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의창] 대한민국, 화이팅
2019-12-07 (토)
안세라(주부)
일본에서도 오랜 생활을 했던 나는, 미국에 오면서 이런 질문을 많이 받는다. “한국과 일본, 미국 중에서 어디가 가장 살기 좋은 것 같아요?” 또는 “미국에 살아보니 일본과 비교해서 어때요?”와 같은 질문들이다. 사실 이런 질문은 나를 당혹하게 하는 질문이기도 하다. 때와 장소, 내 상황에 따라서 대답이 매번 달라지기 때문이다. 몸이 안 좋아 병원이라도 한번 가려 하면, 미국에서는 예약을 먼저 해야 하고 때로는 닥터와 전화미팅을 해야 한다. 그런 번거로움을 생각하면, 당연히 한국이 더 수월할 것이고, 미국에서 총기사건을 접할 때면 치안을 걱정한 적이 없는 일본이 더 낫다는 생각도 된다. 그러나 주위 시선을 지나치게 의식하고 살아서 정녕 내 하루를 즐길 시간이 없었던 지난 생활을 생각해보면, 지금 미국에서의 삶이 내 하루를 더 행복하게 한다는 생각도 든다. 상황이 이러하니 대답은 매번 변하기 일쑤다.
그러던 어느 날 접한 한국 인터넷 사이트의 한 기사. 한국의 의료보험 문제를 다뤘던 기사였던 것 같다. 사실 기사의 내용보다는 기사 밑의 한 댓글에 내 시선이 멈췄다. 대략 내용은 이랬다. “한국, 미국, 일본, 유럽 등등 직장 사정상 세계 각국에서 몇년씩 살아본 사람입니다. 국민 의료보험, 치안, 국가보조금, 각종 복지시설 및 혜택 등 대한민국 같은 나라는 좀처럼 보기 힘듭니다. 이 정도면 세계 속에서도 꽤 살기 좋은 우리나라입니다. 우리 투정만 부리지 말고, 힘을 내서 다같이 잘살아 봅시다.” 나는 그 마지막 멘트에서 왠지 모를 애잔함과 뭉클함을 느꼈다.
이 사람의 댓글이 정말 내 마음을 대변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일본이나 미국의 영주권자이건 그 나라의 시민권자이건, 그건 중요하지 않았다. 그저 나는 내가 어디에 있든 내가 태어난 나라, 내 나라 대한민국이 ‘잘 됐으면 좋겠다’라고 항상 바라고 있는 것이다. 대한민국이 가장 살기 좋은 나라였으면 좋겠고, 그래서 그 어느 나라와 어떤 부분에서 비교되어도 부족함이 없는 나라였으면 좋겠다. 그래서 처음 언급했던 것과 같은 그 어떤 질문을 받아도 한치의 망설임없이 ‘대한민국’ 이라고 대답할 수 있었음 좋겠다라고 바라는 것이다. 한걸음 더 나아가서, 내가 어느 나라에 있던 상관없이 주어진 환경에 투정부리지 않고, ‘대한민국’ 사람으로서 힘을 내서 잘살아겠다고 다짐하는 순간이기도 했다.
<안세라(주부)>