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의창] 칭찬의 힘
2020-03-06 (금)
미셸 정 (한미은행 SV지점장)
친정아버지는 내가 이모에게 보내는 편지를 읽어보시곤 했다. 혹여라도 어린 내가 맞춤법이라도 틀릴까봐 그러신 것 같다. 어느 날 편지를 다 읽은 아버지는 편지 중간에 ‘아 참!’ 하며 넣은 추임새를 보시고는 ‘이건 참 좋다’라고 칭찬을 하신 적이 있다. 그후론 편지마다 ‘아 참!’을 적어넣었다. 이것이 칭찬의 힘이였나, 글쓰기에 자신감도 생겼다. 그러나 나는 내 딸들을 훈계로 길렀다. 그렇게 꾸짖지 않았더라면 좋은 추억을 더 많이 남겼을텐데 이제는 후회해도 소용없는 일이 되었다. 어느 날 큰아이는 어릴 적에 왜 그렇게 자기를 혼냈냐고 물었다. 나는 이유 있는 답변 대신 미안하다는 말을 했다.
직장생활을 하면서도 칭찬의 힘은 강력했다. 새 업무가 익숙해질 즈음 고객분이 ‘은행일이 재미있나봐요? 참 신나보이네요’ 했던 말은 직장생활 권태기 때마다 꺼내보는 기억이다. ‘그때 그 말에 참 힘이 났었지, 그때로 돌아가야지’ 하면서 나를 다잡았다. 이 칭찬은 도망치고 싶을 때 나를 다시 일으켜 세워준 말이었다.
요즘 온라인 댓글의 영향력도 크다. 그러나 아니면 말고식의 무책임한 댓글과 사실처럼 믿게 만드는 가짜뉴스의 위력은 우리의 정신을 피폐하게 만든다. 개인적인 불만을 알 수 없는 상대에게 쏟아붓는 것이 표현의 자유는 아니다. 그 책임없는 행동으로 인해 끝없이 나락으로 떨어지는 사람들이 생겨날 수 있다. 다른 것들에 대한 인정과 틀린 것들에 대한 비판을 구분하면 좋을 것 같다. 타인의 건전한 의견 제시는 내가 생각하지 못한 부분을 짚어주는 것이기에 필요한 것이지만, 나와 다르다고 해서 나쁜 것은 아니다.
한국의 코로나19 확진자가 3일로 5천명을 넘어섰다. 미국에서는 한국 대구지역의 여행도 금지시켰다. 이렇게 한국이 힘든 시간을 지날 때 사실에 근거하지 않은 나쁜 소식을 퍼뜨리지 말고, 힘든 시간을 이겨낼 수 있도록 응원을 더하면 좋겠다. 그리고 좋은 상황으로 만들 수 있는 일에 동참하는 것으로 우리의 에너지를 모았으면 좋겠다.
베이지역에서도 확진자가 늘어나고 있다. 마스크가 동이 나고, 코스코 같은 곳에는 비상식량과 비상용품을 구입하려는 사람들로 붐비고 있다. 모두들 코로나19 감염에 두려워하는 이때, 서로를 위한 응원과 칭찬이 더 필요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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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셸 정 (한미은행 SV지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