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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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울과 나

2020-01-26 (일) 박순옥 / 일맥서숙 문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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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 부터인가 거울과 난
멀어져 가고 있다
애벌레 놀고 있는 고랑 진 벌
오그라들고 메마른
핏기가신 입술
바퀴벌레 새끼 까듯
번져가는 저승반점
메꾸고 채워도 덧입혀지지 않는
세월이 긁고 간 자국

세상과 뒹굴며 온  녹슨 가슴
움켜쥔 세욕에 절어
구정물 보다 더러운
냄새를 토해 내면
거울은  날 외면 한다

부딪치고 넘어져도
주저앉지 않고 버틴 세월
삭풍에 떠는 잎새가 
봄날을 꿈꾸듯
낡고 헐은 모습
부끄러워 말고
먹는 나이 두려워 말자
지혜의 지팡이 잡아 소망을 찾고
핑크빛 미소 새롭게 피워
거울과 다시 친해지자 

<박순옥 / 일맥서숙 문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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