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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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기로운 ‘집콕’ 생활

2020-04-01 (수) 한형석 사회부 차장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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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사태와 행정명령으로 한인들도 ‘집콕’(집에서 콕 박혀 생활)이 크게 늘었다. 주민들이 ‘집콕’할 수록 ‘코로나19’ 확산 속도는 줄지만, 부작용도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집에 있는 시간이 늘며 가족간 갈등과 싸움이 많아졌는데 부부, 부자, 고부를 막론하고 곳곳에서 다양한 불화의 사연이 쏟아진다. 또한 개개인의 우울과 불안증, 위험수준의 스트레스, 무력감, 고위험 음주 등도 늘었다. 움직이거나 운동하는 시간은 줄고 스트레스와 음식 섭취는 증가했다. 한인들의 정신적, 신체적 건강에 적신호가 켜지고 있는 상황인데, 아파트에선 층간소음도 증가하며 이웃간 갈등도 잦아지는 모양새다.

이 상황을 반영하듯 LA한인가정상담소, LA카운티 정신건강국 등 관련 단체와 기관들에는 우울증, 불안증, 불화와 분쟁, 가정폭력 등의 상담 또는 신고 전화가 많아졌다. 따라서 슬기로운 대처가 필요한 때다.


자기 경고, 인식 전환, 특별한 규칙 세우기, 배려 등을 통한 ‘심리 방역’이 필요한 상황이다. 일단, 바이러스와 행정명령이라는 내가 통제할 수 없는 요인으로 내 상황이 정확히 어떻게 변했고 악화되기 쉽다는 사실을 인식하기만 해도 도움이 된다. 나아가 기회로 활용할 수 있는 점이 없는지 적극적으로 찾아본다.

이 상황에 휘둘릴수록 손해다. 가족간 이웃간 서로 배려하는 자세가 나와 우리에게 이득이 된다는 사실을 명심하자. 특히 스트레스를 내 가족과 지인에게 푸는 어리섞음을 범하지 말자.

‘코로나19’ 사태에 ‘선배’인 한국에선 보건복지부와 정신건강센터 등이 함께 ‘마음건강지침’을 내놓기도 했다. 이에 따르면, 자신의 감정과 몸의 반응에 귀기울이고 불안은 정상적이지만 과도하면 신체적으로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사실을 인지해야한다. 이럴때일 수록 정확한 정보를 필요한 만큼만 얻고, 불확실함을 자연스런 현상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특히 ‘집콕’이라도 일정한 시간에 식사, 재택업무, 수면, 가벼운 운동을 하는 등 규칙적인 생활을 하고, 가치있고 긍정적인 활동을 유지해야 한다. 이에 더해 가족과 친구, 동료와 전화나 메시지로 자주 소통하고, 서로 응원하면 좋은 효과를 낼 수 있다.

어린 자녀와 함께 있는 부모들의 경우 먼저 자신이 건강한 생활의 모범을 보이도록 노력한다. 또 자녀들이 인터넷이나 게임 등에 너무 몰두하지 않도록 휴식 시간을 알려주고, 대화 시간을 늘려본다. 황당한 유언비어를 얘기해도 침착하게 자녀의 눈높이에서 간단명료하게 답해주면 좋다.

<한형석 사회부 차장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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