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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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멈춤’의 시간

2020-03-18 (수) 김범수 목사, 워싱턴 동산교회/ M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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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 지금 코로나19의 확산이 계속되고 있다. 연방정부에서는 경제, 교육, 문화, 사회적 영역에서 모든 방어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학교는 휴교를 하고, 일부 교회들은 온라인으로 예배를 드리고, 50명 이상 되는 모임은 금지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코로나19을 대처하기 위한 최선의 방법은 “사회적 거리두기(Social Distance)이다.

질병이 사람과 사람의 접촉으로 전염되기 때문에 할 수 있는 대로 만남을 조심하고, 접촉을 금하면 질병의 대규모 확산을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대구 신천지 교회에서 대규모로 확산된 이유가 제한된 공간에서 밀접하게 모여 예배를 드렸기에 많은 사람들의 감염이 커졌기 때문이다. 아직 백신이 사용되지 않는 시점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당분간 모임, 만남, 회합, 집회를 멈출 수밖에 없다. 아주 오랜 기간이 아니라 ‘잠시 멈춤’이기에 우리 모두 이 시간을 잘 견뎌내어야 한다. 보고 싶고, 만나고 싶어도 잠시 쉬어야 한다. 한국의 교통 표지판처럼 ‘우선멈춤’을 해야 한다. 몸과 몸이 만날 수는 없으나 그래도 SNS덕분에 짧은 소식은 나눌 수 있어 다행이다. 그럼에도 불편하고 어려운 점은 말할 수 없다. 일상적으로 돌아가던 생활들이 제한을 받기에 많은 사람들이 경제적, 사회적, 종교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세계 나라들이 지금 경제적 침체를 준비하면서 여러 경제정책을 펴고 있다. 그런 것들이 큰 효과가 되어 가뭄 중에서도 시원한 단비가 되어 밭의 식물들이 굳건히 자라기를 바란다.

‘사회적 거리두기’는 ‘사회적 분리“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잠시 멈춤은 완전정지가 아니다. 쉬는 시간은 노는 시간이 아니며, 아주 그만 두는 기회가 아니다.
방학이 졸업이 아니며, 또한 졸업은 끝이 아니다. 시작일 뿐이다. ‘잠시 멈춤’은 두 발 전진하기 위해 한 발 후퇴하는 것과 같은 것이다.
얼마 전 뉴욕에서 한국인이 몇몇 사람들로부터 폭행을 당했다. 어려운 일을 당하면 감정이 상해서 그렇게 나올 수는 있지만 그런 것은 사람을 해치는 또 다른 종류의 코로나바이러스가 되는 것이다. 코로나 바이러스는 단지 생물학적, 화학적인 질병이지만 사실 더 무서운 것은 우리 마음속에서 계속 생장하고 있는 사람에 대한 분리와 차별에 대한 바이러스이다.


인종차별, 빈부격차, 상하계급, 서열등급, 이념차이 등으로 인해서 생긴 사람들 사이의 분리는 보이지 않게 많은 사람들을 아프게 하고, 병들게 한다.
약하기 때문에 제외하고, 나이가 많기 때문에 열외하고, 작기 때문에 경시하고, 없기 때문에 무시하는 등의 사회적 분리, 더 나아가 모든 것을 차단하는 격리같은 극단적 행동들은 막아야 한다. 성경은 말씀한다. “그런즉 우리가 다시는 서로 비판하지 말고 도리어 부딪칠 것이나 거칠 것을 형제 앞에 두지 아니하도록 주의하라(로마서14:13)”

잠시 멈춤, 우선멈춤의 사회적 거리두기가 나중에는 더 발전된 사회적 간격 좁히기가 되었으면 좋겠다. 그래서 코로나19보다 더 무서운 사회적 분리 코로나 바이러스가 막아지고, 치료되어 거리와 분리와 격리가 해제되는 평화와 번영의 세상이 되면 좋겠다.

<김범수 목사, 워싱턴 동산교회/ M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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