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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늑장 대응한 중국, 비난받아 마땅하다

2020-01-30 (목) 김지나 엘리컷시티, M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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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 살다 보니 인간 존중에 대한 안전대책이 철저할수록 나라에 대한 신뢰가 커지고 국가에 대한 충성도가 높아짐을 느낀다. 그래서 나라의 부강이 한 개인의 자부심과도 연결됨을 뼈저리게 느끼고 있던 차에 중국에서 우한 폐렴 사태가 발생했다.
호흡기를 통해 죽음으로 이르게 하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인데 이번에도 사스 때와 마찬가지로 중국의 은폐와 늑장대처로 확진환자가 오늘 현재 6천명을 넘어섰고 사망자 수가 132명의 상황에서 온 세계가 떨고 있다.

우한시로 미국의 전세기를 띄워 자국민을 실어 나른다는 뉴스를 접했고 뒤이어 한국도 한국인을 데려오기 위한 조치를 취한다고 한다. 선진국의 자국민을 살리려는 사투를 벌이기 시작한 것이다. 한국인은 인구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나라가 되어가고 있는 요즘 단 한 명의 생명이라도 살리기 위한 노력을 마땅히 해야 할 것이다.
특히 이번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는 그 시작점이 수산시장이라는 추측이 난무한 가운데 중국사람들이 날아다니는 건 비행기를 빼고 다 먹고 굴러다니는 건 타이어를 빼고 다 먹는다는 우스꽝스러운 말들이 있듯이 아직도 신선한 동물의 피가 건강에 좋다는 인식에 살아있는 모든 걸 상거래 하는 시장에서 이러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가 나왔다는 거에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살아있는 생명체를 대하는 전통에도 문제가 있었지만 한국이나 중국, 아시아의 빨리빨리 문화가 가져다준 장단점이 이러한 바이러스에 대처하는 시각에서도 생각해 볼 일이다.

천천히 그리고 정확히 하려는 것보다는 지금까지 그렇게 해오던 습관으로 대충이라도 누가 더 빨리 먼저 하느냐가 관건인 사회에서 과잉으로 무언가를 미리 대처하기엔 빨리 다른 일들을 해결해야만 하고 일단 일이 터지면 조금 숨겼다가 일이 더 커지면 해결하면 되고 확대가 안 되면 좋은 일이지 싶었을 게다.
그러다 바이러스라는 무서운 호흡기 전염 확산이 전세계로 확산되고 있다. 한 발 차이가 산을 넘고, 강을 넘어, 하늘을 날아가고 있으니 이 사태를 넘기기에는 수많은 생명의 희생이 너무도 황망하고 중국 당국의 늑장대처에 화가 난다.
오히려 미국이나 유럽의 느린 행동이 늑장대응을 할 것 같지만 느리지만 일에 있어서는 매뉴얼대로 따라야 하는 정확한 습성으로 일이 터진 후보다는 미리 앞서서 천천히 다져놓는 모습으로 보이기에 오히려 늑장이 아닌 과잉대응으로 비춰지지 않나 생각된다.
속마음은 모르겠지만 눈앞에 보이는 모습에서의 이들은 남녀노소, 상하 직급을 떠난 인류애가 동등하다는 입장에서의 인간에 대한 예우가 똑같다는 심지어 동물을 대하는 태도에서도 귀한 생명의식을 가지고 있는 우리가 본받아야 하는 선진국적 태도를 가지고 있다.


평소에 매뉴얼만을 강조해 느려 터진 행정처리며 공공장소에서 조차도 느리게 행동하는 이들을 답답해했었음을 인정하지만 이럴 때, 이런 상황에서의 대처는 역시 기본에 충실한 것들을 잠시 반짝하는 행동으로 따라갈 수 없음을 시인할 수밖에 없다.
중국의 늑장대응이 가져온 파장이 전 세계로 퍼지고 있는 마당에 이제 와서 잘잘못을 따지기엔 이미 시간이 많이 흘러버렸다.
인간존중, 나아가 모든 살아있는 생명에 대한 불감증이 만연되어 있었지 않았나, 다시 한 번 생각해본다. 자신의 허점을 드러내기란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하지만 드러내지 않았을 때 그것이 생명과 연관된 것이라면 생명을 유린한 것으로 간주해 아무리 사소한 일이라도 은폐되거나 늑장을 부려서는 결코 안 될 일이다.

그래도 다행인 건 상해에 있는 지인으로부터 오늘 들은 소식인데 우한에서 한 달 전에 온 사람들도 모두 불려가 14일간 지켜보고 음성으로 나온 사람들만 집으로 돌려보내고 각 학교에도 2주간 휴교령이 내려 마트나 길에 사람들이 보이지 않는다고 한다. 초극단 대책으로 대응을 하고 있으니 가닥이 잡힐 거라는 희망 메시지를 받았다.
이번 기회를 발판으로 더 이상 이러한 사태가 일어나지 않게 중국 당국이 먼저 머리 숙여 국민들에게 사죄해야 하고 아니 전 세계인에게 반성의 메시지를 전해야 한다.
에이즈 치료제가 되었든 탈모제가 되었든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의 치료제가 나와 더 이상 사상자가 없기를 간절히 빌어본다.

<김지나 엘리컷시티, M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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