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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투고] 기분 좋은 하루

2020-03-13 (금) 방무심 (프리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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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간 불편했던 치아로 인해 볼 한쪽이 부어오르며 아픔이 왔다. 참을성이 있다한들 아픔에 장사 없듯이 치과에 가는 날이다. 집에서 가까운 곳이기도 하고 한국일보 광고에 이끌리기도 하여 찾아간 치과에서 처음 받아 본 진료는 다행히 만족스러웠다. 의사와의 직통전화가 있지만, 그분의 진료시간을 피해서 이른 오전이나 오후 늦게 통화를 할 수 있어 좋았다. 예전에 다녔던 곳과는 최신시설과 분위기 면에서 더 푸근한 느낌으로 치료를 받을 수 있었다.

오늘 진료를 받으면서 모든 인간관계와 마찬가지로 환자와 의사의 관계도 이해하며 공감하는 소통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그러고 보니 지난날에 함께 했던 타인과 부대낌의 희로애락도 언어의 절제, 겸손과 소통의 결과로 바뀔 수도 있겠다고 생각하며 나섰다.

오는 길에 약국에 들러 처방전을 카운터 직원에게 내밀었다. 마침 나의 부어 오른 뺨의 얼굴을 보고 걱정스러운 표정과 말투로 인사를 건넨다. “How’s it going?”이라고 하기에 “I‘m Fine. I feel good to see you.”라고 말했다. 그녀는 환한 웃음을 지으며 작은 봉지 대신 조그만 약통을 병원 로고가 들어간 큰 가방에 넣어주었다. 별건 아니지만, 호의를 바라고 한 말은 아니었는데 약국을 나오면서 겸손함과 친절은 더불어 사는 인간관계에 큰 덕목이라 느껴졌다. 스쳐 지나가는 바람이 아닌 여운을 남겨 주는 따뜻한 햇볕이 되어주었던 두 분의 친절함에 기분 좋은 하루를 잘 보냈다.

<방무심 (프리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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