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날로 확산되면서 미국사회가 전에 없는 혼란에 빠져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긴급 경기부양책을 추진 중이다. 미 전국을 마비시킨 코로나19 충격으로 중요한 이슈가 뒤로 밀려있다. 센서스 참여이다.
지난 12일 연방인구조사국은 미국 내 전 가정에 2020년 센서스 참여를 위한 ‘초대장’을 발송하기 시작했다. 이 우편물에는 전화, 우편, 온라인의 세가지 방법으로 인구조사에 참여할 수 있는 내용이 담겨있고, 온라인 조사 이용자들을 위한 온라인 ID가 포함돼있다. 올해 처음 시도되는 온라인 조사는 코로나19 사태로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아진 주민들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센서스 참여는 미합중국 연방정부 당국에 우리들 하나하나의 이름과 존재를 등록하는 일이다. 이것은 개인으로도 중요하지만 미주한인이라는 집단, 캘리포니아 주민이라는 집단으로서 더 큰 의미를 갖는다. 연방정부의 각종 혜택과 지원, 그리고 연방의회 의석이 지역 인구수에 비례해 할당되기 때문이다.
한 해 동안 각 주와 카운티, 그리고 지역사회에 배분되는 연방자금은 무려 6,750억달러. 이를 공정하게 분배하는 근거자료가 센서스다. 가주 재무부는 한명이 누락될 때마다 지역사회가 입는 손해를 2,000달러 정도로 추정한다. 10년이면 일인당 약 2만달러를 잃는 셈이고, 그 손해는 고스란히 주민들에게 돌아간다.
지금 많은 사람들은 코로나19 위기상황에 대처하느라 센서스를 생각할 틈도 없을 지 모른다. 그러나 유사한 비상사태는 앞으로도 또 닥칠 것이고 그럴수록 인구조사 참여는 중요하다. 코로나19 피해에 대한 연방정부의 지원도 결국은 인구수가 결정하기 때문이다. 당장의 불안과 염려에 매이지 말고 앞으로의 10년을 생각할 필요가 있다.
인구조사에는 유독 아시안, 그중에서도 한인들의 참여가 다른 인종그룹에 비해 저조하다고 캠페인 관계자들은 지적한다. 2020 센서스에서도 우리들의 응답률이 낮다면 앞으로 또 10년 동안 소수계 이민자로서 정치적 홀대를 감수해야 한다. 한 사람도 빠짐없이 참여해 나와 미주한인들의 권익을 지키자. 센서스는 10년의 삶의 질을 결정하는 기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