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서로를 향한 응원

2020-03-30 (월) 미셸 정 은행 지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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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일상이 코로나 바이러스로 얼룩져 지쳐가고 있다. 무엇보다 자영업 하는 분들의 타격이 가장 큰 듯하다. 영업폐쇄 명령으로 비즈니스를 닫아야 하거나 갑자기 일자리를 잃은 분들이 많다.

은행은 문을 열고 많은 사람들이 어려운 시간 속에서 조금이나마 안정감을 가질 수 있도록 서비스를 하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라는 익숙지 않은 용어에 때론 상대와 나를 보호할 수 있도록 마스크를 착용하고, 고객대기 줄도 2피트 거리를 두고, 손세정제 비치로 바이러스의 위험을 줄이려고 노력하면서 지낸다.

이렇게 힘든 시간에 식당을 운영하는 고객이 한가해졌다며 지점식구들을 위한 점심을 가져오셨고, 작은 마켓을 운영하는 고객은 휴지를 한다발 가져다주셨다. 한 어르신은 비타민 보충하라며 집에서 수확한 오렌지를 은행식구들에게 안겨 주셨다. 가슴이 울컥하며 따뜻해졌다. 더 힘든 시간을 보내고 계시면서 옆에 있는 사람들에게 힘내라고 응원해주는 고마운 분들이다.


지점에서도 고객들의 어려움 호소를 귀 기울여 듣고 다른 분들이 알려주신 어려운 시간을 이겨내는 좋은 방법을 전달해 드리기도 한다. 지점식구들도 될 수 있으면 고객들이 운영하는 식당에서 식사를 주문해서 먹자고 했다.

우리교회 목사님도 매일 이메일로 담임목사 서신을 보내주신다. 자녀들이 멀리 있어 혼자 계신 어르신들께 쌀과 휴지, 라면을 서로 나누자고 권하고 교회에서도 당장 생활이 곤란한 분들에게 도움을 주고 있다고 알려주신다. 이런 어른들이 계셔서 우리는 마음의 안정을 찾고 해야 할일들을 찾고 이 어려운 시간을 잘 지나게 될 것 같다.

아이들이 학교에 가지 못하고 부부가 집에서 일하면서 답답하기도 하지만 그래도 북적거리는 식구들이 있어서 외롭지 않으니 감사함으로 여기자. 서로의 얼굴을 마주하는 시간이 훗날 좋은 시간으로 추억될 것이다. 아침 출근길의 기도가 나만을 위한 기도가 아닌 가족과 직장과 이웃과 나라와 이 세상을 위한 기도로 하나님의 도우심을 간구한다. ‘우리 모두 힘내서 잘 이겨내요.’

<미셸 정 은행 지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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