로물에 여러 편 나왔지만 ‘누가 버지니아 울프를 두려워 하는가?’는 두 명배우의 연기력이 불꽃을 튕기는 명화다.
버튼과 리즈는 결혼생활 10년 만에 이혼을 했다가 두 번째로 결혼했으나 얼마 못가 다시 이혼했다. 그런데 버튼은 자신이 생전 가장 사랑했던 여인은 테일러라고 고백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