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코로나 사태로 더욱 고립된 노인들

2020-04-03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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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거리두기가 코로나19 확산방지 지침으로 시행되면서 의도치 않은 피해자들이 생기고 있다. 노년층 그중에서도 독거노인들이다. 그러잖아도 외로움이 깊은 노인들이 자택 칩거 행정명령으로 인해 고립감의 끝으로 내몰리고 있다. 성인자녀들은 물론 한인사회의 각별한 관심이 필요하다.

코로나19 사태로 노년층은 이중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 첫째는 건강상의 어려움, 둘째는 사회적 단절로 인한 어려움이다. 이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는 고령자와 기저질환자에게 특히 위험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고령과 기저질환 모두 면역체계를 약화, 치사율을 높이기 때문이다. 노년층은 대부분 고혈압, 당뇨병 등의 기저질환자들이어서 위험이 배가 한다. 손을 자주 깨끗이 씻는 등 위생수칙을 지키고, 다른 사람들과의 대면접촉을 피함으로써 감염 위험을 최대한 줄여야 한다. 그런데 그로인해 발생하는 것이 고립감이다.

미국에서 노년층은 네명 중 한명 꼴로 혼자 산다. 부부가 같이 살아도 외로운 노년에 독거노인은 더더욱 외로울 수밖에 없다. 노인들에게 중요한 사회적 연결의 장인 교회, 시니어센터, 양로보건센터마저 폐쇄됨으로써 이들은 사실상 고립되었다. 고립은 모든 연령층에 해롭지만 노인들에게는 특히 건강의 적이다. 고립감은 우울증 등 정신질환은 물론 치매, 심장질환, 뇌졸중 등 육체적 질환의 위험도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울증이 장기간 지속되면 매일 15개비의 담배를 피우는 것만큼 수명을 단축시킨다는 연구결과도 나와 있다.


코로나19 예방을 위해서 우선 필요한 일은 사회적 거리두기이다. 하지만 거기서 멈춰서는 안 된다. 정서적 거리 좁히기로 이어져야 한다. 홀로 사는 노부모는 물론 고령의 친지들에게 자주 전화해 안부를 묻고, 약품이나 식품 구입 등 필요한 도움을 제공하는 성의가 필요하다. 그런 소통이 상호유대감을 높임으로써 노인은 물론 자신의 정신건강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코로나19는 우려대로 양로원을 덮쳤다. LA 카운티에서만 20개 양로원에서 확진자들이 속출하고 있다. 노인들은 두렵고 불안하다. 이 비상시기에 우리의 부모세대가 무관심 속에 고립되는 일은 없어야 하겠다. 개인적 사회적 차원의 관심이 필요하다. 서로가 서로를 챙기는 관심의 연결망으로 모두가 함께 바이러스와의 싸움에서 승리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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