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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에 오른 뉴욕주지사

2020-04-08 (수) 여주영 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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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코로나19) 사태로 뉴욕이 혼란에 빠져있는 상황에서 얼마전 있었던 이야기다. 앤드류 쿠오모 주지사가 그의 친동생 크리스토퍼 쿠오모 앵커가 진행하는 TV방송 CNN에 출연했다. 형인 쿠오모 주지사가 뉴욕주가 현재 당면하고 있는 코로나 대책에 관해 설명을 하기 위해 이 방송에 나온 것이다.

프로그램에서 두 형제는 코로나 확산을 줄이기 위한 방법으로 ‘커퓨(Curfew), 즉 통행금지'를 실시해야 하냐, 마느냐를 놓고 논쟁을 하게 되었다.

그때 느닷없이 가족 이야기가 튀어 나왔다. 동생이, 형 저는 솔직히 '통금(curfew·통행금지 또는 귀가시간)'이란 단어를 좋아하지 않습니다. 아버지가 항상 통금 시간을 정해줬는데, 그 때 짜증났어. 형이 통금 문제아였다구요. 형이 항상 통금을 어겼죠. 그나 저나 주지사님, 뉴욕주를 위해 열심히 일하고 계시는데, 아무리 바빠도 어머니에게 전화 한번 할 시간은 내주세요. 어머니가 기다리십니다. 형이 얼마나 열심히 일하고 있는지는 잘 알아. 엄마가 형 소식을 듣고 싶어해” 하자, 형이 “엄마한테 전화했거든. 엄마가 뭐랬는지 알아? 내가 1등이고, 너는 두 번째래” 하고 응수했다.


이런 코믹스러운 대화가 CNN 방송을 통해 전 세계에 중계됐다. 방송을 통해 쿠오모 형제의 티격태격하는 모습이 관심을 끌면서 두 유명 인사가 뜻하지 않게 정치권의 큰 화제가 되고 있다. 그런데 쿠오모 주지사의 동생 쿠오모 앵커가 지난 달 31일 코로나 양성 확진 판정을 받았다.
쿠오모 가문은 미국 내에서 케네디·부시 가문 등과 함께 정치 명문가로 꼽히는 집안이다. 원래 두 가문은 사돈지간이었다. 현 앤드류 쿠오모 뉴욕주지사가 로버트 케네디 상원의원의 딸이자 존 F. 케네디 대통령의 조카딸인 케리 케네디와 결혼생활을 했던 적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 2003년 합의이혼해서 지금은 아무런 관계가 없는 상태다.

쿠오모 형제는 독수리 5형제처럼 5명이다. 장남 앤드류는 1997년부터 2001년까지 빌 클린턴 정부의 주택 및 도시개발부 장관으로 있다가 2011년 뉴욕 주지사에 당선됐다. 그리고 2015년 재선에 성공해서 현재 두 번째 임기 중이다.

CNN 앵커인 크리스토퍼는 막내. 아버지 마리오 쿠오모(1932~2015)는 이미 뉴욕주민들에게 알려진 이름이다. 1980대부터 뉴욕 주지사를 세 차례 역임한 바 있기 때문이다. 마리오는 당시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과 대립각을 세우며 뉴욕 주민들로부터 높은 지지를 받은 인물이다. 당시 많은 사람들로부터 대선 주자로 출마해줄 것을 요청 받았지만 결국 그는 포기하고 말았다.

이를 그의 아들 앤드류가 이어받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요즘 그가 보이는 리더십이 뉴욕주민들로부터 큰 지지를 받고 있는 이유이다.

쿠오모 주지사는 이번에 공격적인 선제조치로 대선정국에서 전국적인 주목을 받고 있다. 뉴욕주에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감염자가 밀집한 뉴 로셸에 주 방위군까지 투입했다. 그 과정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설전을 벌이면서 자신보다 늦은 대응을 공격했다. 또 연방정부의 코로나 대책이 혼선된 메시지를 내보내고 있다고 지적하는 등 강력한 행보로 뉴욕주민들의 불안한 마음을 다소 달래주고 있다.

그가 실시간 TV에 나와서 다급한 목소리로 시시각각 일어나는 사태의 긴급 상황을 전하면서 ‘사회적 거리두기’ 등을 호소하는 장면은 보는 것만으로도 그 심각성을 가늠하게 된다. 그의 열정과 진정성을 보면, 현재 민주당의 유력 대선후보인 조 바이든과 버니 샌더스 보다 쿠오모가 후보로 더 적합하다는 소리가 나올지도 모를 상황이다. ‘위기는 기회’라고 했던가. 이번 코로나 사태로 앞으로 민주당내에서 쿠오모를 대선으로 보내자는 목소리가 커지는 건 아닐까 생각해 보게 된다.

<여주영 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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